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자 '800원 횡령 버스기사' 판결에 "마음 무겁다"
JTBC 취재진과 인터뷰 하는 김학의 씨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800원 횡령 버스 기사' 판결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오 후보자는 어제(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그 분(버스 기사)이 제 판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단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
나름대로 가능한 범위에서 사정을 참작하려 했는데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선 오 후보자의 '균형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가) 대법관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균형감을 말했는데, 이런 해고 사건에서도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JTBC와의 통화에서도 "검사 사건은 검사 측 사정을 충실히 심리한 흔적이 판결문에 보이지만, 버스 기사 사건은 그런 흔적이 없다"며 "30년 동안 판사로 일한 오 후보자가 평범한 시민들에 관련된 정보를 일부러라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후보자는 비슷한 판례가 있다는 점을 들었지만, 이 의원은 "소액을 횡령한 사건들은 오히려 구제한 사례가 많다"고 반박했습니다.
JTBC 화면 캡쳐 자신이 수사하던 사건의 변호인으로부터 85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아 면직 처분을 받은 검사에겐 "면직 취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선 "전형적인 '무전유죄 유전무죄'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오 후보자는 "지적하는 취지를 받아들인다"며 고개 숙였습니다.
한편 이 사건에서 '800원 횡령 버스 기사'를 해고한 회사의 변호인이 오 후보자의 고등학교 후배이며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사실도 처음 알려지며 쟁점이 됐습니다. "사적 인연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오 후보자는 "이번 판결을 보고 알게 됐다"며 "해당 변호사 사건 중 제가 심리한 민사소송은 3~4건인데 이중 승소한 사례는 버스 기사 한 건"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어제(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는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당사자인 전 버스 기사 김학의 씨는 오늘(30일) JTBC와의 통화에서 "
사실 (오 후보자가) 저한테 사과했다고 보기엔 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법리를 따지는 오 후보자의 태도가 자신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굉장히 힘들게 살다 보니 판결에 대해 그냥 그런 줄만 알고 살았다"며 "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항소라도 해볼걸'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