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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바이든 아닌 '날리면'"…야 "국민 청력 시험하나"

입력 2022-09-23 18:52 수정 2022-09-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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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논란, 간밤에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언론에서 일부 단어를 잘못 보도했다면서 미국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게 설명의 핵심이죠. 욕설 자체만으로도 목소리를 높였던 민주당, 이제는 비속어의 대상이 된 만큼 더욱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 청력 시험" > 첫 번째 픽은, 우리 백다혜 소통반장이 좋아하는 퀴즈로 시작합니다. "OOO이 쪽팔려서"입니다. 어제 화제가 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인데요. 정회원 분들은 OOO, 뭔지 아시나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

네, '바이든'이라고 답한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대통령실은 틀렸다고 합니다. 어제 '욕설 논란'이 불거지고도 17시간 동안 침묵을 지킨 뒤 갑작스럽게 진행된 브리핑에서였는데요. 김은혜 홍보수석의 말입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현지시간 지난 22일) :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OO'으로도 새로운 대상을 지목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현지시간 지난 22일) :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맥락을 좀 설명해드리자면요. 어제 윤 대통령의 이 비속어,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하고 나오는 길에 포착된 것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보건 취약국을 돕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현지시간 지난 21일) : 대한민국은 총 1억불을 앞으로 3년 동안 기여할 것입니다. 미래세대에게 감염병으로부터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며 보다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이 1억 달러, 결국 나랏돈이 들어가는 만큼 예산안에 반영해서 국회 심사 거쳐야겠죠. 그런데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 그러니까 민주당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이렇게 걱정을 했다는 해명입니다.

김은혜 수석의 브리핑 중에는 현지 기자단과의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고 확인 받은 거냐"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김 수석 "저는 대통령실 홍보수석입니다" 딱 잘라 말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윤 대통령 뜻 맞다는 건데요. 윤 대통령도 직접 여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페이스북 (음성대역) : 어제 대한민국 정부는 글로벌 펀드에 1억 불 공여를 약속했습니다. 미국의 60억 불이나 10억불 이상을 약속한 프랑스, 독일, 일본보다는 적지만 이전에 비해 늘어난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합니다.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졸지에 이OO이 된 민주당은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오늘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시작도 이OO, 끝도 이OO 비판이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저도 한 백번 이상 들은 것 같습니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또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은 정녕 'OO들'입니까?]

민주당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 그리고 대통령실 외교 라인과 김은혜 수석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규탄 결의문과 국정조사 요구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가세했습니다. 먼저 윤건영 민주당 의원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제가 청와대에서 8년 정도 있었는데, 이런 외교 참사는 보다보다 처음 봤고요. 정말 심각한 건 이 사고를 수습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태도인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욕설이라고 주장을 하셨는데 참 가관이고요. 변명을 하더라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구질구질한 거 같습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나섰습니다. 지금 대통령실의 홍보수석과 같은 자리였죠. 김은혜 수석에게 "일종의 동업자 의식으로,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런데 해명을 보니 "걱정할 필요조차 없어졌다, 진짜 부끄럽다" 비판했습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으로 넘어가서요. 민주당이 말한 '국민 청력 검사', 이 분도 참여한 모양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건 이제 저는 가까이에 있지 않고 현장에 없어서 이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지는 않더라고요. 제 귀가 나쁜진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 번 들어봐도 명확하게 제가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윤 대통령을 감쌌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런 것을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이걸 그렇게 정말 키워가지고 대정부질문 내내 이 이야기를 하고 하는 것이 정말 우리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 조금 숨을 좀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사적인 혼잣말', 여기에는 우리 정회원님의 댓글로 답하고 싶습니다. 아이디 '쿠앙곰'님, 어제 저희 방송 중에 "대통령에게 사적 발언이 어디 있음?' 이런 의견 주셨습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드립니다.

여당에서는 언론 탓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신윤핵관'으로 지목된 윤상현 의원은 어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요.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한 한 언론사까지 직접 지목했는데요. "이러한 보도를 특종이나 잡은 듯 앞장서면 안 된다.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또 보여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김은혜 수석도 이렇게 표현했었네요.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현지시간 지난 22일) :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 국가를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순방 외교는 국익을 위해서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입니다. 그러나 한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습니다.]

