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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정쟁 키우는 정부·여당?…"비 좀 왔으면 좋겠다" 실언

입력 2022-08-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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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의 폭우 대응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사흘째 현장 행보를 이어갔지만, '카드뉴스' 논란 등으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오늘(11일)은 여당에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수해복구 봉사에 나선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거죠. 바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반지하 > 누군가에게는 이번 폭우가 유독 더 가혹했습니다. "반지하라 불리는 곳의 위험성은 영화 '기생충'의 홍수 장면에서 묘사된 바 있다." 외신에서도 주목한 반지하의 현실인데요. 영화에선 주인공 가족이 턱까지 들어찬 물을 퍼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실은 영화보다 더 비극적이었습니다.

수마가 서울을 덮친 지난 8일,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발달장애 가족 세 명이 집 안으로 들어찬 물에 고립돼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모두 현장에 출동해있던 구조차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 집 전체는 물에 잠긴 상태였고요. 일가족의 시신은 자정이 넘어서야 수습됐습니다.

[전예성/옆집 주민 (JTBC '뉴스룸' / 지난 9일) : 남자분하고 나하고 둘이서 저 문을 뜯으려고 하니까 뜯어지나, 안 뜯어지지. 장비도 없는데. 물이 빨리 차오르니까 그걸 못 뜯겠더라고요.]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려다, 채 빠지지 않은 흙탕물에 돌아서야 했는데요.

[침수 피해지역 현장 점검 (지난 9일) : 뭐라도 좀 비춰보지. 어이쿠. 어우 문이 지금. 문이 여기구나. 물을 뺐는데도 이러네. {(사고당한 가족들) 너무너무 곤란하게 살았어요. 아주.}]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 (어제) : 어제도 거듭 당부했지만 생활이 어려운 분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자연재해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안전해야 대한민국이 안전한 것입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1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습니다. 4천 개에 가까운 집이 침수됐고, 5천 명이 넘게 대피해야 했습니다. 대통령이 언급했듯, 생활이 어렵고 몸이 불편한 '취약계층'에겐 재난이 더 가혹한 법인데요. 폭우가 가장 먼저 덮치는 곳, 전국에 32만 7천 가구가 거주하는 반지하 주택입니다.

[피해 주민 (JTBC '뉴스룸' / 어제) : 여기까지 찬 거죠. {물이 여기까지요?} 순식간에 올라왔거든요. {창문, 화장실, 앞쪽에서 다 물이 들이닥쳤다는 거죠?} 네. 나올 때 무서웠어요. 문 안 열려가지고…]

[이석준 김중수/주민 (JTBC '뉴스룸' / 어제) : 이 집도 반지하에 방들이 3개씩 있는데, 그 집들도 다 찼고. 여기 이 집도 그렇고 바로 옆에 집도…]

전국에 32만 7천 가구, 이 중 31만 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요. 서울에만 20만 가구가 넘습니다. 절반은 땅 밑에 있지만, 볕이 들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이나 1인 가구의 수요가 있는데요. 서울시는 앞으로 반지하 집을 짓지 않겠다, 건축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존 반지하는 10~2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용도를 바꿀 방침인데요. 세입자에게 다른 살 곳을 마련해주고, 집주인에게도 월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예전에도 이런 반지하 사건이 생기고 유사한 대책이 나왔지만 실행되지 않았던 이유가 그분들의 소득이 높지 않고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지하에 사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에 대한 지원 대책들이 이번에 발표된 것처럼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다만 무조건적인 폐지보다, 침수의 근본적 원인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반지하 주택이 침수된 게 하수관, 재해예방 사회간접자본(SOC)의 미비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요. 반지하는 조금만 늦어도 문을 열고 나오는 게 어려운 만큼 빠르게 대피 정보를 전하고, 거동이 어려운 노인은 직접 찾아가 대피시키는 등의 매뉴얼도 우선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엔 실종자 수색 상황 짚어봅니다. 실종자는 서울에서 3명, 경기도에서 3명, 강원도에서 2명 발생했는데요. 어제 서초구에서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 중 동생인 40대 남성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현준/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 (어제) : 동작구조대하고 특수구조대가 직접 현장 내부로 들어가서 수색 중 발견하였습니다. {실종 장소에서 발견 장소까지 1.5㎞밖에 안 되던데…}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약간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반포천 같은 그런 부분을 보게 되면은 이런 사물들이 좀 많이 떠내려갔는데, 다행히도 맨홀 안에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특수구조대에 이어 오늘은 지게차도 동원됐습니다. 수색의 전 과정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 다시 내리는 비가 걱정인데요. 만약 맨홀 안 수위가 올라가면 수중로봇에 의지해야 합니다. 빌딩 지하에서 실종된 두 사람, 건물이 여전히 온통 물이 찬 상태라 배수작업과 수색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실종자 가족 (JTBC '뉴스룸' / 어제) :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사람이 지나가다가 말이 안 되죠. 열 명 중에 한 명이 쏙 빠진다? 도로가 그렇게 되면 안 되죠.]

