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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HY 글꼴 썼다가…'폰트 합의금 장사' 주의보

입력 2022-08-14 18:39 수정 2022-08-1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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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컴퓨터로 보고서를 쓸 때, 발표 자료를 만들 때, 우리가 흔히 쓰는 글꼴들이죠. 우리나라 대표 워드프로세서인 한컴오피스를 설치하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폰트입니다. 그런데 이걸 썼다가 저작권 침해로 법적 분쟁에 휩싸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당연히 공짜인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의아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매트릭스, 구혜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문서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다양한 글꼴.

'HY' '양재' '한컴' 등이 붙은 글꼴들은 문서작업을 해본 사람들에겐 익숙합니다.

[김가인/경기 고양시 마두동 : {이 글꼴 써보신 적 있으세요?} 파워포인트 만들 때 (써봤어요.) 위에 있는 거 내리면서 괜찮은 거 있으면…]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여깁니다.

[김가인/경기 고양시 마두동 : 초등학생 때부터 쓰지 않았을까요. 그냥 있는 폰트라고 생각해서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 글꼴들, 무료가 아니었습니다.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 4월 한 법무법인으로부터 등기를 받았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글꼴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법적인 조치를 언급합니다.

문제가 된 건 HY그래픽체.

한글과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를 설치하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수많은 글꼴 중 하나입니다.

이 글꼴들은 한컴오피스 프로그램에서만 사용하도록 제공됐으므로 영상 자막에 사용해선 안 된단 겁니다.

[A씨/비영리단체 운영 : 황당했죠. 왜냐하면 일반인들은 거기에 있는 글씨 자체를 그런 저작권 관련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잖아요. ]

한컴오피스를 설치할 때 나오는 약관에 이런 내용이 공지되었다고 설명합니다.

[A씨/비영리단체 운영 :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사전에 많은 사용자가 알 수 있는 곳에 전문적인 기술을 써서 '나도 모르게 쓰더라도 저작권에 걸린다' 이거를 홍보해야죠.]

합의를 대가로 요구한 건 77만 원짜리 글꼴 파일 패키지 구매였습니다.

[A씨/비영리단체 운영 : 합리적인 선에서 제품을 사달라고 하면 그들이 노력한 거니까 인정을 해줄 수 있잖아요. 근데 갑자기 뭐 77만원? 한글과컴퓨터 최신 버전도 20만~30만 원밖에 안 해요.]

글꼴 파일 저작권 분쟁은 매년 수천 건에 이릅니다.

무료 폰트라고 배포해 놓고 약관에 세부 조건을 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에 허락된 글꼴을 비영리 단체가 사용하면 문제가 됩니다.

인쇄, 동영상, 웹툰, 홈페이지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글꼴 파일이 무료라는 잘못된 정보로 유통되는 건 방치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황인형 /변호사 : 어느 정도 악의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무료 폰트를 배포하는 게 일종의 미끼처럼 사용되는 거거든요.]

때문에 법원도 연이어 사용자의 편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한컴 번들 폰트의 경우,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걸 문제 삼았고,

이용약관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거나, 비영리법인의 사용을 공정사용으로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이 쌓여도 합의에 응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B씨/자영업자 : 되게 협박식으로 말해요. 너무 놀랐죠. 겁먹었죠, 완전.]

[황인형 /변호사 : 실무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너무 큰 거예요. '이 회사에다가 손해를 미친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서, 개인 돈을 내서라도 합의를 보려고 합니다.]

글꼴 업체의 저작권을 보호할 방법도 필요합니다.

[글꼴 회사 관계자 : OS(윈도) 정책상 폰트 프로그램 스스로가 메시지를 띄우거나 구동을 한다든지 이런 게 안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저작권보호원이 제공하는 폰트 점검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치된 폰트의 저작권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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