[앵커]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 그리고 쌍방울그룹을 둘러싼 의혹으로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4년 전, 경기도는 대규모 남북교류 행사를 열었습니다. 아태협이 함께 했고, 쌍방울은 수억 원의 후원금을 냈습니다. 이재명 당시 지사가 축사를 했는데, 북한 고위층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엔 북한 미술품들이 쉰 점 넘게 전시됐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이 북한 그림들 중 대부분이 정부의 허가 없이, 밀반입됐습니다. 또 다음 행사에 쓰려다 들여온 미술품들은 세관에 압류되기까지 했습니다.
첫 소식,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경기도와 아태협은 고양시에서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함께 개최했습니다.
[안모 씨/아태협 회장 (2018년 11월) : 이 대회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이재명 경기도지사님과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재명 당시 지사도 연단에 올랐습니다.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2018년 11월) : 남과 북,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이 함께 손을 맞잡고 열어가는 평화와 번영을 우리 경기도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쌍방울이 후원한 이 행사엔 리종혁 조선아태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행사장엔 50점이 넘는 북한 그림들도 전시됐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전시된 그림 대부분이 아태협 측이 통일부 승인을 받지 않고 밀반입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아태협이 통일부로부터 반입 승인을 받은 그림은 3점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50점 가까이는 허가를 받지 않고 버젓이 전시된 겁니다.
이듬해인 201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 남북교류 행사가 열렸습니다.
JTBC가 확보한 통일부 문건입니다.
아태협이 201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대회 전시를 위해 중국에서 북한으로부터 그림 37점을 받았다고 돼 있습니다.
필리핀 사정으로 전시를 하지 못했다며 해당 북한 그림들을 한국에 들여온 사실을 뒤늦게 통일부에 알립니다.
통일부 신고로 밀반입을 인지한 서울세관 특수조사과는 이듬해 아태협이 가지고 있던 북한 그림 37점을 모두 압류했습니다.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아태협 안모 회장이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를 만나 그림을 들여왔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태협 안 회장은 2019년 쌍방울에서 대북 사업에 관여했던 계열사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영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