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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vs '날리면'…윤 대통령, 정상회담 성과 공방 예고

입력 2022-09-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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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나면 내일(23일)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영국 여왕을 조문하고 유엔총회에 참석해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진행했는데요. 진행하는 행사마다 논란이 되면서, 국내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세기의 드레스 색깔 논쟁 다정회 운영진 중에선 박준우 마커 혼자만 좀 이상하다는 결론으로 끝났었죠. 이 드레스의 색깔 흰색 금색이냐, 검정 파랑이냐 정답은 검정 파랑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뇌가 보정해주는 색의 값이 달라서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간밤에 세기의 논쟁이 또 있었습니다.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논쟁입니다. 이건 지지 정당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듯 도 한데요. 정회원 여러분, 어떻게 들리시나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어제) : 다시 한번 들어봐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다정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언론이 '바이든은'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소음이 있어서 좀 애매하긴 하지만, 기자들이 일관되게 보도한 이유가 있겠죠. 발언이 논란이 된 직후 대통령실에서 "외교상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외교상 부담?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한 부분이 맞구나' 여긴 겁니다.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공식석상이 아니었다. 외교상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좀 보도에 자제해달라' 이런 취지로 기자들한테 문자를 보냅니다. 왜 보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 행사장 안에 있는 동안에 벌어진 일인데 공식 행사가 아니면 사적 자리입니까?]

그런데 논란이 일어난 지 15시간이 흐른 뒤 김은혜 홍보수석이 정정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저개발 국가 질병퇴출을 위해 1억 달러, 지금 환율로 1400억원 공여를 약속하는 연설을 했는데, 이걸 우리 국회, 특히 야당이 승인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느냐, 하는 얘기였단 겁니다. 이 해명, 이미 방송사 저녁 메인뉴스들이 '바이든'으로 보도한 이후였는데요. 김 수석의 설명대로라면 '국회에서 이xx들'이라는 발언 우리 국회를 향한 거였다는 거죠. 해명이 맞다 치더라도 김 수석의 브리핑엔 비속어의 대상이 된 우리 국회, 특히 야당에 대한 사과 발언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총칼없는 전쟁터에서 대통령의 발목을 꺾고 있다"며 민주당을 질타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현지시간 지난 22일) : 한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습니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입니다.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익을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은 정녕 'xx들'이냐"고 되물었습니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고민정 최고위원의 말도 들어보시죠.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순방외교는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말씀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갑자기 뒤돌아서서 아군들을 찌르고 있는 게 현재 대통령실의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실언, 이틀 전 영국에서의 '조문없는 조문외교' 논란이 깜빡 잊혀질 정도로 충격이 컸는데요. "논란이 아니라 성과를 봐달라"는 게 대통령실과 여당의 입장입니다. 상황실에서도 지금부터는 성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한미 정상회담입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은 확실하다' 공언했지만 결론적으론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 정치일정 때문에 뉴욕 일정이 줄어들면서 일종의 플랜B가 작동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었죠.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48초 약식회담'을 한 겁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장면인데요. '회담'이라고 표현하기엔 좀 짧죠. 실제 회담보다 대통령실이 회담 성과를 설명한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김성한/국가안보실장 (현지시간 지난 22일) :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금융 안정과 협력, 확장억제와 같은 주요 현안에 관해서 협의를 하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과 관련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설명한 후…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네, 이 회담 성과에 대한 설명 1분이 넘었는데요. 48초 회담, 민주당에선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통역 빼고 인사 빼면 언제 그런 중요한 의제들에 대한 대화를 다 나눴냐는 겁니다.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이 없었던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인증샷 회동 48초인데요, 통역 빼면 24초구요. 양쪽 분들 이야기하는 거 하고 나면 1인당 12초 정도입니다. 그럼 12초에 'I am fine, thank you', 뭐 이런 이야기하고 나면 끝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사실상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없었던 것으로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48초 정상회담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죠. 48초면 햇반 하나 데우지도 못하는 시간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인플레이션 감축 등 주요 현안을 다룰 가능성은 저는 제로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백악관의 회담 관련 보도자료에는 IRA, 인플레이션감축법의 전기차 세액 공제 개편 관련 내용이 빠졌죠. 미국 현지에선 "백악관이 IRA에 대해서 한국 대통령과 무슨 약속을 하기 어려운 상황"일 거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상연/미국 현지 한인 매체 '애틀랜타 K'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연방의회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고요. 대통령이 이미 공포까지 해서 발의된 법안인데 수정이나 유예를 하려면 별도의 입법이나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백악관의 발표에서는 그 부분이 빠진 것도 아마 그런 방법으로 해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IRA관련 우려를 대통령이 직접 전달한 것만 해도 '외교적 쾌거'라고 했는데요. 이후 논의과정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한민국의 우려 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전기차의 상황을 인지하게 한 것은 큰 외교적 쾌거입니다.]

