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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메인은 후쿠오카, 접속은 캘리포니아…140억 번 '밤의전쟁' 운영자 재판 넘겨져

입력 2022-09-29 20:31 수정 2022-09-2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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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는 일상 속에 파고든 불법들을 차례로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오늘(29일)은 성매매 알선에 대해섭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였던 '밤의전쟁'은 회원이 70만 명, 총수익은 140억 원대에 달했습니다. 운영자 박 모 씨는 해외로 도피한 지 6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해외 서버를 활용하고 외국인 명의의 차명 계좌까지 동원됐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전쟁'의 운영자 박 모씨는 지난 7월 강제 송환됐습니다.

해외로 도망을 다닌 지 6년만입니다.

[경찰 관계자/지난 7월 22일 :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서…]

수원지검은 지난달 18일 박 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박 씨 등이 '밤의전쟁' 사이트를 처음 연 건 지난 2014년입니다.

사무실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차렸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 도메인은 일본 후쿠오카에 등록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접속하는 것처럼 IP를 우회해 접속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에서 사이트가 차단되는 걸 막기 위해섭니다.

여기엔 성매매 업소 5천 6백여 개의 광고를 실었습니다.

업소로부터는 월 10만원에서 50만원 상당의 광고비를 받고 약 5년 간 총 140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수익금은 모두 일본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운영된 사이트가 3개, 회원 수는 최소 70만명이 넘습니다.

업소 이용 후기를 많이 올리는 회원에게 할인 쿠폰을 발행하며 '충성 회원'을 늘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개인정보가 유포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공범 중 일부가 경찰에 적발되자 박 씨는 해외로 도주했습니다.

그럼에도 수사가 본격화된 2019년 전까지 사이트를 계속 운영해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앵커]

성매매를 알선했다가 유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실제로 어떤 처벌이 내려졌는지 살펴봤더니, 절반 이상이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해외 도피까지 하던 운영자를 어렵게 잡았지만 '밤의 전쟁' 사이트도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조해언 기자입니다.

[기자]

성매매알선사이트 이름을 검색하면, 곧바로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뜹니다.

가입을 위한 별다른 절차도 없습니다.

여성 연예인의 사진을 도용한 것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재판에 넘겨진 박 씨가 운영하던 '밤의 전쟁'도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2019년 폐쇄됐지만, '시즌2'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다시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유해사이트로 지정돼 접속이 차단될 경우, 주소 뒤에 붙은 숫자만 바꿔 다시 접속하라고도 알려줍니다.

수사망을 피해 사이트를 사실상 '무한복제'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취재진은 성매매 알선 범죄의 최근 5년간 1심 결과를 분석해봤습니다.

절반 이상이 집행유예형을, 30%는 그보다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민영/서울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 : 우리들은 운영기간이 짧다, 올라온 게시물도 양이 적다. 이걸로 벌어들인 이득은 훨씬 적다며 처벌수위가 낮아질 수 있죠.]

140억대 수익을 올린 '밤의 전쟁' 박 씨 공범들도 최소 징역 8월에서 최대 징역 1년 10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벼운 형량이 재범률을 높인다고 지적합니다.

[장다혜/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하더라도 다시 풀려났을 때 기간도 짧으니 성매매업을 계속하는 게 부담스럽진 않은 거죠.]

미국은 2018년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진에게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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