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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향한 윤 대통령…"특별재난지역 신속하게 선포"

입력 2022-09-07 17:39 수정 2022-09-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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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힌남노 피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를 밟겠다"고 했습니다. 오늘(7일) 오후에는 직접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현장을 찾기도 했는데요. 밤 사이 수색작업에서 총 9명의 실종자를 발견했습니다. 2명은 기적적으로 구조에 성공했지만, 남은 실종자는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습니다. 이재명 대표 역시 포항으로 갔는데,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슬픔에 잠긴 포항 > 입니다.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자리, 쓰라린 상처만이 남았습니다. 전국적으로 10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최소 15명의 인명피해를 냈고요. 1만 2천 개가 넘는 주택과 도로가 파손됐습니다. 아직 1천 명에 가까운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탭니다.

[태풍 '힌남노' 피해 상황 긴급 점검 국무회의 :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국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국민들께서 완전한 일상 회복에 이를 때까지 제가 직접 모든 상황을 챙기겠습니다.]

힌남노의 횡포는 경북 동해안에 걸친 포항에서 극에 달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사이 500mm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했는데요. 급류에 지반이 무너지자 펜션 건물이 통째로 떠내려가는가 하면, 학교 뒤 야산이 무너져내리거나 아예 낭떠러지가 되어버린 도로가 위태롭게만 보입니다.

[침수된 차량이 곳곳에서 뒹굴고, 어디까지가 강인지 구별할 수도 없습니다.]

[땅이 그냥 완전 절반이 날아갔어.]

[중학교 뒤편 야산이 무너집니다.]

[학교 무너지는 거 아닌가.]

[이걸 어떻게 하냐고…이걸 누가 해결해주냐고.]

전국에서 10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는데, 그 중 9명이 포항에서 나왔습니다. 도시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가장 거친 폭우가 쏟아지던 어제 아침,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 여러명이 한꺼번에 실종됐다는 안타까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곧장 구조대원들이 현장으로 향했지만, 밀려드는 물을 빼내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JTBC '뉴스룸' (어제) : 오전 6시 37분. 굵은 빗방울 사이로 주차장 입구가 보입니다. 2분이 지난 6시 39분. 자동차 5대가 겨우 주차장을 빠져나왔습니다. 6시 43분. 이 시점엔 지상 주차장도 차체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또 2분이 흐른 6시 45분. 더 이상 주차장을 나오는 차량은 없습니다.]

지하주차장은 단 8분만에 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 평소에는 말라있던 아파트 인근 하천이 갑자기 범람했고,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쏟아져 내린 겁니다. 10시간 가까이 물을 빼내고 나서야, 본격적인 수색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초초하게 흘러가는 시곗바늘이 저녁 8시를 지나칠 무렵, 주차장 입구로 한 30대 남성이 구조대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구조 현장 (어제) : {천천히 해. 천천히.} 세상에. 아유, 세상에. {천천히 해. 천천히.} 아유, 감사하다. 세상에. 감사해. 감사해. 세상에 대단하다.]

침수 약 14시간 만에 첫번째 생존자가 구조되는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던 순간입니다. 이 남성은 집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주차장 천장에 있는 배관에 매달려 버텨냈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사탭니다. 이어 약 1시간 30분 뒤, 두번째 생존자가 구조됩니다.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자 구조 현장 (어제) : {와, 사람 있다. 사람 있어.} 잠깐만 내릴게요. 잠깐만요.]

두 번째 생존자는 50대 여성. 천장 배관 사이에 몸을 걸친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구급차로 옮겨지는 동안에도 "나 여기있어요"라는 말을 되뇌일만큼, 두려움과 고통이 컸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만 그 이후로는 더 이상의 기적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다른 실종자 7명은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고, 끝내 숨지고 말았는데요. 이 중엔 구조된 50대 여성과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던 중학생 아들, 그리고 60대 노부부와 70대 노모를 모시던 50대 남성 등이 포함됐습니다. 대부분 차 안이 아닌, 주차장 기둥 사이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당일 아침 안내방송을 했던 아파트 관리소장은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어제 새벽 4시에 출근한 뒤 "지상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안내방송을 했고, 이후 비를 뚫고 순찰에 나섰습니다. 약 한시간 뒤, 지하주차장에도 물이 들어찰 수 있다는 판단하에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달라"는 추가 안내방송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인근 하천이 순식간에 범람하며 지하주차장으로 밀려들기 시작한 겁니다. 그는 '안내방송이 인명피해를 야기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자괴감이 든다. 더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다"며 중압감을 토로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관리사무소는 최선을 다했다. 일방적인 책임 제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리소 측 관계자 (어제) : 제가 이 앞에서 통제를 다 했거든요. (차를) 이쪽으로 빼고 저쪽으로 빼고 해가지고 다 통제를 하고 했는데 순식간에 물이 범람을 하니까 방법이 없잖아…5시 20분 정도 방송을 하고, 저는 이제 차량 통제를 여기서 하고, 그다음에 나중에 보니까 5시 50분 정도에 물이 막 범람했다고요. 들어와서 10분 만에 물이 차버렸어요.]

