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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논란, 내홍, 배우자 리스크…윤 정부 100일 '자책골 순간들'

입력 2022-08-17 18:43 수정 2022-08-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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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00일, 만족스럽지 못 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죠. 50%대로 출발한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졌는데요. 인사 실패와 집권 여당의 내홍, 정책 혼선 등이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지난 100일을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5월 10일) :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줍니다. 그리고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됩니다.]

자유와 평화, 공정 등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며 야심차게 닻을 올렸던 윤석열 정부, 지난 100일의 항해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국정운영의 3대 축인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의 실책이 이어졌죠. 한국갤럽 조사 기준 취임 초 50%대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곤두박질쳤는데요. 어제 발표된 JTBC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지지율은 20%대를 기록했습니다. 눈여겨볼 건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의 응답인데요. 이들 가운데서도 38.8%, 한마디로 10명 중 4명꼴로 윤 대통령이 "잘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기존 지지층의 이탈이 뚜렷한 건데요. 이렇게 허니문은커녕 지지율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정 평가가 높은 이유는 뭘까요? 

[JTBC '뉴스룸' (어제) :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를 물었더니 '전반적으로 못한다'고 답한 응답이 21.2%였고, 이어서 인사가 17.5%로 2위였습니다. 국정운영 무능 및 경험과 자질 부족, 독단적과 일방적이란 답변도 뒤를 이었습니다.]

오늘 '줌 인'은 지지율 하락을 불러온 윤석열 정부의 자책골을 정리해볼까 하는데요. 모두 4가지를 꼽아 '줌픽4'로 꾸려봤습니다. <인사 실패>, <국민의힘 내홍>, <김건희 리스크>, 그리고 <정책 혼선>인데요. 이 4가지 결정적 실책 위에 윤 대통령의 실언까지 얹어지면서 지지율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인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19일) :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먼저 첫번째 픽 < 인사 실패 >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7일) :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원칙입니다.]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도 그 이후부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였죠. 무엇보다 검찰 출신의 편중 인사가 반감을 불러왔기 때문인데요. 검찰 출신을 대통령실과 내각, 사정기관 요직에 두루 배치한 결과입니다. 금융감독원장까지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을 임명하면서 '검찰 공화국'이란 비판에 직면했는데요.

[김회재/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4일) :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를) 통한 메시지는 결국 '정치보복'과 '정치검찰', '검찰 공화국'에 있습니다. 윤석열 사단을 주요 요직에 전면 배치하고, 반대 세력은 가차 없이 숙청했습니다.]

여기에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 등 자질 논란도 기름을 부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능력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반대 여론에도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4일) : (임명직 공무원에게) 전문성과 역량이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덕성 면에서도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가 전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임명됐다가 34일 만에 물러난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음주운전 이력 등이 문제가 됐지만 돌아온 윤 대통령의 답은 이거였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5일)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지난달 10일에는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도 설상가상이었는데요. 교수 재직 시 학생들과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송옥렬/당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 (지난달 5일) :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그래도 저는 사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낙마, 그런 부분들까지도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두번째 픽으로 넘어가겠습니다. < 국민의힘 내홍> 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 사이의 갈등인데요. 배현진 전 최고위원과 공개석상에서 다툰 건 양측 사이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죠. 

[비공개회의를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쩝니까? (의장직권으로!)]
[잠깐만, 잠깐만요 (발언권을 득해서 말씀하시고요.)]
[언론에 나가거나…(발언권 득하시고 말씀하세요! (X2))]
[아니 그렇게 나가면 안되지… (어차피 유출시킬 거잖아요.)]
[뭘 유출시킵니까? 본인이 얘기 제일 많이 하셨잖아요.]

이 전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 의혹으로 당 윤리위의 징계까지 받으면서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 듯했는데요.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몸이 부어가지고 여기저기서 '왜 이렇게 살이 쪘냐' 놀림까지 받아가면서 선거 뛰었던 그 시기 동안에도 정말 누군가는 선거 이기는 것 외에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삽시간에 국민의힘 내홍의 한복판에 서는 계기가 발생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노출된 겁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7일) : 윤 대통령이 권 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라는 칭찬 메시지를 날렸죠.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대행은 곧바로 충성 맹세로 화답합니다. 윤 대통령은 흡족한 듯 이렇게 맨 처음엔 붕어인줄 알았는데 체리였습니다. 체리가 '엄지척' 하는 이모티콘을 보냅니다.]

