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0일) 트리거에선 종근당홀딩스 계열사 경보제약에서 벌어진 리베이트의 실상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약을 처방해 주는 대가로 약값의 20% 가량을 뒷돈으로 주는 현실, 결국 그 돈은 모두 약을 사는 소비자, 세금을 내는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갑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리베이트를 몰래 주는 제약사 뒤엔 노골적으로 이를 요구하는 의사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이 입수한 경보제약 영업 사원들의 내부 녹취 파일입니다.
[A씨/경보제약 영업사원 : 800만원어치 약은 나갔지만 약은 실제적으로 1천만원어치가 나간 거죠. 사전 20%를 (의사들에게) 빼주니까. 걔들은 1천만원어치 약을 받았죠.]
리베이트를 줄이겠다고 하면, 약을 바꾸겠다는 의사도 있습니다.
[B씨/경보제약 영업사원 : 너무 힘들어서 15% 줄이려 하니까 대놓고 약 바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원장님 죄송하다고 지점 예산으로 다시 그대로 맞춰드린다고…]
뒷돈을 안주면 영업이 안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C씨/경보제약 영업사원 : 돈질하는 거죠. 계속 원장님한테 뭐 사다 드리고 뭐 잘하고 막 돈 쓰다 보니까 원장님이 '이거 미안해서 그럼 한번 써줄게' 이래 되는 거예요.]
리베이트 문건에 등장한 한 의사도 이를 시인합니다.
[의사 : 리베이트가 100% 없어지진 못해, 솔직히 고백하면…]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리베이트 요구가 더 은밀하게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강모 씨/경보제약 내부고발자 :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병의원 영업이 힘들었거든요. 그러면서 제약사에 리베이트 금액을 높여달라는 요구들이 더 높아졌습니다.]
결국 리베이트 금액은 고스란히 약값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만큼의 금액은 약값으로 당연히 산정될 수밖에 없는 거고 그 부담을 환자나 국민이 하기 때문에 당연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거죠.]
(작가 : 배준·김수정 / VJ : 장지훈·최준호·김민재 / 인턴기자 : 나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