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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 : 없을게'…고물가 속 마주한 슈링크플레이션|강지영의 시그널

입력 2022-09-20 17:08 수정 2022-09-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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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썰전 라이브|강지영의 시그널]

뉴스 속 시그널을 찾아 짚어봅니다. 

강지영의 시그널, 시작합니다. 

오늘(20일)의 < 이것은 불고기인가 마카롱인가

여러분 이게 뭔지 아십니까?

이게 햄버거야, 불고기 마카롱이야?

해시태그와 함께 불고기 마카롱이라고 쓰여 있길래 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는데, 불고기로 마카롱을 만들다니 역시 K-푸드의 한계는 없는건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문입니다.

날씨의 영향으로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적혀있는데요.

지난해 겨울에는 한파로 인해서 양상추 수급에 문제가 생겨 빠졌고, 올해는 태풍과 폭염 등 기상 악화에 한 달 새 양상추 도매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양상추 없는 햄버거, 그러니까 불고기 마카롱이라는 말이 탄생한 거죠.

게다가 햄버거 가격을 이미 두 차례 올린 뒤에 이런 양상추 없는 햄버거 사태가 벌어지다 보니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햄버거가 아니라 불고기 마카롱이네, 이제 돼지고기 값 오르면 햄 뺄 차례냐? 이러다 번에다가" 빵이죠? "케찹만 뿌려주겠네 밀 공급 문제로 햄버거 빵을 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남은 게 뭐죠?

햄버거 속 양상추만 문제가 아닙니다. 

보시면요, 상추 추가, 공짜가 사라지고요. 고수 없는 쌀국수, 상상도 할 수 없고요. 김치 없는 샤브샤브, 이렇게 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는 중단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한국뿐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인증샷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함께 보시죠.

치약인데요, 케이스보다 치약 내용물이 더 작습니다.

그리고요, 요플레입니다. 그런데 토핑이, 저걸로 양이 될까요? 너무 적죠? 딱 봐도 같은 가격인데 크기가 확 줄었습니다.

보이시죠? 감자 칩 하나의 크기가 확 줄었고요.

이런 모든 현상을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Shrinkflation. 

줄어들다라는 뜻의 shrink, 물가상승을 뜻하는 inflation '슈링크플레이션', 쉽게 말해서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은 낮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얻는 걸 말합니다. 

최근 급격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상승으로 기업과 자영업자, 그러니까 판매자들이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통해서 간접적인 가격 인상을 택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직접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도 있는데,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선택한 이유가 있겠죠?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가격을 올리면 가격 올리는 것에 저항감이 크죠. 그런데 이제 슈링크플레이션을 하면 소비자가 초기에는 지각을 잘 못해요. 공급자에 대한 신뢰성이라든가 진정성에 대해서 소비자가 의심을 하게 되기 때문에 꼼수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원자재 가격이 아무래도 급상승하다 보니 기업들의 고민도 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번 올린 가격을 다시 또 내리는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지우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거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 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특히 MZ세대에서 그런 흐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MZ 세대들에겐 '현재 행복에 돈을 쓴다' 이른바 욜로(YOLO), 플렉스(FLEX)가 유행했었지만, 최근에는 무지출 챌린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을 말하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무지출챌린지' 게시물을 보면요, 하루의 지출과 수입을 빼곡히 기록한 가계부들과 며칠 동안 '무지출'에 성공하는지를 표시해둔 '인증'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그렇다면 멈추지 않고 오르는 물가, 언제쯤이면 안정될까요? 정부의 얘기 들어보시죠.

[추경호/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어제) : 늦어도 10월 이후 점차 물가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분야별로 물가 불안 요인이 잠재되어 있어 한시도 경계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물가에 영향을 줬던 국제 원자재가격과 공급 상황은 다소 완화됐지만, 아직 불안 요소는 남아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고요, 계속되는 금리 인상, 고환율 또한 10월에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이 예고되어 있어서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슈링크플레이션과 무지출 챌린지, 고물가 시대를 견뎌내는 각자의 생존 방식 우리들의 삶을 위축시키는 시그널로 보여집니다. 

강지영의 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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