두 번째 픽은 < 현장으로 > 입니다. 용산 대통령실이 태풍 힌남노 대응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인 5일 아침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한 뒤 철야 근무를 섰고, 어제 6일에도 집무실과 위기관리센터를 수차례 오가며 폭우 대응, 특히 포항 아파트 수색작업을 진두지휘했다고 합니다. 오늘 자정을 넘겨 약 40시간 만에 퇴근을 했고요. 이어 다시 오전 9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긴급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지하 주차장에 침수된 차량을 꺼내오기 위해서 주민들이 들어갔다가 이런 참사를 겪게 돼서 정말 대통령으로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어젯밤에 기적적으로 두 분이 구출이 돼서 정말 생명과 삶의 위대함과 경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습니다. 저는 이따가 국무회의를 마치고 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포항에 가서…]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또 받지는 않겠단 의지가 엿보입니다. 대통령실이 전한 어젯 밤 사이 상황인데요. 지하주차장 실종 보고를 받은 후, 윤 대통령은 즉시 소방과 경찰, 군에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빗물을 빼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울산 지역 소방서에 대기 중이던 '방사포 시스템'을 전부 포항으로 이동시켰는데요. "고립된 생존자가 반드시 있을 것, 끝까지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며 현장 구조인력을 거듭 독려했다고 합니다.

약 8시간 만에 다시 출근한 뒤, 태풍 피해 점검을 겸한 국무회의에서는 포항을 최대한 빨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복구 예산 5백억 원도 긴급 편성했는데요.

[태풍 '힌남노' 피해 상황 긴급 점검 국무회의 : 늘 말씀드립니다만 재난은 우리 사회의 약자에게 더 큰 피해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재해보험금, 재난지원금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후 예고대로 포항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지하주차장 비극이 발생한 남구 인덕동의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는데요. 초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채로 소방당국에 현장 상황을 보고 받기도 했습니다.

자, 대통령만 현장을 찾은 건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오늘 아침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포항 남구 일대를 찾았는데요. 새로 바뀐 초록 민방위복을 입은 윤 대통령과 달리, 기존의 노란색 민방위복에 장화를 신은 차림이었습니다. 이 대표,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해선 야당으로서 협조하겠다면서도 "정부의 지원금이 너무 적다" 보상액 상향을 주장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피해 보상 대상을 지금 주거만 하고 있다, 그 말이잖아요. 상가나 {예, 그렇습니다.} 일반 소기업은 최소한의 지원 필요하다는 거 하고 또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 지금 침수에 200만원이라는 거잖아요. 이번 기회에 너무 소액이라서 지원금을 올리는 거를 정부하고 좀 협의하고 요청드리도록 하는 걸로…]

세 번째 픽은 < 50명 물갈이 > 입니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이른바 용산발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약 2시간 전 김대기 비서실장의 관련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일단 대통령실에 앞서 내각 관련 '깜짝 발표'가 있었습니다. 100일 넘게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복지부 제 1차관을 승진 발탁한 겁니다.

[김대기/대통령 비서실장 : 예산·재정 분야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입니다. 과거에도 예산을 하면서 연금, 또 건강보험 이런 쪽에, 개혁 쪽에 많이 참여를 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보건복지 분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조 후보자, 수원 세 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기위해 생긴 '복지 사각지대 개선' TF 단장도 맡았고, 대통령실 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간에도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 중이었습니다. 그동안 정호영, 김승희 후보가 줄줄이 낙마하면서 현 여권 정치인부터 전 정부 인사들 이름까지 골고루 나왔었죠. 그런데 결국 '내부 승진'으로 방향을 튼 것 보니, 적임자 찾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충이 느껴집니다.

다시 대통령실 이야기로 돌아오죠. 이미 알려진 대로 정무 1비서관에는 '독한 말'로 유명한 전희경 전 새누리당 의원, 2비서관에는 전략통으로 알려진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을 임명됐습니다. 그밖에도 비서관, 행정관 중심의 인선 교체가 이뤄졌는데요. 대략 50명, 대통령실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강인선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에 띕니다. 그러면서 부대변인을 1명 추가로 임명하고, 당분간 부대변인단 체계로 가겠다고 했는데요. 앞서 홍보수석을 김은혜 전 의원으로 바꾼 데 이어 '홍보라인' 보강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네 번째 픽은 < 킹달러 > 입니다. 천정 뚫린 환율 소식, 이미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오르고 또 올라 오늘은 1380원을 넘어섰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인데요.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타고 140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 있다는, 요샛말로 '킹받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수입품 물가는 오르기 때문이죠. 가뜩이나 하늘 모르는 소비자물가는 계속 상승 압력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3년 만의 추석을 앞두고, 차롓상 밥상머리 물가도, 고속도로 휴게소 물가도 급등했다는 슬픈 소식도 함께 들어와있습니다. 제 원픽인 '소떡소떡', 이 떡꼬치가 무려 4900원이 됐다고 하는데, 정녕 실화인지 묻고 싶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 < 북핵대표 회동 > 입니다. 오늘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두 달 만에 만났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도발 재개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걸로 보이는데요. 이 과정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밝힌 '담대한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내에선 이미 시동을 걸었는데요. 국내 민간단체가 신청한 대북 지원 물자 반출을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승인했습니다. 때마침 오늘, 북한에서는 최고인민회의가 열립는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기에 참석할지, 참석한다면 어떠한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수요일 뉴스픽은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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