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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우린 어디로 가나요?"…'폐원 위기' 장애 아동들

입력 2022-09-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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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에 있는 한 장애아 어린이집의 대표가 보조금을 부정하게 받은 사실이 드러나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장애 아동들에게 돌아갑니다. 부모들은 이곳이 없어지면 당장 아이들의 삶이 망가진다며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장난감 삽으로 흙을 담고, 나무에 물도 직접 줘 봅니다.

[어린이집 교사 : 기분 좋아? 찰랑찰랑.]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등에 업고, 잠깐도 놓치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넘어지면 안 되니까 선생님 손잡고.]

30분의 공원 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선생님의 손을 잡고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곳은 장애전문 어린이집입니다.

국비 등 3억 3천여만원을 지원받아 2014년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법인 대표가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의 이름으로 최소 7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현행법상 천만원 이상 횡령하면 어린이집 문을 닫아야 합니다.

대표는 폐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내년 3월 어린이집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부산 사상구에선 유일한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입니다.

[곽경희/6세 아이 부모 : 이곳이 없어지는 것은 정말로 이 아이들의 이 시기에 이 삶을 송두리째 뺏기는 것과 다름없거든요.]

비장애아와 함께 다니는 통합 어린이집은 있지만, 그마저 대안이 되기 쉽지 않습니다.

[박혜림/5세 아이 부모 : 안 받아주시더라고요. 저희 아이 상태 물어보시면서.]

[김은미/6세 아이 부모 : 세 군데 전화를 해보니까 한 군데는 '우리는 인원 마감이다', 한 군데는 '상태 보고 결정하겠다'… (그런데) 그 인원이 너무 적은 거죠. 한 명, 두 명.]

폐쇄를 앞둔 어린이집엔 현재 32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처음 부모들에게 제안한 건 다른 구에 있는 전문어린이집으로 옮기자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구에 있는 어린이집에 다니는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제가 한번 돌아다녀보고 있는데요.

구가 달라지기 때문에 차로 이동해야하는데, 길게는 집에서 1시간 거리를 다녀야 합니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었던 겁니다.

[이은영/5세 아이 부모 : 엄마들이랑 많이 울기도 많이 울고.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러면서…]

부산 전체에 전문 어린이집은 딱 16곳입니다.

갈 수 있는 빈자리를 다 합쳐도 70명 정돕니다.

부모들은 국공립 전문 어린이집을 마련해달라 요구했지만 늘 같은 답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은영/5세 아이 부모 : 늘 '행정적인 문제라서 어쩔 수 없다'… 너무 행정으로만 보시지 마시고, 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구청 측은 부지 매입이나 예산 문제 등이 있지만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겐 처음부터 선택권이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다." 한 아이 엄마는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언제까지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까요.

6개월 뒤, 아이들은 어디에 있게 될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최효일 / 인턴기자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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