반면에 야당 달래기에 들어간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원내대표 취임 나흘 만에 대형 악재를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아마 내일인가요? 귀국을 하시니까 그때 자세한 게 나오지 싶은데 그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가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만은, 만약에 그 용어가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죠.]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정신 차리십시오. 정말 X팔린 것은 국민들입니다."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유 전 의원은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고 있죠. 차기 당권 노리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또 유 전 의원에게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면서 견제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전해드립니다.

그렇다면 다시 사건의 본질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말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 의회를 저격한 걸까요? 미국 언론들은 이미 '미국'이라고 결론을 내린 듯합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미국 의회를 'Idiots', '바보'라고 모욕하는 것을 들킨 한국 대통령"이라고 제목에 못박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60억 달러 국제사회 기여를 약속했다, 이 돈을 집행하는 데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시했죠. 다른 언론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 '핵심 동맹 미국에 대한 폄하 발언'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나마 'Idiots'라고 번역한 기사는 다행입니다. 보수 언론 폭스뉴스는 F로 시작하는 단어('FXXXers')로 썼으니 말이죠.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 나옵니다.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서구권에서 읽을 때는 훨씬 강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어 있어요. 이 말이 그렇게까지 센 말씀을 한 것은 아닌데 서구권의 텍스트로 볼 때는 '아니, 우리한테 이런 말을'이라는. {번역이 되면서 뉘앙스 전달이 좀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영어로는 1하고 10밖에 없는 거고, 대통령이 3 정도 말한 건데 번역은 10으로 돼서 나가는 거라서. {그 욕의 뉘앙스가.} 저는 이것도 되게 우려가 됩니다.]

반대로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욕설의 대상이 민주당이라고 한다면 사실 그런 걱정 필요할까, 하는 문제 제기도 가능하기는 합니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글로벌 펀드 기여', 지난 정권 그러니까 민주당 정권에서도 해오던 일입니다. 액수만 늘었을 뿐이죠. 그렇다면 '3년간 1억 달러', 이 액수가 걸림돌이 될까요. 2020년 당시 문 대통령은 이미 1억 달러 규모의 기여,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당시 대통령 (현지시간 2020년 5월 18일) :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 나가야 합니다. 모두가 코로나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 한국은 올해 총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국 진실은 윤 대통령만 알겠죠. 미국 백악관은 이번 '욕설 논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축하며 "한미 관계는 변함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는데요. 윤 대통령 이번 뉴욕 순방, 결국 이것만 남은 것 같습니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지금 오늘 실시간 최대 검색어는 '뉴 욕'이 됐습니다. {뉴 욕.} 뉴 욕. 뉴욕에서의 '뉴 욕'이죠. {새로운 욕. 이것 굉장히 슬픈 뉴스예요, 사실.}]

두 번째 픽은 < 전면 해제 > 입니다. 여러분들에게 간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야외에 계실 때는 어떤 경우건 상관 없이 마스크 벗으셔도 됩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다음 주 월요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합니다. 현재는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실외 감염 위험을 고려해 행정절차를 거쳐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해제합니다.]

이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지난해 4월 12일에 도입됐으니까 무려 532일 만입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이번 여름 재유행이 안정적으로 잦아들고 있는 상황, 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도 추석 연휴를 무난히 넘겼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코로나 증상 있는 사람, 고위험군과 그 밀접 접촉자, 그리고 많은 사람이 빼곡히 모여 함성, 합창 등을 할 경우에는 계속 마스크를 써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일상회복' 조치가 이뤄졌을 때도 이미 '가을야구' 열기, 대단했는데요. 

[JTBC '뉴스룸' (지난해 11월 1일) : 그동안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실내구장인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야구장 관중석에서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거의 2년 만입니다.]

[윤희재 김주영/서울 목동 (JTBC '뉴스룸' / 지난해 11월 1일) : 너무 기대됐어요. 이거(치맥) 때문에 오늘 왔거든요. 네, 약간 불안하긴 해요. 경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사람 적을 때) 식사 해결하고…]

마스크까지 사라진 '가을야구', 야구 팬들은 한결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겨울 재유행 가능성 남았다는 사실도 잊지 않으셔야겠습니다. 그래서 '실내' 마스크는 계속 써야 합니다.

즐거운 금요일, 이번 주 마지막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3, 4, 5픽은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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