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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복구하고, 밤엔 쪽잠 자고…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

입력 2022-08-11 20:09 수정 2022-08-1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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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이재민들이 모여 있는 임시대피소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강남의 구룡마을에서는 100명 넘는 주민이 대피소에서 사흘째 지내고 있습니다.

대피소가 마련된 구룡중학교에 저희 홍지용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홍지용 기자, 복구가 안 돼서 당장 집으로 돌아갈 상황이 아닐 텐데 임시대피소는 어떻게 꾸려져 있습니까?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곳 학교 2층 체육관에는 이재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시청자분들 보시기에 왼쪽에 90여 개의 노란색 막사가 있고 그 안에는 임시 매트리스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 반대편 시청자분들 보시기에 오른편에는 휴대전화 충전 공간이 있고요, 의무실도 마련돼 있습니다.

조금 전인 저녁 6시쯤에는 1층 식당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이곳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이재민들이 마음 편히 쉬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논의 중이었는데요. 이재민 가운데에는 집이 완전히 부서져서 돌아갈 집이 없다며 망연자실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복구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주민들은 낮에는 집으로 돌아가서 비가 그친 집안, 수마가 할퀸 집안을 치웠습니다.

지자체나 군부대, 민간 구호단체까지 나서서 복구작업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복구가 다 된 집은 아직 많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상황 리포트로 함께 보시죠.

폭우로 대피했던 구룡마을 주민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향합니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트럭에는 집안 살림살이들이 봉투에 담긴 채 가득 차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 집집마다 흙탕물로 뒤덮인 바닥을 걸레로 닦아내고 있습니다.

싱크대에는 김치통과 휴지, 신발까지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A씨/구룡마을 주민 : 수돗물로 냉장고를 지금 씻었어요. 다 뜯어내고. 흙탕물이 이 속에 다 들어가서 수돗물로 다 닦아냈어요. 아침 7시에 밥 먹고 바로 올라왔어요.]

안쪽으로 들어서자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지붕이 통째로 무너져 내린 집들이 즐비합니다.

마당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한 주민은 세찬 물줄기에 집 앞 아스팔트 도로가 통째로 뜯겨나가자 건물 벽을 뚫어서 위기를 피했습니다.

[B씨/구룡마을 주민 : 물길을 뚫어놓은 거예요. (바닥) 벽에다 구멍을 이만큼 내서, 그래서 나았죠. 우리 집은.]

마을 깊숙이 들어가자 당장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로워 보이는 집도 있습니다.

문 앞 바닥이 무너졌고 산에서 나오는 물길이 바로 옆에서 흐릅니다.

[C씨/구룡마을 주민 : 내일모레 비 많이 온다는데 그게 걱정이에요. 여기서 무너지면 (구룡마을) 5지구 전체가 다 물바다가 돼요.]

구룡마을 550세대 대부분이 이처럼 크고 작은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낮에는 집을 치우고 밤에는 대피소로 돌아가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모든 게 빨리 좀 다 복구가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대피소가 중학교에 마련이 돼 있는 거잖아요. 거기에 언제까지 머무를 수가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번 주까지 이곳 대피소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중에는 이곳을 떠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직 어디로, 어떻게 대피소가 다시 마련될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집단생활 시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는 데다 다음 주에 이 학교가 개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일단 대피소가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구룡마을은 허가받지 못한 무허가 주택들이 상당수 있어서 복구가 가능할지도 쟁점이었습니다.

저희가 강남구청에 확인해 보니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의한 끝에 같은 규모, 같은 재질로는 집을 원상 복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복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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