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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북한, 담대한 구상 받을까…"금지된 광물수출도 제재면제"

입력 2022-08-17 18:47 수정 2022-08-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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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담대한 구상'을 내놨습니다. 7차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쳤다는 북한이 호응할지가 관심인데요. 윤 대통령은 오늘(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얘기"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먼저 다 비핵화를 시켜라, 그 다음에 우리가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지난 3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할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모습. 〈사진=조선중앙TV〉지난 3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할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모습. 〈사진=조선중앙TV〉


■ 담대한 구상? "협상 준비됐다는 우리의 신호"

북핵 문제를 다루는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는 것이 담대한 구상의 주안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호를 보낸 다음에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우리의 노력으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오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단은 "억지와 단념, 또 외교적 노력으로 비핵화 협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했다고 하기 전의 풍계리 핵실험 관리지휘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했다고 하기 전의 풍계리 핵실험 관리지휘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렇게 비핵화 협상 이전부터 우리 선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시작되지만, 북한이 협상에 응해서 실질적인 비핵화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담대한 구상의 시작점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담대한 구상으로 제시된 것은 경제 협력뿐 아니라 정치, 군사적 상응 조치까지 망라합니다. 이건 우리나라 혼자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 당국자는 "미국은 이미 (담대한 구상의) 목표와 원칙, 방향성에 대해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 때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 때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협상 나오면 제재 면제제도 타진"

앞서 대통령실은 북한과의 경제 협력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중에서도 식량 공급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면 합의 전이라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광물 자원을 넘겨받고 부족한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을 우리가 내준다는 이른바 '한반도 자원식량교환프로그램'(R-FEP)입니다. 지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상 북한이 석탄, 철광석, 금, 희토류 같은 광물을 수출할 수 없게 금지돼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제시된 북한 지하자원 거래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제재 면제제도를 활용해 하겠다는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이건 완전히 제재를 풀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재 면제는)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하는 것인데 미국 등 이사국 15개국이 동의해야 하기에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나온다면 우리가 이사국들과 협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그냥 지원받기보다 팔 수 있는 자원을 팔고 그 대금을 제3자가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로 받아 (필요한 인도적 물품을) 사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모든 구상이 실현되는 것에 전제는 북한의 진정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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