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해서 정치부 이희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취임한 지 나흘밖에 안 된 야당 대표를, 검찰이 소환 통보를 한 건 상당히 이례적으로 봐야되는거죠?
[기자]
네, 야당 대표에 취임하면 통상 정부 여당 인사들과 상견례를 합니다.
이 대표도 오늘(1일) 한덕수 총리나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상견례 자리를 이어가던 와중이었는데, 검찰이 전격적으로 소환 통보를 한 겁니다.
이른바 허니문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 이 대표 측의 당혹감은 더 큰 분위기인데요.
검찰 입장에선 공소 시효가 8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표를 서둘러서 불러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시기이지만, 소환이 불가피했단 게 검찰 입장인데요.
특히 소환 시점이 당 대표가 된 직후인 만큼, 사안의 폭발성이 더 커졌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입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도 전해드렸지만 '전쟁'이란 표현이 나왔습니다.
[기자]
네, 오늘 보좌진이 이 대표에게 관련 소식을 보고하며 "전쟁입니다"라고 보낸 문자가 포착됐습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측근으로 일했던 김현지 보좌관이 의원실 단체 채팅방에 띄운 문자였는데요.
문자엔 "백현동과 대장동 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라며 "전쟁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앵커]
"전쟁입니다"라는 말 역시 이 대표 측과 그리고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예고하는 그런 단어겠죠?
[기자]
사실상 이 대표 측이 이번 검찰 소환을 바라보는 입장이 '전쟁'이란 말에 함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상황 자체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 정치 보복으로 보고 전쟁을 치르듯 거세게 대응하겠단 의미로 읽히거든요.
앞서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메시지는 오전 11시 10분에 보냈는데, 이 대표는 오후 3시 5분에 이걸 열어보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이 대표는 원래 보안필름을 써서 화면을 안 보이게 해놨는데, 오늘 찍힌 사진을 보면, 보안필름도 뗀 것처럼 보입니다.
이 사진으로 이 대표 입장이 더 명확해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오늘 검찰 소환 통보 사실을 민주당 대변인이 오늘 공개를 했잖아요? 결국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거대 야당이 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정치적인 사건이 됐다 이렇게 봐야겠죠?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수사에 대해 정치 보복성 수사라며 위기감을 내비쳐 왔습니다.
때문에 이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당이 나서 이른바 '방탄용 당헌'을 개정하기도 했고요.
다만 민주당이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소환 요청에 협조할 가능성은 사실상 적어 보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꼭 소환에 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불출석 가능성에 힘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