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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빨래도 샤워도 사치…열흘 중 '이틀'만 물 나오는 마을

입력 2022-08-19 20:24 수정 2022-08-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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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제 또 비가 올지 몰라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이 없어 걱정인 분들도 있습니다. 전남 완도군에 있는 섬, 노화도와 보길도 주민들 얘긴데요. 열흘 중에 이틀만 물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서도 배로 30분 들어가야 하는 섬, 노화도를 찾아갔습니다.

읍내 한 공터에 트럭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1년 가까이 계속된 심각한 가뭄 때문에, 마을 이장들이 집집마다 나눠줄 생수를 받으러 온 겁니다.

[손행수/노화도 마을 이장 : (생수 받으러) 3일에 한 번 올 때도 있었고, 또 이번엔 5~6일 만에 오고.]

한 가정집 수도꼭지를 열어봐도 이렇게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이고, 단수 기간이기 때문인데요.

옆엔 급수 기간일 때 받아둔 수돗물이 있습니다.

이 수돗물들로 모아둔 설거지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박일순/노화도 주민 : 이렇게까진 안 해봤어요. 나 94년 살았어도 이렇게 가문 데는 내 생전 처음이야.]

3월부터 시행된 급수 제한이 이번 달부턴 더 심해졌습니다.

이틀 동안 물이 공급되면 그 뒤론 8일 동안 끊깁니다.

지난 월요일, 화요일 물이 나왔으니 다음주 목요일이 돼야 수돗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밖에서 물을 직접 퍼 와야 합니다.

[박일순/노화도 주민 : {진짜 안 내려가는구나.} 안 내려가요. 물이 없는데.]

바가지에, 플라스틱 대야와 통에 빗물을 모읍니다.

[박진곡/노화도 마을 이장 : 소독약을 넣으면 좀 더 맑아져요. 빨래도 하고, 일하고 와서 씻기도 하고.]

설거지한 물도 다시 씁니다.

[이연희/노화도 주민 : 한 번 하고 이제 아까우니까. 이 물 갖다가 퐁퐁 해서 또 씻고.]

매일하던 빨래도 샤워도 사치가 됐습니다.

[이연희/노화도 주민 : 하루 입었던 옷을, 땀 나는 옷을 여기다가 말렸다가 샤워 콜로뉴 뿌려서 입고 가요. 머리는 이틀에, 3일에 한 번씩 감아야 해.]

[김춘겸/노화도 주민 : 매일 속옷은 갈아입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속옷을 10벌 사서 딸보고 보내라 했어.]

이곳이 보길도, 노화도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지, 부황제입니다.

이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면 수위가 8.5m가 되는데, 지금은 눈금으로 보이는 것처럼 2m가 조금 넘는 상황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도 원래는 물이 차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돌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김기수/완도군 상하수도사업소 주무관 : 만수위일 때(물이 가득 찼을 때)는 42만5천톤인데, 현재는 3만6천톤으로 저수율이 8.6%밖에 안 됩니다.]

가까운 하천에서 물을 계속 끌어오고 급수차량도 매일 드나들지만 역부족입니다.

매주 며칠씩 식당 문을 닫고 있는 사장님도 막막합니다.

[김영준/식당 운영 : (문 닫은 날이) 저번 주에 3일, 지지난번 주에 이틀. 장사해야 하는데 그걸 다 포기하는 거죠. 우리 집사람은 엊그저께 울었어요. 물 문제는 사막에 중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이런 데 문제인 줄 알았어. 진짜로.]

전라남도와 완도군은 해저관로를 통해 광역상수도를 구축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육지에서 물을 끌어와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단 겁니다.

[박진곡/노화도 마을 이장 : 앞으로도 이런 시기가 계속 오지 않느냐. 기후가 안 좋잖아요. 대비를 해야 한다 이거죠.]

"자연은 어쩔 수 없다지만, 최소한의 대비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저희가 만난 한 주민의 말입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고통스런 여름이 반복되지는 않을지, 바짝 마른 날씨처럼 주민들의 마음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조성혜·김충현 / 인턴기자 : 성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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