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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악연' 론스타에 2900억 배상…"끝까지 다툴 것"

입력 2022-08-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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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년 이상, 길게 봐서는 장장 19년을 끌었던 론스타 사태가 일단은 일단락됐습니다.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6조원 규모의 소송에서 약 2900억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배상금 비율을 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법무부는 "피 같은 세금을 지키겠다. 끝까지 다퉈보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19년 악연 마침표 > 입니다. 무려 19년 동안 이어진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악연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6조원 대 소송에서 약 29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떨어졌는데요. 오늘 뉴스픽에선 그 질긴 악연의 역사를 핵심만 쏙쏙! 딱 5분안에 '순삭 정리' 하겠습니다.

론스타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진 블랙머니의 한 장면입니다. 물론 영화적 허구도 존재하지만 '외국계 사모펀드가 국내 대형은행을 헐값에 매수했다'는 큰 줄기는 동일하죠. 영화 속 대한은행은 론스타에 헐값에 팔린 외환은행을 상징합니다.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의 부동산투자 전문 헤지펀드였던 론스타는 IMF 위기에 처한 한국에 집중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본격적으로 외환은행 인수사업에 뛰어드는데요. 자산규모 62조 원대 외환은행을 불과 1조 4천억원에 사들이는데 성공합니다. 외한은행의 가치가 속된말로 '후려치기' 당한 사건이었죠. 이후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다시 매물로 내놨고,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약 4조 6천억원에 파는 데 성공했습니다. 9년 사이 한 것이라곤 사고 판 것 뿐, 무려 4조 원이 넘는 이익을 챙겼습니다.

[영화 '블랙머니' : 말이가? 70조짜리가 무슨 1조 7천억원에 넘어가? {말이 안 되지.} {근데 그렇게 넘어간 근거가 팩스 5장. 대한은행에서 금감원으로 보낸 허위 보고서.} 허위보고서? {BIS 비율 조작한 서류.} BIS… BIS가 뭐야? {으이그… 자기자본비율이라는 건데 '대한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서 재정상태가 안 좋은 그런 부실 은행이다' 이런 거를 팩스로다가…}]

그렇습니다. 매각 당시 외환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이 8%아래인 '부실은행'으로 분류됐습니다. 싼 값에 팔릴 수 있도록 비율이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요. 결국 감사원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음성대역 / 2006년 6월) : 외환은행이 당장 부도 위기에 직면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되며, 외환카드 문제 해결을 위해 매각이 불가피했다는 은행 측 설명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매각업무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은 채 파행적으로 추진됐다.]

이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대검 중수부는 론스타코리아, 외환은행, 지금의 기재부인 재정경제부 인사들을 대거 재판에 넘기는데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외환은행의 주가를 떨어뜨린 유회원 전 론스타 대표에게 징역 3년형이 확정됩니다. 당시 수사팀에 있던 윤석열 대통령이 영화 블랙머니 속 조진웅 씨 역할의 모델이 됐단 이야기도 있죠.

그런데 론스타는 적반하장 행보에 나섭니다. 무려 4조 원에 가까운 '먹튀'를 한 것도 모자라 2012년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6조원대의 소송을 제기하는데요. 외환은행을 되파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방해가 있었고, 홍콩의 HSBC에 5조 9000억원대에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손해를 봤다는 겁니다.

그렇게 10년을 끌어온 법적분쟁이 드디어 오늘 종지부를 찍은 건데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한국 정부의 '일부 패소' 즉, 론스타가 요구한 6조원 중 약 4.6%인 약 29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습니다. 일각에선 배상금 비율로 봤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 청구 금액 대비 약 4.6%가 인용된 것입니다. 한편 중재판정부는 조세 등의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론스타 청구를 대부분 기각했습니다. 액수가 많았던 조세 쟁점에 대해서는 모두 정부가 승소했습니다.]

중재 결정문에는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은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애초에 매입 과정에 적법하지 않은 절차가 있었으니, 뒤늦게 론스타가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건 적반하장 격이라는 데 공감을 표한거겠죠. 그래서일까요.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만족할 수 없다, 끝까지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많이 감액되기는 했습니다만 정부는 이번 중재판정부의 판정에 대해서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소 신청 등 후속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금융 역사를 흔들었던 대사건인 만큼, 관련된 인물도 많습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론스타의 혐의를 밝혀낸 대검 수사팀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역시 검사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포진해있었죠.

반대로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엔, 론스타의 한국 법률대리를 맡았던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거액의 급여를 받았단 사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003년 당시 외국자본이던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예외승인 협조공문'을 보낸 당사자로 알려져 있죠. 또 김진표 국회의장은 사건 당시의 경제부총리로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바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저는 개인적으로는 론스타에 개입한 적이 없어요. 경제부총리로서 국회에서 뭐 2005년 이때 그런 상황에 대해서 제 소신도 얘기하고 답변도 하고 했었던 것이지, 전 참여한 적이 없습니다. {김앤장 시절도 참여하신 적이 없다.} 참여한 적 없습니다.]

