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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래에게 강제 '복싱 스파링'…더 잔혹해진 10대 학폭

입력 2022-09-05 22:19 수정 2022-09-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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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 밀착카메라는 10대 아이들의 학교폭력 현장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또래 친구들을 상대로 서로의 얼굴을 때리도록 복싱 스파링을 시키고 물에 강제로 들어가게 하는 등 폭력에 멍든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학생들이 또래 학생들에게 복싱 스파링을 시킵니다.

[A군/가해 의심 학생 : 선수 입장. 빨리 (글러브) 껴라. 먼저 쳐버려. {둘 다 세게 해. 알았지? 시작.}]

친구를 때리라는 말에 피해 학생들이 망설입니다.

그러자 반칙을 쓰라고 다그칩니다.

[A군/가해 의심 학생 : 더러운 복싱 해봐. 반칙 다 써도 돼. 자리 바꿔. {지금이야. 쳐.} 이럴 때 봐주지 마. {너도 코피 터뜨려야지.}]

직접 나서기도 합니다.

[B군/가해 의심 학생 : 규칙 정하자. {한 손으로 해줄게.} 쫄지 말고 때리라고.]

[A군/가해 의심 학생 : 일어나. 나 이렇게 끝내기 싫어. 빨리 일어나. 10초 안에 안 일어나면 바로 XX 때린다.]

폭행은 새로운 방식으로 또 이어집니다.

피해 학생들을 밧줄로 묶고 물속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B군/가해 의심 학생 : 그냥 헤엄쳐. {어차피 너네 젖게 돼 있어. 앞에 바닥 다 보인다고. 그냥 가라고.}]

물에 빠져 발버둥치는 장면을 보고도 웃습니다.

[B군/가해 의심 학생 : {빠지면 너네가 XX인 거야.} 쫄지 마. 쪼니까 안 되는 거야. {진정하고 힘 주지 말라고.}]

피해 학생 부모들은 A군과 B군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폭언과 폭행이 일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어느 날 갑자기 머리카락을 자르고 온 거예요. 면도칼까지 대서…(A군이) 기분 안 좋아서 가위를 가져와 앉혀놓고 자른 다음에 면도칼로 밀었다고.]

용돈도 빼앗겼다고 말합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용돈은 월요일 아침에 들어가는 걸 아니까 무조건 자기 통장으로 입금하는 거고요. {휴대전화를 뺏어서 이체하고?} 토스, 카카오를 이용하는데 (비밀번호) 다 알고.]

지금 학교도 이 사건을 조사 중인데 심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당장 해결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학교장 : 일단 아이들 출석정지를 시킨 거예요. (학교폭력) 심의 나오기 전까지 학교에서 조치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교육청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 : 저희가 심의나 그런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권한도 없어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를 찾아가봤습니다.

[A군 아버지 : 잘 놀던 아이들이잖아요. 집에 와서 같이 웃고 놀던 아이들인데 부모가 일을 너무 크게 키우지 않나 싶어요.]

[B군 어머니 : 졸업까지 지금 80일 남았잖아요. (부모들이) 아이들 화해를 시켜주고. 어른들이 해야 하는 건 이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이걸 퍼뜨려서…]

피해 사실을 자세히 이야기하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A군 아버지 : {바로잡아주는 게 어른 역할이잖아요. 친구를 좋아하는 방법이 이렇게 돼선 안 된다…} 확실히 와닿았습니다. 친구들끼리 그랬으니 이해해주면 안되겠나 생각했었는데.]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피해 학생 : {아버지 걱정하실까 봐 이야기를 못 했던 것도 있을 거고. 어떤 게 가장 힘든지…} 그냥 다 잘 끝났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는 어른들이 원하는 대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학교폭력을 선과 악의 대립으로 봐선 안 됩니다.

아이의 잘못은 분명히 직시하고 또 아이의 아픔은 온전히 이해해야 깊은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고민주)
(충남당진경찰서·충남당진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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