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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20년 뒤 한국 여름 길이 증가율 35%…폭우가 남긴 숙제 '기후 위기'

입력 2022-08-21 18:19 수정 2022-08-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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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5년 만에 내린 이번 폭우로 다시 한번 '기후 위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죠. 폭우도 그렇지만, 비가 그치자 다시 찾아온 '폭염' 역시 기후 변화의 모습인데요. 저희가 살펴보니, 이대로 가면 일 년 가운데 절반이 여름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기후 변화 관련해 제가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35%입니다.

20년 뒤, 우리나라의 여름이 이만큼 늘어난다는 건데요.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약 20년 뒤인 2041년부터 20년간 우리나라 평균 여름 길이는 지금보다 35%나 길어집니다.

35%면, 34일가량 늘어나, 여름이 최대 131일이 될 것이라고 본 건데요.

게다가 60년 뒤엔 최대 170일로 늘어나, 일 년의 절반가량이 여름이고 현재 계절 중에 가장 긴 겨울은 39일, 약 한 달 정도로, 가장 짧은 계절이 될 거로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여름만 길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폭염에 이어 폭우 역시 기후 변화의 한 모습입니다.

[허창회/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대기 중에 온도가 높아지면 머금을 수 있는 습기가 증가해요. 그만큼 강수로 내릴 수 있는 수증기가 많다는 겁니다. 집중호우가 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난 8일 서울에는 한 시간 만에 141.5mm가 넘는 폭우가 내려 80년 만에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폭우를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후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 완벽한 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단 겁니다.

이번 폭우를 겪은 뒤, 서울시는 앞으로 집중호우에 대비해 서울 신월동에만 있있던 빗물 터널을 6개 더 만들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땅속 지하에 대형 배수관을 설치해 빗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건데, 신월동 빗물 터널은 지름만 10m로, 32만 톤 넘는 분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그런데 10년 가량인 완공 시간을 따져보면 이마저도 안심할 순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재난의 강도를 예측해서 거기에 충분히 대응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폭탄이 떨어졌을 때 이 정도 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번에 떨어진 폭탄은 그냥 폭탄이 아니라 핵폭탄이었다면…]

기후 변화의 또 다른 모습은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준다는 겁니다.

지난 8일 서울에 내린 폭우로, 발생한 사망자 8명 가운데 절반이 반지하에서 지내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폭우와 폭염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결국 식량문제로도 직결됩니다.

[허창회/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기온이 급상승하고 강수가 많고 농작물 자체가 큰 피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식량입니다.]

실제로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난 100여 년간 1.1도 상승했습니다.

온도 상승폭은 매우 미미해 보이지만요.

지구의 온도가 1.5도까지 오르면 식물 가운데 8%는 서식지를 절반 넘게 잃게 됩니다.

우리나라로 국한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92.8%에 달하지만, 기후 위기로 최악의 경우 30년 뒤에는 55%로 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 취재지원 : 이채빈·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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