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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수도권 주택가격 20% 오르면, 출산율은 36% '뚝'

입력 2022-09-18 18:51 수정 2022-09-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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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 수준이죠. 학생 수가 부족해 폐교되는 고등학교가 서울에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를 때, 출산율이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구 감소 문제,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도봉구에 있는 고등학교.

이 학교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이 모두 졸업하는 2년 뒤면 폐교가 됩니다.

현재 이 학교의 전교생은 159명.

미래 입학 대상인 구내 중학생 수도 고등학교 대비 너무 적어 폐교가 되는 겁니다.

서울 내 일반계 고등학교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도봉고등학교 A학생 : {폐교 결정이 됐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착잡하죠.]

[도봉고등학교 B학생 : 사람이 적으니깐 내신 등급이 잘 안 나오기도 했고, 그리고 (선택)과목 수가 적어서 자기 진로에 맞는 걸 찾기가 어려웠던 적도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원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실제로 여기 주변에 학원 이런 게 별로 없나요?} 없어요, 아예.]

[도봉구 내 초등학생들 : (학원이) 없는데, 자전거 타고 OO 상가까지 가야 해요.]

이 학교처럼 서울 내에서 인구 감소로 2년 안에 통폐합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1곳과 고등학교 2곳이 더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폐교가 되는 건 그만큼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죠.

퍼센트에서 주목한 수치는, 바로 36%입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주택가격이 20%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은 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깐 주택 가격이 높아져, 집을 사는 게 어려워질수록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소득 1분위 하위층의 출산율이 소득 3분위 상위층의 39.1%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

세계 최저인 데다가, OECD 평균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에 대한 전문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이상림/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한 6~7세대 정도 되면 멸종위기종이 되는 거예요. 쉽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은 멸종위기종으로 빨려가고 있어요.]

통계청은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계속 줄어 2117년엔 인구가 현재보다 70% 넘게 줄어들어 1,51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태어난 아기가 100살이 되기 전에, 우리나라 인구는 1500만 명, '도시국가' 수준이 될 거란 얘기입니다.

이렇게 출산율이 낮은 건 수도권의 지나치게 높은 주택 가격, 어려운 취업 환경 등에서 비롯된 건데, 전문가들은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꼽습니다.

[이상림/한국보건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수도권 집중 형태로 가게 됐고, 더 핵심적인 건 청년들이 자기가 돈을 벌어서 자원을 만든 게 아니잖아요. 그럼 이건 부모님 재산이란 말이에요. 우리가 발전 과정에서 쌓여왔던 이 계층 간의 불평등 문제가 출산이라는 형태로도 나타나는 거예요.]

이 때문에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긴 안목으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처음으로 인구 문제를 모든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기 위한 '인구정책 기본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최종윤/국회의원 : 인구정책 기본법을 제정해서 인구문제를 바라보는 사회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불평등도 지수가 높아질수록, 그러니깐 불평등이 심화될 수록 합계출산율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인구 감소 해결을 위해서 사회 구조 변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때입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정수임 강아람)
(취재지원 : 김연지 이채빈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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