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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진승 "넷플릭스 진출하니 독일서도 연락받았어요"

입력 2022-09-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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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승. 사진=넷플릭스문진승. 사진=넷플릭스
이쯤 되면 도전의 아이콘이다. 독특한 이력의 배우 문진승(36)이다.


IT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우연히 독일 영화에 출연하게 됐고, 배우를 꿈꿨다. 다양한 도전을 이어오다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에 출연하며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진출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1위를 차지한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극 중 폭력 조직의 이인자 박희순의 오른팔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 지원만 10000번 가까이했다는문진승. "작품 속에서 온전히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문진승. 사진=넷플릭스문진승. 사진=넷플릭스

-첫 넷플릭스 작품이라 감회가 남달랐겠다.
"많이 떨렸다. 작품 공개 후 외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다. '너 왜 이렇게 많이 나와? 비중이 크네?'라고 하더라.(웃음) '끝까지 안 죽고 나오네?'란 반응들도 많이 나왔다. 처음엔 4부 대본까지 보고 시작했는데, 그 뒤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오디션 때, 감독님이 ''모래시계' 이정재 선배님과 같은 롤'이라고 하더라. 나름대로 비슷한 인물을 구축하려고 했다. 외형부터 캐릭터, 머리는 어떻게 할 건지, 감독님과 상의했다. 힘을 빼고 인물을 만들어 나가려고 했다. 극 중 박희순 선배님 옆에서 따라다니면서 수행하는 역이라서, 가장 큰 목표는 박희순 선배의 연기나 대사, 행동들을 내가 받고자 하는 걸 목표로 했다."

-글로벌 OTT에 공개됐는데.
"외국에 공개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니까. 떨리면서도 걱정되고 기대도 됐다.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외국 분들이 와서 응원해 주시더라. 정말 다양한 국적의 분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투사였는데, 룸메이트였던 미국 친구가 봤더라. '너 정말 터프하다'고 연락이 왔다. 독일 유학할 때 하우스메이트였던 멕시코 친구에게도 연락이 왔다."

-박희순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연기 이야기는 잘 안 하고, 일상 이야기를 나눴다. '왜 이 직업을 택했냐' 이런 이야기도 나눴다. '저는 힘들다곤 안 하고, 인생이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인터뷰에서도 박희순이 '제2의 허성태가 될 것 같다'고 했던데.
"박희순 선배님이 멋지게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하다. 선배님의 칭찬이 정말 큰 힘이 됐다. 허성태 선배님처럼 좋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인 것 같다."

문진승. 사진=넷플릭스문진승. 사진=넷플릭스
-정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우 선배님도 현장에서 너무 잘해줬다. 정우 선배님은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몰입한다. 현장에서 연기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줬다. 들어가기 전에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는지, 현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를 배웠다. 처음에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슛'이 들어가기 전에도 캐릭터에 몰입하며 오버를 한 거다. 정우 선배님이 보고서 '메소드네'라며 편하게 해줬다. 그래서 그다음부터 풀어져서 연기할 수 있었다."

-롤모델이 있나.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7년 차라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박희순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저렇게 현장에서 편하게 있으면서도 캐릭터로서도 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상에서 자기를 편하게 드러내고 싶다."

-대사가 많지 않은 캐릭터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오히려 준비하면 안 됐었다. 준비한 표정과 눈빛에 힘이 들어가는 거다. 결과적으로 봤을 땐, 중간부터 힘을 좀 뺄 수 있었다. 그때부터 편하게 연기했다. 오히려 그 뒤부터는 극 중 선배들이 하시는 연기를 받으려고만 했다. 그러니까 더 잘 묻어갈 수 있었다."

-연기를 늦게 시작했는데, 불안하지 않았나.
"지금도 갈고 닦아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도 불안하다. 마음을 계속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방향을 잡아나가는 과정이기에 시행착오도 겪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길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전공한 것도 아니고 주변에 연기를 하는 사람도 없다.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문진승. 사진=넷플릭스문진승. 사진=넷플릭스

-'어떤 연기를 해봐야지'란 생각이 있었나.
"거창하게 사람들에게 내가 영향을 주겠다는 것보다는, 온전히 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배우가 되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IT 기업을 다니다 연기를 하게 된 이유가 있나.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는 이과였다가, 대학교 때는 문과였다가, 이과로 바꾸고 마케팅도 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계속해서 탐구했다.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책을 통해 많이 배웠다. 심리학책이나 철학책도 많이 읽었다. 외국에 가게 된 것도 독일엔 백발의 개발자가 있다고 해서 그 꿈을 꾸며 간 거다. 대학원을 다니며 회사에 다녔는데, 배우는 것만큼 재미가 없었다. 근데 너무 이성적이더라. 이성적인 것보단 사람 냄새나는 게 좋다. 일상이 행복하려면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활동들이 좋은 배우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한국에 온 건가.
"처음엔 오자마자 단편영화를 많이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대학교 때 연극 동아리였는데, 우연히 단편영화를 세 편 찍었다. 그래서 어렵지 않은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닌 거다. 보조출연도 하고, 셀카로 프로필을 찍기도 했다. 오디션만 5000통에서 10000통 정도 보냈다. 그렇게 지원하는 게 제 성격이지 않나 싶다. 그러다 보니 연락이 오긴 오더라. 간절했다."

-자신 있는 연기는 무엇인가.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의 연기를 많이 했다. 바이럴 광고에서 신혼부부 남편 역할도 하고, 여자친구에게 쩔쩔매는 남자친구 역할도 했다. 제 모습이 약간 좀 투영되지 않았나 싶다."
문진승. 사진=넷플릭스문진승. 사진=넷플릭스

-그럼 멜로 연기를 하지 못해서 아쉽지 않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까.(웃음) 데뷔한 지 얼마 안 됐다. 뼈를 깎아서 로맨스를 하고 싶다. 하하하. 그리고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다. 워낙 헛똑똑이 성격이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고, 다양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손석구와 비슷한 것 같다.
"(손석구는)존경하는 선배다. 똑똑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하고, 여러 가지에 많이 도전하는 것 같다. 자신만의 연기 호흡이 있는 점도 좋다. 본받을 점이 많다."

-40대 문진승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더 자기 철학이 확고한, 색깔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걸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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