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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범가족' 박희순 "어른 섹시? 지금도 의아하지만 감사해"

입력 2022-08-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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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넷플릭스박희순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희순(52)의 '어른 섹시'는 진화한다.

진화한 '어른 섹시'를 넷플릭스 새 시리즈 '모범가족'에 담았다. 최근 공개돼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1위를 차지한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박희순은 마광철을 연기한다. 마광철은마약밀매 조직의2인자로, 어릴 적부터 가족처럼 믿고 의지하며 온몸을 바쳤던 조직으로부터 버려질 위기에 처한다. 조직의 돈 가방을 가로챈 정우(동하)를 추적하던 중, 그를 죽이는 대신 그를 이용해 조직 몰래 사업을 확장하려 하는 인물이다.

그에게 '어른 섹시'라는 별명과 아이돌급 인기를 가져다준 전작 '마이네임'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 캐릭터다. '마이네임'에서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를 연기했던 그는 이번엔 2인자로 변신했다. 자칫 자가복제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상황. 그럼에도 박희순은 이번엔 힘을 뺀 연기로 '박희순 어른 섹시'의 다음 챕터를 열었다.
'모범가족' 스틸'모범가족' 스틸

-'모범가족'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엔 가족 이야기인 줄 알고 시작했다. 근데 사건이 커지더라. 대본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돈 가방을 가지고 일어나는 이야기는 많은 영화에서 있었는데, 그걸 어떤 느낌으로 풀어낼지 궁금했다. 소동극처럼 갈지, 작품성 있게 갈지, 오락성으로 가야 할지 (감독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조금씩 섞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처럼 잘 만들어진 것 같다."

-김진우 감독이 광철 캐릭터에 관해 '결핍에서 기인한 악인'이라고 했는데, 광철은 어떤 인물인가.
"가족이라는 것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행복감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인물이어서, (가족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동경이 가족을 가지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졌고, 그러한 '유사가족'에 맹목적으로 순응하고 모든 것을 바친 것 같다. 가족에 대한 맹목적인 희생이 악인을 만들었다. 가족에 대한 결핍이 악인으로 이어졌다는 감독님의 설명에 공감했다."

-전작 '마이네임' 속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우려도 있었을 텐데.
"만약 '마이네임'이 공개된 후 출연 제안을 받았다면,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마이네임' 촬영 중 대본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 같은 배우가 같은 직종을 연달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감독님을 만나 이런 우려를 전했더니, '차별화 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힘을 빼고, 열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이네임'과 다른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힘을 빼는 연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힘을 너무 빼면 마치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눈빛이 필요한데, 눈이 크다 보니 그나마 표현한 것이 잘 보인 것 같다.(웃음)"
박희순 사진=넷플릭스박희순 사진=넷플릭스

-광철의 전사를 어떻게 설정했나.
"배신에 방점을 두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동경이 있는 인물인데, 유사가족들은 나를 헌신짝처럼 내버린다. 그럼 진짜 가족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생각했다."

-정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정우는 정말 연습벌레다. 엄청 열정적인 사람이더라.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 작품을 본 아내 박예진의 반응이 궁금하다.
"(박예진은) 촬영 중이다. 보통 대본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박예진이 '모범가족' 대본은 보지 못했다. 정보 없이 (완성된 작품을) 봤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모범가족' 스틸'모범가족' 스틸
-최근 어른 섹시 혹은 아재 섹시의 주인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섹시라는 것이 나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 지금도 '왜지?' 싶기는 하다.(웃음) 연기를 위해 상의 탈의를 했는데, 나보다 몸 좋은 분들이 얼마나 많고, 멋진 분들이 얼마나 많나. 그런데도 섹시하다고 말해주니 쑥스럽고 창피하다. 잘 모르겠다. 하하하. 어찌 됐든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 배우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좋은 작품을 하는 것도 감사하다."

-팬들에게 어필하는 매력 포인트를 스스로 분석하자면.
"나는 매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목소리를 매력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나도 내 매력이 궁금하다."

-실제론 다정한 성격인데, 작품 속 박희순만 봤던 사람들은 무서워할 것 같다.
"원래도 나를 아주 무서워 했었다.(웃음) 센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음식점이나 술집을 가면 많은 분이 연예인에게 아는 척할 텐데, 나에게는 그러지 않더라. 요즘엔 홍보 활동을 하면서 내가 원래 그렇게 센 사람이 아니라는 게 알려진 것 같다. 무서워하지 않으시더라. 그건 달라진 것 같다."
박희순 사진=넷플릭스박희순 사진=넷플릭스

-공백 없이 계속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배우들은 일이 없으면 백수다. 계속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지만, 이게 직업이니까 여러분들이 일하는 것처럼 똑같이 일을 하고 있는 거다."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편인가.
"조금 더 젊었을 때는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성격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그랬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나이 먹으니까 두려워지는 건 있다. 반면 나이를 먹고 더 내려놓는 것도 생겼다. 본의 아니게 무모한 도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작품이 좋으면 도전하는 거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도전하려고 새로운 걸 소화할 여력은 없는 것 같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정말 좋으면 도전할 것이다. 장르와 캐릭터는 정해두지 않는다. 잘 못 하더라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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