서울 시내 맨홀은 총 62만 개. 강남 지역에선 맨홀 뚜껑을 뚫은 물기둥이 높게 치솟거나, 뚜껑이 날아가 도로 아스팔트가 부서지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목격됐죠. 시간당 50㎜의 폭우가 지속되면 1분 만에 40㎏이 넘는 맨홀 뚜껑이 '펑'하고 열려버립니다. 때문에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올 때는 통행을 자제하거나 가급적 건물 쪽으로 최대한 붙어 걷어야 하고요. 맨홀에서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나거나, 뚜껑이 요동칠 땐 즉시 대피. 그리고 물기둥이 솟을 땐 절대 옆에서 구경하면 안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이 바로 '포트홀', 도로 위 패임 현상인데요. 어젯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 인근에 생긴 포트홀에, 지나가던 차량 15대의 타이어가 파손됐습니다. 폭우로 출동할 수 있는 견인차가 모자라 갓길에서 3시간 넘게 고립돼 있어야 했는데요. 포트홀은 '도로 위 지뢰'로도 불립니다. 위를 빠른 속도로 지나면 타이어가 터지기 때문에, 폭우 철에는 '언제 어디든 포트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운전해야 합니다.

[반기성/케이웨더 예보센터장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지난 9일) : 특히 산사태 '포트홀' 혹은 '싱크홀' 다 이런 것들이 예를 들어서 비가 내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들인데. 비가 지표면을 때리는 타격력까지 가해지는 바람에, 또다시 비가 오고 내일 비가 온다면 옹벽 붕괴라든가, 저지대 침수라든가 더 심해질 거로 봐야 되겠죠.]

< 수해 정쟁 >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의 폭우 초기 대응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야당의 비판에, 여당과 대통령실은 "지금이 정쟁할 때냐"고 맞받아쳤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국민이 밤새 위험에 처해있는 동안 전화로 위기 상황을 대응했다니,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입니까?]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9일) : 민주당의 눈에는 삼라만상 모든 것이 정쟁의 소재로 보입니까? 밤새워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대통령은…]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한덕수 국무총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계셨고요.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는 거죠.]

오늘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나섰습니다. 대통령의 '자택 지휘' 논란에 "자택은 이미 청와대 벙커 수준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는데요.

[한덕수/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미 벌써 대통령께서 머물고 계시는 그 자택에도 그러한 모든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죠. {그러면 지금 사실 전화로 지시하셨다라고 할 때 그 전화는 휴대폰 같은 거 생각했는데 그런 수준이 아닌가요?} 좀 더 모든 비밀이 좀 더 보장될 수 있는 그런 통신수단들이 다 있습니다. {지하벙커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거의 벙커 수준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다만 논란이 불거진 후 윤 대통령은 사흘 연속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그제는 일가족인 숨진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어제는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동작구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죠. 오늘은 서초구의 한 마트를 방문해 농축산물 수급 현황과 물가 동향을 점검했습니다. 

[비상경제민생회의 : 올해는 평소보다 추석이 이릅니다. 명절맞이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고물가와 또 집중호우 피해로 인해 민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습니다. 2차 피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고, 국민 안전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이 같은 대통령의 현장 행보가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행보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건데요.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침수 피해지역 현장 점검 (지난 9일) :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이 되더라고요.]

또, 대통령이 직접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는데, 한 대통령실 관계자가 "사과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하천홍수 및 도시침수 관련 대책회의 (어제) :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화룡점정은 바로 이 사건입니다.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카드뉴스. 윤 대통령이 몸을 낮추고 소방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고요.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는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논란이 된 건 배경인데요. 이번 폭우로 사망한 일가족이 살던 반지하 주택을 국정 홍보물의 배경으로 사용한 겁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뜨악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요. 결국 대통령실은 "부족했다"고 사과하며 게시물을 내렸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무슨 대통령이 계신 데가 상황실이고, {예, 대통령 있는 곳이 상황실이고.} 카드뉴스 나온 거며 모든 게 {표 떨어지는 행동이에요?}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로 대통령실을 채워놨느냐. 아주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하지 않고 저 참모들 가지고는 별로 표에 도움 안 될 거예요.]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JTBC '썰전 라이브' / 어제) : 최악이죠, 이거는. 이런 건 하면 안 되죠. 저는 최근에 우리 대통령실의 업무 처리를 보면, 정말 사진을 선정하고 이런 식의 이런 홍보를 하는 이 인력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체나 이런 게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여당에서도 사고가 터졌습니다. 오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그리고 차기 당권주자를 포함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수해복구 봉사에 나섰는데요. 주호영 위원장,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제대로 봉사하자, 결의를 다졌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해 떨어질 때까지 정말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일해주시길 바랍니다.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심지어 사진 찍고 하는 이런 일도 좀 안 해주셨으면 좋겠고…]

그런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단이 났습니다. 주인공은 김성원 의원. 수해 복구 현장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을 꺼냈죠.

[김성원/국민의힘 의원 :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 비 안 오는데.]

[김성원/국민의힘 의원 : 아니 아니, 이쪽이…]

들으셨나요? "비 좀 왔음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네. 다시 듣고도 참 믿기 힘든 발언입니다. 김 의원이 이 말을 하자 옆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순간 먼 곳을 보며 모른 척을 했고요. 임이자 의원이 김 의원의 팔뚝을 때리며 말리는 것까지 영상에 담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모두가 부적절한 발언이란 걸 알았을 겁니다.

김 의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사과 해야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상처받은 수해민과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활동에 임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호우피해 전하느라 오늘도 원고가 길어졌습니다. 분량 조절 대 실패 어게인, 얼른 들어가서 나머지 세 소식도 전하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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