두 번째 픽은 < "한남동 살아요" >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이르면 내일, 늦어도 9월 초에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서초동 패밀리'가 아니라 '한남동 패밀리'가 되는 건데요. 관저에는 국가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한 간이 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회의실, 부속실, 경호처 사무실 등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한덕수/국무총리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재난이나 이런 상황이 됐을 때 대통령께서 어디에 계시든지 그것을 일정한 보안이 유지되는 차원에서 전국적인 지휘를 할 수 있는 그러한 시설이나 설비나 이런 것들은 항상 대통령과 같이 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직장인들의 꿈이죠. '직주근접'이 실현됩니다. 서초동에서 집무실까진 교통을 일부 통제한 상태에서도 10분 가량이 소요됐는데, 한남동 관저에선 그 절반인 5분이면 충분하다고 하죠. 교통 통제구간도 훨씬 줄어듭니다.

또 관저를 포함한 한남동 공관 지역 일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군부대의 원활한 임무 수행을 보장하기 위해서인데요.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설명을 들어볼까요.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군사보호구역 왜 설정한 거죠? 주민들의 재산권 권리를 보장했는데 왜…]

[이종섭/국방부 장관 : 지역 주민들 재산권 행사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안에 근무하는 우리 군인들, 군인들의 임무 수행 여건을 제대로 마련하기 위해서 그렇게 설정을 했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예를 들어서 주변에 건물을 짓는다든가 군으로부터 (검토를) 추가적으로 받아야 되잖아요.]

[이종섭/국방부 장관 : 이번에 설정한 것은 울타리 내부를 설정한 겁니다. 그래서 그 안에 지역 주민들이 건물을 짓거나 할 그런 가능성은 없습니다.]

군사시설보호법 보호구역이 기존 공관 지역 울타리 안으로 한정되는 만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같은 제약이 새로 생기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구역에 침입했을 때의 처벌 수위는 달라지죠. 기존에는 주거침입죄로 처벌 받았다면, 이제부터는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더 무거운 처벌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또 경계를 담당하는 군부대도 기존의 군사경찰대대에서 청와대 방호를 담당해온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으로 교체됩니다.

민주 최고위 다만 관저 공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죠. 야당은 "김건희 여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가 관저 공사를 수주했다"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29일) : 김건희 특검법이 필요합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의 특혜 의혹에 이어, 또 이 업체가 무면허로 전기공사를 수주했다는 수시간 전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역할을 나눠, 이 대표는 '협치', 최고위는 '공격'에 집중하고 있단 분석도 나왔죠.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더구나 민주당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역할 놀이 분담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권식 화전양면 전술입니다.]

그런데 여당이 아닌 친문계에서도 친명계의 공세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수현/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지난 29일) : 김건희 여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업체들이 계속 수의계약을 하고, 이런 부분은 국민들께서 이미 다 아시고 계시고, 판단하고 계시다 믿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민주당이 특검을 도입하니 이런 문제를 계속 거론을 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정치의 영역으로 자꾸 변질이 돼가지고요. 본질을 국민들께서 판단하시는 데에 혼란이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세 번째 픽은 < 하와이 회동 > 입니다. 지금이라도 공항에 달려가야 하는 것 아닌지. 현지시간 9월 1일,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일 세 나라의 안보실장이 회동을 갖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회동이고요. 대통령실은 "북한 문제, 한미일 협력, 경제 안보, 주요 지역과 국제문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냥 '안보'가 아니라 '경제안보' 관련 논의도 오갈 예정인데요. 한·미·일에 대만까지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한국 전기자동차의 보조금을 제외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거론될 걸로 보입니다. 어떻게, 비행기표 끊어야 할까요? 국장 허락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네 번째 픽은 < 안녕 고르바초프 > 입니다. 소련의 개혁, 개방 정책을 상징하는 지도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투병 끝에 향년 91세로 사망했습니다. 고르바초프는 독일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소련을 해체하는 등 냉전 종식의 주역으로 평가받죠. 1990년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행위에 대해서도 "이 세상에 인간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고르바초프의 사망 소식에 미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한 세상에 기여한, 보기드문 용기있는 지도자"였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마지막 픽은 < 가까운 추석 > 입니다. 벌써 2년째 함께하는 코로나, 우리네 명절 풍경도 완전히 뒤바꿔놨습니다. 가끔은 "그래 요즘 회사는 잘 다니니?" 하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그리워질 정도로 고향 식구들을 뵌 지가 오랩니다.

[화면출처 '경북 의성군' : 애미야. 올 추석에는 코로나 때문에 저거 하고. 너거 집에서 쉬래이.]

[화면출처 '경북 의성군' : 너들도 아들 때문에 욕본다. 아들도 학교도 못 가고. 나는 걱정은 하지 마라. 나는 잘 있다 그래. 너나 모두 잘 지내라 편안하게]

아마 어른들, 말씀은 저렇게 하셔도 뒤에서는 눈물 한 방울 훔치셨을 겁니다. 올해부터는 거리두기 없는 추석, 가까운 추석이 돌아옵니다. 인원 제한이 모두 사라졌고요. 고향 가는 길, 휴게소나 버스, 열차 내 음식을 먹는 것도 허용됩니다. 제 원픽은 소떡소떡이고요. 전국 고속도로 모든 통행료도 면제! 딱 하나,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시설 면회는 금지라는 거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9월 3일부턴 해외 입국 전 PCR 검사도 폐지됩니다. 지금은 입국 전 해외에서 한번, 입국 후 국내에서 한번, 총 2번 검사를 해야 했는데, 이중 검사라는 논란이 일자 입국 전 검사는 폐지한 겁니다. 그래서 국장, 저 하와이 티켓 끊어도 될까요?

오늘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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