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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작품이 한자리에…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아침& 라이프

입력 2022-08-30 08:04 수정 2022-08-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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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김하은


[앵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오늘(30일) 아침&라이프에서 전시해설가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 화제 전시장 나들이 가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우철 도슨트: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국민 화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림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이름은 다 아는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소개해 주실 거죠?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소장품 중에서도 이중섭 작품만을 골라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중섭 화가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이기도 한데요, 이번에는 일본 유학 시절에 그렸던 연필화부터 나중에 일본 유학을 갔을 때 결혼까지 하게 되는 사랑하는 아내 마사코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리고 대표작들을 포함해서 약 100여 점이 전시돼 있어요. 특히 40년 만에 공개되는 춤추는 가족이라는 작품도 주목해 볼 만한데요. 화면에 나오죠. 굉장히 유명한 작품입니다. 40년 만에 공개가 되는 거고 그리고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는 작품들도 있어서 이번 전시가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앵커]

그렇겠어요. 흔히 황소라는 작품을 그린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에 대해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고요?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한 작품씩 쭉 보면서 이중섭의 인생과 사랑 얘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첫 번째 작품은 벌거벗은 아이들이 물고기와 게를 장난감 삼아서 놀고 있는 작품인데요. 이중섭의 고향이 북한입니다. 그래서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제주와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했는데 저 파란 배경은 제주 바다를 상징한다고 해요. 그리고 이 시절에 먹을 게 부족해서 물고기와 게를 굉장히 많이 잡아먹었는데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그린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좌측 하단을 보면 이름이 적혀 있어요. 아들 이름인데 두 명의 아들이 혹시 싸울까 봐 두 개를 그려서 각자 이름을 써서 보내줬다고 합니다. ]

[앵커]

똑같은 그림을 두 점씩 그린 거예요?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전시장에 가면 같은 그림이 나란히 전시돼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보면서 절로 이렇게 미소가 나왔던 그림이기도 합니다.]

[앵커]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보는 내내 뭔가 가난했던 시절일지라도 행복했던 기억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그럼이었어요. 아이들이 그림 속에서 발가벗고 있는 것도 귀여워 보이고요.

[정우철 도슨트 : 이중섭은 신혼 초에 사실은 좀 아픔이 있었어요. 첫 번째 아이를 병으로 금방 떠나보내야 했었는데 그때부터 자신의 죽은 아이가 죽어서도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벌거벗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면을 많이 그렸다고 해요. 가족을 몹시 사랑했는데 사실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시절은 굉장히 짧았어요. 지금 보시는 작품이 현해탄이라는 작품인데 위쪽을 보면 저렇게 가족들이 손을 들어서 이중섭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앵커]

아내와 두 아이인 거죠?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그리고 중앙을 보면 이중섭이 배 위에서 손을 크게 벌리고 있잖아요. 가족들을 반기고 있는데 생활고 때문에 가족들을 어쩔 수 없이 일본으로 보냈어요. 그 이후에 혼자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때 현해탄을 건너서 가족들을 만나는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린 거예요.]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기러기아빠의 마음이 담긴 거네요.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그래서 저 작품을 보고서 굉장히 슬펐어요. 공감이 됐고. 그리고 전시장에는 부인에게 보낸 게 있는데 편지지에 그림이 굉장히 아기자기해요. 그런데 내용을 보면 부인을 만나러 가겠다는 내용이 있어요. 굉장히 가슴이 슬픈 편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중섭은 결국 끝내 그리워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영양실조, 간경화로 고생하다가 무연고자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전시장 곳곳에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 애틋함,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저도 보면서 되게 좀 슬펐던 전시이기도 해요.]

[앵커]

저 편지가 마지막 편지일 수도 있었겠다라고 생각을 하니까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또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될 부분이 있을까요?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이번 전시 매력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이중섭의 은지화입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이중섭은 사실 그림 그리는 것 외에 생활력이 그렇게 강하지는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돈이 없을 때 담배갑 속에 들어 있는 은박지에다 그림을 그렸어요. 철판이나 못으로 모습의 윤곽선을 그린 다음에 물감이나 먹물을 손에 발라서 이렇게 새겼다고 합니다, 문질러서. 그래서 이런 은지화들인데 이중섭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은지화는 일종의 밑그림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은지화 그림과 캔버스에 실제로 그려진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예요. 크기는 작은데 이중섭 작품세계의 정수라고 평가받는 작품들입니다. 이 은지화들을 한 번에 약 30여 점을 만날 수가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은색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이라고 해서 은지화라고 하나 봐요.

[정우철 도슨트 : 맞아요.]

[앵커]

그러니까 거기에 그림을 그리고 그걸 실제로 캔버스 위에 옮기고 이런 작업들을 했던 건가요?

[정우철 도슨트 : 그렇죠. 은박지, 풍선껌 같은 걸 먹을 때도 은박지로 싸여 있잖아요. 거기에 모습을 새겨서 그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앵커]

마치 이중섭의 인생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전시. 오늘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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