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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영우 아빠' 전배수 "설경구 형, '송윤아도 네 팬'이라고…"

입력 2022-08-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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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
배우 전배수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국민 아빠'로 등극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전배수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박은빈(우영우)의 아빠 우광호를 연기했다. 딸을 위해 과감히 미래를 포기하고 미혼부의 길을 택한 인물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국민 아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간 전배수는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 활약해왔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2022) '트레이스'(2022) '지금 우리 학교는'(2022) '철인황후'(2020~2021) '허쉬'(2021~2021) 등 지난 2년여 동안 출연한 드라마만 5편 이상이다. 이렇듯 숨쉬듯 연기해온 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따뜻한 결실을 맺었다.

드라마와 자신을 향한 호평에 "불안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는 전배수. "내 한계를 모르니, 매번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 임한다"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이렇게 흥행할 것이라 예상했나.
"잘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만큼이라곤 뜻밖이다. 반신반의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이좋아해 주신다. 불안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인기를 체감하나.
"'짤'을 본다.(웃음) 사진도 웬만하면 다 찍어드린다."

-시청률 상승 추이에 놀랐겠다.
"처음엔 '왜 이렇게 좋아하지?' 뭐 때문이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웃음) 우리 딸이 5학년인데, 항상 아이가 작품 인기의 바로미터다. 아이가 좋아하면 다 좋아하더라. '철인왕후' 때도 혼자 깔깔대면서 보더라. '지금 우리 학교는' 할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큰 아이가 본 방송을 보려고 숙제를 빨리 끝냈다. 책상에 앉아서 미적대면 엄마랑 전쟁하는데, 수, 목요일엔 엄마가 잔소리를 안 한다. 그러면서 뭉그적거리다 드라마를 10분 정도 보게 되면 난리가 난다. 하하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눈높이에 맞는 것 같다. 쉽다. 일반적인 드라마 갈등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잖나. 전개도 빠르다. 그리고 강요하지 않는다. 슬프면 슬픔을 강요하지 않고, 우영우에게 아빠가 설명하지도 않는다. 6회에 결정적 장면이 이 드라마를 한방에 보여준다. '손님도 그만 나가세요' 그 장면이 이 드라마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동그라미를 만나서 사람의 진심에 대해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아빠가 나가라고 하니까 '네. 아저씨'하면서 한방에 (진심을) 알아버린다. 기존에 드라마 문법이었으면 그때 동그라미가 찾아왔을 거다. 그럼 아빠는 퇴근하는 영우를 붙잡고 설명했을 거다. 근데 이 드라마는 설명 없이 짧은 장면 하나로 전한다. 전개도 빠르고 센스가 있는 거다. 그런 게 '우영우' 같다."

-말한 것처럼 서사의 흐름에 차별화를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내겐 되게 크게 다가왔다. 홀아비 역할 많이 하는데, 늘 해오던 아빠 역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다. 근데 이 대본을 봤을 때, 늘 해왔던 아빠 캐릭터가 아니었다. 역할의 크기가 다르게 다가왔다. 내가 잘 해내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심경이 잘 녹아있던 대사는 무엇이었나.
"딱 두 장면이었다. 시금치를 다듬으면서 '아빠는 외롭습니다'. 그리고 레고를 받고 우는 장면."

-딸이 있으니 감정 이입하기 쉬웠나.
"부모는 똑같더라.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 어떤 순간에도 '나'가 없다. 우광호에게 만약 우영우의 다른 형제가 있었으면 차이에 관해 고민했을 거다. 근데 아이 하나만 키워봤으니, 이 아이와 정상적인 친구가 뭐가 다를지 모를 것 같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은 어떤 배우인가.
"1, 2회 방송 후 촬영장에 가자마자 은빈이와 감독님에게 큰절을 하고 왔다. 은빈은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잘하는 편이다. 팬데믹이 심할 때였는데, 촬영이 멈출까 봐 밥도 혼자 차에서 먹더라. 쉬는 시간에도 사람과 접촉을 잘 안 하려고 하더라. 이 작품이 멈추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고마웠다.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생겼다."