이번엔 한일 정상회담 성과 짚어봅니다. 비록 30분만에 끝났지만 대통령실은 2년 9개월만의 한일 정상회담, 만남 자체가 의미있다고 했죠. "정상 간 소통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김성한/국가안보실장 (현지시간 지난 22일) :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12시 23분부터 약 30분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2019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약식 회담을 개최하였습니다. 양 정상은 최근에 핵무력 법제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정상 간에도 소통을 계속해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일 정상이 만나는 과정은, 극비에 붙여졌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낮 12시 20분쯤 만남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회담 2시간 뒤인 12시 25분에야 대통령실의 공식공지가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있는 행사장으로 찾아갔단 설명인데요. 우리 대통령의 이동 모습을 외신 통해 확인해야했죠.

[일본 ANN 보도 (현지시간 지난 22일) : 한·일 정상이 대면하는 것은 약 2년 10개월 만에 성사되는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양국이 더욱 연계해 나갈 것을 확인하고…]

정상회담, 사실 내용 뿐 아니라 사진촬영도 중요합니다. 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이 사진 한장만 남겼는데요. 활짝 웃는 윤 대통령과, 웃고 있지만 입은 꼭 다문 기시다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창문 흰 블라인드가 배경인데요. 보통 정상회담에선 우리 태극기와 상대 국가의 국기가 걸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전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 총회에선 약식 회담이 많기 때문에 일견 이해가 되긴 하는데요.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엔 남북미 회담 직후여서 유엔총회 차 방문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식회담을 했습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도 이렇게 국기를 책상에 놓고 덴마크 정상과 마주앉았습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2014년 스페인 회담 때는 이렇게 국기를 걸고 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공개됐는데요. 2년 9개월 만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사진 한장만 남긴 채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대통령님 어떠셨습니까? 어떠셨습니까? 어떤 이야기하셨습니까?]

일본에선 회담 대신 '간담'이란 용어를 사용했죠. 사전에 의제를 정하고 진행하는 정식회담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린 겁니다. 약식 회담이냐 간담이냐, 용어부터 양국이 차이가 나자 민주당 출신의 강창일 전 주일 대사는 차라리 "비공식 조우"라고 하지 그랬냐"고 했습니다. "어디 자그마한 나라가 큰 나라에게 가서 조공하는 꼴처럼 돼버렸다"한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순방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와는 "향후 정식회담이 결정되지 않았다"고도 했는데요. 앞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만남을 촉구하고, 중국과의 회담도 열어놓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22일) : 일본은 중국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있고, 이런 기본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구체적인 대화 형태에 대해선 양국이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의 순방, 아직 캐나다 방문이 남아있죠. 현재까지 순방외교의 가장 큰 성과는 김건희 여사가 입길에 오르지 않은 거란 야권의 일침이 있었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영국과 미국은 총체적으로 실패한 외교다. 단 하나 성과가 있었다고 하면은, {성과가 있었습니까?} 큰 성과가 있었죠.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김건희 여사가 무사고. 사고를 내지 않은 게 가장 큰 소득이고…]

그런데 '무속논란'의 중심이 됐던 '천공'의 모습이 윤 대통령 부부가 도착하기 직전 미국 뉴욕에서 포착돼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 댄서가 지난 16일 올린 소셜미디어 영상인데요. 뉴욕 타임스퀘어광장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댄서의 모습을 흰 한복을 입고 수염과 머리를 기른 천공이 웃으며 쳐다보는 영상입니다. 이 댄서는 "이 사람이 누군지 말해줄 수 있나요"라는 글도 썼습니다.

다시 순방 일정으로 돌아가면요. 대통령의 잇딴 조문 외교와 정상회담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 대통령실이 사전 공식 공지와 순방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 순방 일정 브리핑을 했었죠.

[김태효/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15일) : 정상회담 일정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에 있습니다.]

민주당은 '외교참사'라고 명명하면서, 외교라인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스토킹하듯이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요. 외교현장에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을 끈다는 것, 5선의 정 비대위원장이 정말 몰랐을까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우리 국익을 위해서 정상외교의 외교 강행군을 벌이는 국가원수, 대통령에게 스토킹하듯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구한말에 우리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렇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역설 드리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일 귀국합니다. 돌아오면 여야 공방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소식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바이든' vs '날리면'…윤 대통령, 정상회담 성과 공방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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