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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이중섭·이쾌대…'가장 힘들었던 시기' 한국의 미술, 처음으로 미국서 전시

입력 2022-09-09 18:18 수정 2022-09-10 00:03

LA카운티미술관 '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
방탄소년단 RM, 영어ㆍ한국어 전시해설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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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미술관 '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
방탄소년단 RM, 영어ㆍ한국어 전시해설 재능기부

“한국 근대미술에서는 회복력(resilience)이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마이클 고반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장)


“아시아 밖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한국 근대미술 전시회가 열리기는 처음입니다. 친숙한 작품들을 여기서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낯설기도 합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전의 주역들. 왼쪽부터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버지니아 문 LACMA 큐레이터. 사진=권근영 기자'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전의 주역들. 왼쪽부터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버지니아 문 LACMA 큐레이터. 사진=권근영 기자

전시장 입구에 놓인 최만린의 조각 '이브 65-8'(1965)를 지나면 이쾌대의 '군상Ⅳ'(1948년경)과 박래현의 '노점'(1956)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야 해금된 월북 화가 이쾌대, 또 '운보 김기창의 아내'로 알려졌던 시절을 지나 현대 한국화의 조형적 성취를 이룬 선구자로 재조명이 한창인 박래현입니다.


박래현의 '노점'(맨 오른쪽) 사진=권근영 기자박래현의 '노점'(맨 오른쪽) 사진=권근영 기자

유화부터 조각, 사진을 망라한 130점 넘는 한국 근대미술 작품이 색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관객들과 만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1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The Space Between: The Modern in Korean Art)',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입니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LACMA의 레스닉관 초입에서 내년 2월 19일까지 열립니다. 한국 미술에서 가장 복잡했던 시기인 근대를 조망한 전시가 서구권에서 열리기는 처음입니다. 전시 제목은 조선 시대와 현대 사이에 자리한 '사이의 공간', 일제강점기와 6ㆍ25 전쟁을 포함하는 불확실과 혼돈의 시간, 가장 힘들었던 시기 한국에서 나타난 미술로, '다시 일어섬'에 대한 이야기를 뜻한다는 게 LACMA 측의 설명입니다.

변월룡, 1953년 9월 판문점 휴전회담장, 1954, 캔버스에 유채, 28.1x47㎝,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변월룡, 1953년 9월 판문점 휴전회담장, 1954, 캔버스에 유채, 28.1x47㎝,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배운성의 '가족도'(1930∼35)를 비롯해 고희동 '자화상'(1915), 김환기 '론도'(1938), 오지호 '남향집'(1939) 등 등록문화재 4점을 포함해 이중섭의 '흰 소'(1953∼54년경), 박수근의 '유동'(1963) 등 널리 사랑받는 한국 미술의 대표작만 있는 게 아닙니다. 채용신의 고종황제 어진(1920) 같은 왕조의 마지막 초상으로 시작해, 엘리자베스 키스의 '신부'(1938) 등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 또 초창기 서양화가 김관호의 도쿄예술대학 졸업작품 '해질녘'(1916)을 전시 전반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배운성, 가족도, 1930~35, 캔버스에 유채, 139x200.5㎝, 개인소장배운성, 가족도, 1930~35, 캔버스에 유채, 139x200.5㎝, 개인소장

세 아들을 두고 홀로 파리로 유학을 떠났던 이성자의 '천년의 고가'(1961)가 김환기의 '산월'(1958)과 유영국의 '작품'(1957) 사이에 자리잡았고, LACMA가 소장한 한영수의 흑백 사진들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반짝이던 순간을 보여줍니다. 무용가 최승희의 사진, 여성 음악가와 여성 과학자를 그린 이유태의 '화운''탐구'가 소개된 '신여성의 이미지' 섹션에서 관객들은 즐겨 기념촬영을 합니다.

왼쪽부터 이유태 '탐구''화운'(모두 1944), 윤효중 '현명'(1942). 사진=권근영 기자왼쪽부터 이유태 '탐구''화운'(모두 1944), 윤효중 '현명'(1942). 사진=권근영 기자

2019년 '선을 넘어서: 한국 글씨예술'에 이어 LACMA-현대차 파트너십으로 열린 두 번째 한국 미술 전시인데, 서예ㆍ근대미술 등 생소할 수도 있는 주제의 전시를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가 뭘까. ”한국 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게 LACMA 버지니아 문 한국 담당 큐레이터의 설명입니다. 해외에서 대부분 처음 보여지는 이들 작품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가 닿을까. 문화기획사 퍼시픽 림 아츠의 로렌 도이치 원장은 ”유대계여서 작품에 담긴 한국의 복잡한 역사에 더욱 깊이 공감한다. 해외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전시가 열렸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RM이 전시해설 재능기부에 참여, 직접 고른 10점을 영어와 한국어로 녹음했습니다. LA한국문화원은 전시와 연계해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김기영 감독의 '하녀' 등 1960년대 한국 영화 상영회를 엽니다. 로스앤젤레스=권근영 기자 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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