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46억 원을 횡령했다는 소식 어제(23일) 전해드렸는데요. 공단 측에서 횡령 사실을 반년 동안이나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에,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해당 직원은 큰 돈이 담긴 계좌를 혼자 관리하고 있었는데 관리 감독하는 상급자는 사실상 없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건강보험공단 직원 최 씨가 지난 6개월간 46억여 원을 횡령하는 동안 공단 측은 까맣게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최 씨는 공단 재정관리실 내에서도 지급 보류 계좌를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거짓 청구가 의심되거나, 채권이 잡히는 등 문제가 있어 진료비 지급이 중단된 병원들의 계좌를 맡은 겁니다.
지급이 미뤄진 돈이 공단 내에 쌓여갔는데, 최 씨가 이걸 본인 계좌 4개로 송금해왔다고 공단 측은 설명했습니다.
4월부터 7월까지는 1억 원을 송금했고, 지난 16일 하루에 3억, 사흘 전인 21일엔 42억 원을 한꺼번에 본인 계좌로 보냈습니다.
공단 측은 재정관리실에서 최 씨만 이 업무를 담당하고 결재까지 직접 해, 범행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최 씨가 사실상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범행을 벌인 겁니다.
결국 다른 직원이 본인의 업무를 확인하던 차에 계좌에 돈이 없다는 걸 알아채고 최 씨의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공단이 뒤늦게 경찰에 고발했고 최 씨 계좌도 동결됐지만 횡령된 돈을 모두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최 씨는 지난 월요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로 해외 도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단 측은 "경찰이 곧 영장을 받아 최 씨 계좌를 열어볼 수 있을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대규모 횡령 사건은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직원이 614억 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사건, 115억 원 횡령이 일어난 서울 강동구청 사건 등이 논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