-'오늘의 탐정'에선 박은빈을 해치려던 역할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다.(웃음) 역할이 다른 것뿐이다. 그때는 아빠가 아니었고,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만들어나가는 부분이 많았다. 지금은 대본이 재미있으니까 그대로만 하면 됐다. 애드리브가 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우영우'가 그랬다. 취재를 많이 해서인지, 오히려 글 자체가 생동감 있었다. 작가님에게 친구처럼 지내는 법률 조언을 해주시는 변호사님이 계시더라. 우리가 반박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박은빈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우영우 캐릭터는 대사도 너무나 많다. 자폐 스펙트럼 캐릭터이기 때문에 눈이나 몸짓에서 생각이 드러날까 봐 딴짓을 한다. 그게 나에겐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연기였다. 한선영이나 태수미를 만나는 장면에서 연기가 해소됐다. 감정을 주고받으니까 하하하. 초반에 박은빈과 연기할 때는 톤을 못 잡겠는 거다. 그쪽엔 한 톤으로만 연기하니까. 난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는데, 자가발전해서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 거다. 그것도 어느 수위인지 확신이 안 섰다. 일방적으로 감정을 끌어올려도 맞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그러면서 초반엔 벽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근데 박은빈에게 그런 이야길 하면 힘들어할까 봐 언급하지는 않았다. 워낙 그 친구(박은빈)가 집중력이 좋아서, 많이 힘들었을 거다."

-박은빈은 들을수록 놀라운 배우인 것 같다.
"우리 현장에서 제일 선배는 박은빈이었다. 워낙 오래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다. 아역부터 시작한 친구인가 싶을 정도로 성실하다. 잘 컸다. 어른 사회에 빨리 들어와서 어른이 하는 걸 배우는 친구들이 있는데, 보면 제일 건강하다. 빠르고 센스도 있다. 현장을 좋게 유지하려고 굉장히 애를 쓰는 친구다."

-주현영은 어떤가.
"주현영 씨를 보며 '요즘 젊은 친구가 연기하는 게 저렇구나'라는 걸 느꼈다. 박은빈과 나는 연기를 안 들키려고 하다가 들키는 경우가 많다. 근데 현영이는 아예 대놓고 연기를 하니까, 그것이 자연스러운 거다. 그게 요즘 추세인 것 같다. 대본을 보고 연기한다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집중력이 강하더라. 어떤 상황이든지 밀어붙인다."

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전배수 사진=스타빌리지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설경구 형이 휴대전화 메시지로 먼저 ''우영우' 잘 보고 있다'더라. '송윤아도 지금 네 팬이다'라는 메시지가 왔다.(웃음) '안 보는 사람이 없구나' 싶을 정도로 셀러브리티분들이 많이 연락을 주시더라. 정유미와 염혜란 같이 친한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넷플릭스를 타고 글로벌 시청자도 만났다.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 사실 우리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리기도 하지만, 나 역시 좋은 대본과 좋은 분들과 작업해서 기쁘다. 늘 바라던 '나는 언제 저기 가 있지?'가 어느 순간 현실이 됐다. 반신반의하면서도 고맙고, 감사하다."

-전배수의 전성기는 지금일까.
"매번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내 능력의 한계가 어디인지 잘 모르니까."

-인기 이면에 자폐 스펙트럼을 패러디한 유튜버들이 논란이 됐다.
"그것도 결국 인기가 있어서 하는 것이잖나. 그걸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또 다른 계층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은 '안일하다. 실제 삶은 처절하다'고 할 수도 있다. 좋게 보면 오히려 이걸 통해서 그분들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된 것 같다.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교육할 수 있는 것이고, 교과서적으로만 장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교육의 장으로 끌고 오면 좋지 않을까. 좋은 쪽으로 발전해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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