윤 대통령 그간 당무 관련 언급은 피해왔죠. 하지만 해당 문자 내용은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 징계의 배후라는 의심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었는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8일) : 대통령으로서 늘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하여튼 당의 의원과 모든 당원들이 힘을 합쳐서 이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이 공개된 후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 축출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습니다. 사퇴를 선언했던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당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했는데요. 당이 서둘러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가 풀린 이후에도 대표로 돌아갈 길이 막히게 됐죠. 이 전 대표는 여기에 반발해 법원에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윤 대통령을 비롯해 당내 친윤계와 전면전을 펼치는 양상입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 13일) : 물론 가장 놀라운 것은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이 그들 사이에서 씹어 돌렸던 그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비극입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지지율은 7월 4주 30%대가 붕괴한 뒤 3주째 2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죠. 윤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는 계속 답을 회피하고 있는데요. 도어스테핑에서도 오늘 100일 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취임 100일 공식 기자회견 :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윤 대통령의 선택적 소통, 일찍이 예견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박 의장이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죠. 윤 대통령은 "그냥 지나간다"고 답했는데요. 실제로 그 말을 실천 중이기도 합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21일) : {스타 장관 말씀하셨는데 관전평 지금까지 어떠세요, 만족하고 계세요? 그리고 도어스테핑 질문은 2개씩만 앞으로도 받으실 계획이세요?} 다른 질문 없으세요?]

세번째 픽은 < 김건희 리스크 >입니다. 지난 100일 동안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었는데요. 김 여사 관련 논란이 극에 달했던 순간은 지난달 초 나토 정상회담 직후입니다. 나토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의 수행원이 문제가 됐죠. 김 여사의 나토 일정을 동행한 이가 윤 대통령 최측근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였단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6일) : 한 나라의 대통령 사모님, 부인께서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가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 이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 아니겠어요? 정상회담으로 가는 그 비행기 안에서는 온갖 극비 일들이 다뤄지는데 이렇게 등록되지 않은, 신원조회도 하지 않은 이런 개인 민간인을 지인이라고 해서 등록해서 데리고 갔다, 2부속실을 차라리 만드시는 게 낫고요.]

이미 지난 6월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게 드러나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었는데요. 또 다시 비슷한 논란이 일면서 윤 대통령이 입은 타격은 한층 더 컸습니다. 김 여사는 이 일을 계기로 잠행에 들어갔지만 그 기간 또 다른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4일) : 그런데 이 와중에 새로운 의혹이 추가됐습니다.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했던 업체가 대통령의 관저 공사를 맡았는데,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3일) : 수의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나라장터에 위장·허위 입찰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업체의 이름을 가명으로 표기하고 공사 지역도 용산이 아닌 세종특별자치시로 허위 명시한 것입니다.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믿기에는 비리 의혹의 구린내가 용궁에 진동합니다.]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은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관련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입니다. 애초 취임 초반 여권에서도 이런 리스크를 우려해 김 여사를 공적으로 관리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6월 16일) : 문제는 대통령이 좀 약간 강한 좀 강박이 좀 있어요.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된다. 저는 좀 우리 당내에서도 제2부속실 전담 조직을 두지 않으면 계속해서 팬클럽 이야기 나오고 민생이 굉장히 고통스러운데 '자기 부인 하나 제대로 못 챙기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제2부속실을 다시 만들자는 의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답은 이거였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15일) : 모르겠습니다. 저 어떻게, 대통령 처음 해보는 거기 때문에.]

자, 이제 마지막 픽입니다. < 정책 혼선 >인데요. 사실 1번 픽인 인사 실패와도 관련 있는 주제입니다. 교육부의 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정책 추진이 대표적 사례인데요.

[박순애/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달 29일) : 영유아 교육을 강화하는 유보 통합을 추진하고,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급작스런 학제 개편 예고에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는데요. 박 전 장관은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방침도 갑자기 발표되면서 성난 민심은 더욱 들끓었죠. 정부는 급히 정책 백지화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중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학제 개편을 아무런 논의 없이 불쑥 발표한 뒤 논란이 되자 다시 결정을 뒤집는 오락가락 대응에 졸속 행정이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연이은 실축은 끝내 박 전 장관의 사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박순애/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8일) :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자, 오늘은 이렇게 윤석열 정부의 지난 100일 자책골의 순간들을 되돌아봤는데요. '줌픽4' 제목 정리는 복국장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준우의 '줌픽4'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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