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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의문사' 이란 뒤덮은 분노…히잡이 뭐길래|강지영의 시그널

입력 2022-09-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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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썰전 라이브|강지영의 시그널]

뉴스 속 시그널을 찾아 짚어봅니다. 강지영의 시그널 시작합니다. 

오늘의 시그널 주시죠, < 히잡이 뭐길래 >

제가 영상을 하나 갖고 왔는데요, 이게 논란이 됐습니다. 한 번 잘 보시죠.

네, 아이스크림 영상인데요. 이게 이란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아서 영상 속 여성의 머리카락이 노출되고, 매니큐어가 선정적이고, 여성의 가치를 '훼손'해서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이런 광고를 보면 정말 뒷목 잡고 쓰러지지 않을까요?

이런 논란은 약과에 불과합니다. 현재 이란의 모습은 이렇거든요. 

이란의 국기가 쓰러지는데, 시민들이 오히려 환호하고 박수 칩니다. 게다가 이렇게 국기에 불을 붙여 태우기도 합니다.

갑자기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라도 벌어진 걸까 싶으시죠?

사건은 지난 13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여성의 이름은 마흐사 아미니. 22살의 이란 여성입니다. 

지난 16일 이 여성이 의문사했는데요. 기사를 함께 보시죠

그녀(마흐사 아미니)가 가족과 함께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왔다가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되었다. 경찰은 그녀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고 헐렁한 바지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을 위반했다면서 체포했다. 그녀는 "교육"을 받기 위해 구치소에 끌려간 후 쓰러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쓴 적이 없다며 심장마비가 사인으로 추정된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이란 곳곳에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이 벌어지고 있는건데요. 

이란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히잡을 벗어 불태우면서 항의했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시위에 참여해 이란 국기를 화형에 처하는 모습입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지금까지 최소 9명이 숨지고 천 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 치안당국이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16살 소년이 숨졌다는 소식도 들어와있습니다. 

이슬람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히잡. 이제는 많이 알고 계시듯,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두건의 일종이죠.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따라 손과 얼굴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가려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슬람권 여성들이 쓰지만, 이란의 경우에는 외국인을 포함해서 외출 시 여성이 무조건 히잡을 쓰는 유일한 곳으로 히잡에 관해서 굉장히 엄격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란의 대규모 시위로 번진 이유, 뭘까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종도/가천대 대우교수 : 시민들이 이제 신정일치 정부에 대해서 좀 한계를 느끼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SNS 이런 게 많이 발달돼있잖아요. 차단 장치를 해놔도 (이란 시민들이) 우회적으로 돌아서 다 보고 있어요.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보자 그런 생각을 갖는 거 같아요.]

하지만 여러분, 지금 보고 계신 이 나라,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이슬람 혁명이 있기 전 이란의 모습입니다. 

이란은 예전에는 중동에서 가장 서구화됐던 개방 국가였지만, 1979년에 일어난 이슬람 혁명으로 급격히 보수화되면서 교육권, 참정권을 비롯한 여성의 권리도 제한됐습니다.  

이슬람 혁명으로 팔라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갖게 되면서 지금의 이란의 모습으로 오게 된 거죠 

히잡을 거부하거나 선택권을 요구하는 여성은 계속 늘어왔지만, 그 때마다 이란은 더 강하게 억압하거나 제재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앞서 보신 광고를 이란 정부에서 규탄하고, 이란 여성이 항의의 표시로 두건 벗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징역 20년 형을 내리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20년 형을 받는데, 이란에서는 히잡을 벗었다는 이유로 20년 형이라. 정말 다른 세계 이야기 같죠?   

이란의 상황에 국제 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유엔 총회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유엔 총회) : 오늘날 우리는 이란에서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위하고 있는 용감한 여성들과 연대한다.]

'기본권'의 문제라며 이란 여성들과 연대하겠다고 말했고. 미국 뿐만 아니라 터키,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애도하며 연대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란과 우호관계를 맺은 바 있습니다.

그 증거로 1977년 서울에는 이란의 수도에서 이름을 따 '테헤란로'라는 거리까지 있죠.   

하루가 바쁜 우리의 현대 사회, 우리나라만 해도 정치, 경제 할 것 없이 연일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 사건. 지금, 이란 여성들의 자유와 기본권 회복을 위해 필요한 건 국제 사회, 우리의 관심 아닐까요? 

강지영의 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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