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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일협정 '뒷거래' 정황 사진 입수…야쿠자 접대한 실세들

입력 2022-08-17 21:06 수정 2022-08-1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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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정희 정권 당시 한일 협정을 맺을 때, 우리 정부가 일본의 극우 세력과 뒷거래를 했단 주장이 있어왔습니다. 저희 탐사보도팀은 그 무렵의 사진 자료들을 입수했는데요. 우리 권력자들과 일본 우익 인사들의 관계가 어땠는지, 결국 당시에 맺은 협정이 대등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건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오승렬 피디입니다.

[기자]

고풍스런 병풍 앞으로 고급 술안주가 한 상 가득합니다.

남성들의 옆자리마다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1960년대 고급 요정에서 찍힌 사진들입니다.

한 남성이 술을 권하듯 잔을 내밀자 다른 남성이 공손하게 응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술잔을 받는 남성 당시 박정희 정권의 2인자 김종필 씨입니다.

다른 사진에선 박정희의 경호실장 박종규 씨도 보입니다.

이들이 잔을 건네는 인물은 A급 전범 출신으로 일본 극우계 거물로 활동한 '고다마 요시오,' '긴자의 호랑이'란 별명을 가진 야쿠자 두목 '마치이 히사유키'였습니다.

이 둘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협상을 이면에서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인데, 한국 고위층과의 관계가 사진으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이 사진들은 일본에 거주하던 사료 수집가가 일본 현지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사진 제보자 : 그 뒤 사진 후면에 김형욱이라는 알파벳 영문자가 찍혀 있는 걸 보면 김형욱이 고다마 요시오에게 나중에 일본으로 돌아가고 난 다음에 보내준 걸로 보여요.]

김종필, 박종규, 김형욱 당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일본 극우 세력과 야쿠자 두목을 접대한 사실도 처음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요정에서 한국의 여성을 앉히고 접대하는 모습은 식민지 지배를 당하던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사진 제보자 : 보는 순간 말로만 전해져 왔던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실제 일본 우익과 한국 권력 실세들 간의 연계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라는 걸 보고 금방 알 수 있었죠.]

권총을 차고 당당한 자세를 취한 군인의 독사진.

"국사 고다마 요시오 선생"이라는 문구 아래에 경호실장 '박종규'의 서명과 날짜가 쓰여 있습니다.

박종규가 고다마 요시오에게 선물한 사진으로 보입니다.

일본 우익 인사들이 스스로를 높여 부르던 말 '국사' 한국의 권력자들이 이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짐작할 만한 표현입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이 '국사'라는 말은 일본 우익이 아주 좋아하는 말이에요. 이 사진을 보낼 때 사인을 해서 국사라는 말을 쓴 것 자체가 일본 우익적인 사고방식을 사진을 보내는 박종규나 사진을 받는 고다마나 다 같이 갖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고요.]

사진이 촬영된 시기는 1966년, 고다마가 국군의 날 행사에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한 때로 추정됩니다.

한일협정을 맺고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다음 해입니다.

굴욕적인 한일협정 이면에 정권 실세들의 뒷거래가 있었단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는 이 사진들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촬영해 일본으로 넘어갔다가 이번에 발견됐습니다.

(VJ : 장지훈·김민재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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