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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태풍 온다는데…아직도 처참한 '폭우 상처'

입력 2022-09-03 18:54 수정 2022-09-0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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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곧 태풍도 오는데 한 달 전 폭우 피해를 입었던 곳들, 복구는 다 마쳤을까요? 저희 취재진이 찾아가 보니 아직도 처참한 모습 그대로인 곳들이 많았습니다.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아파트 주민들은 태풍을 막겠다며 지난 폭우로 침수됐던 차와 자갈로 출입구를 막고 있었습니다.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동작구의 한 PC방입니다.

한 달 전 역대급 폭우에 침수됐던 곳입니다.

[김기도/PC방 업주 : {사장님 물이 어디까지 찼던 거예요?} 보세요. 천장까지 그냥 꽉 찼죠. {빗물이 거기까지 찼던 거예요?} 단순히 빗물만 들어온 게 아니라 배관이랑 하수구 똥 오물이 다 역류하니까 30분 만에 천장까지 꽉 차버린 거죠. {그런데 복구가 한 달이 지나도 왜 아직도 안된 거예요?} 지자체 알아보니까 바닥에 물기가 없어야 지원이 된대요. 근데 이게 말이 되냐고. 침수 피해 현장에서 물기가 없어야 (피해 복구) 지원이 된다는 게요.]

또 다른 건물 지하. 역시 복구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습니다.

[불 좀 켜주세요. 여기는 물도 안 빠졌어. 지금 못 들어가요.]

폭우에 허리까지 침수된 시장통을 한 상인이 허우적대며 나옵니다.

한 달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한여름/재래시장 곡물 상인 : {여기 사장님이시죠?} 네. {혹시 이거 그때 피해 입은 물품은 아니에요?} 그건 못 팔죠. 오수에 젖어서 하나도 못 쓰고 다 버렸어요. {이게 그날 사진이에요?} 네, 이런 물건은 팔 수가 없죠. {피해 금액이 어떻게 돼요?} 갖다 버린 것만 1억 5천이에요. 진짜 죽고 싶은 심정이에요.] 

옷 가게도 심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가지고 있던 옷을 몽땅 빨아 말려 보지만 팔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성분/재래시장 속옷 상인 : {곰팡이 난 거 이건 못 파시는 거예요?} 이제 2000원이나 1000원씩 팔아야지, 1만7000원짜리인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빗물이 맹렬히 들이칩니다. 차량 대부분이 탈출에 실패합니다.

한 달 전 엄청난 수해 피해가 난 판교 아파트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모래가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있습니다. 

당시에 완전히 침수됐었던 지하 주차장은 아직도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주민들 차는 길거리에 방치돼 있습니다.

현재 280여 세대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는 아직도 주민 절반이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에 상황은 어떤지 한번 들어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입주민들은 기본 생활이 힘들다 말합니다.

[윤성로/폭우 피해 입주민 : 엘리베이터 복구는 지금 엄두도 못 내고 있고요. {전기가 안 되니까 임시 불을 켜놓은 거군요.} 전기만 안 되는 게 아니라 위쪽 보면 배관들도 다 물을 먹어서…]

터진 공조관, 부러진 전기배선. 전기설비가 있던 자리는 폭격을 맞은 듯합니다. 집 안에서는 냉난방은 물론 물도 잘 못 씁니다.

더 불안한 건 다가오는 태풍입니다.

[윤성로/폭우 피해 입주민 : 태풍 두 개가 또 온대서 입주민들끼리 임시로 막았어요. {죄송하지만 이걸로 막을 수 있겠어요?} 이걸로라도 물길을 저쪽으로 좀 돌려보려 노력해 봐야죠. 차도 이게 침수차인데… {어차피 침수된 차니까 이걸로 일단 물이라도 막아보자는 거군요.} 그렇죠. 차로도 막고 여기 돌도 그냥 쌓아보고요.]

개강을 한 대학교도 문제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캠퍼스 안에 있습니다. 한 달 전 폭우의 흔적은 이렇게 처참하게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흘러내린 토사가 이 밑으로 경사로를 따라 흘러 내려가면서 이미 보도블록은 다 실종된 상황이고 그 밑에 있는 인문대학 사범대학까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1층 강의실은 대부분 못 쓰게 됐습니다. 복구는 지금도 한창인데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A씨/서울대 학생 : 수업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대부분 전환됐고요. 사범대의 경우에 특히 줌으로 비대면 수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근본 해결책은 도심 속 물길을 다시 만드는 겁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길면 10년 이상까지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이 있는 분들이 자기 임기 안에 완공 못 합니다. 완성은 다음 결정권자가 할 수 있도록 넘겨줘야 합니다.]

(인턴기자 :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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