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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눈 떠보니 스타 된 '우영우 팽나무'에 결국 '빨간 띠'

입력 2022-08-11 16:17 수정 2022-08-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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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나무'라 불리는 제주의 한 나무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습니다.

나무가 있는 곳은 도로 한 가운데입니다.

옆에는 도랑도 있는데, 건너갈 수 있게 누군가 사다리를 눕혀놨습니다.

또 나무가 초원 한복판에 있다보니 그 앞까지 가는 좁은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개인 땅이지만, 사람이 워낙 많이 찾아와 출입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나무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초지 관계자 : 전문가분들 와서 (말하길) 뿌리도 많이 밟고 이러시면서 표피 같은 것들이 박탈이 됐어요. 그래서 영양 흡수나 이런 것도 좀 어렵고.]

사람들은 아쉬워합니다.

[김현묵/서울 휘경동 : 한 3~4년 전에 왔을 때는 이파리도 어느 정도 좀 풍성하고 나무가 생동감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굉장히 황량하고 안타깝네요.]

최근 인기 드라마 배경이 된 경남 창원의 한 마을엔 500년된 팽나무를 보러 하루 많게는 수천명씩 찾아옵니다.

[도경애/부녀회장 : 동네가 참 아름답다고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들은 기분 좋죠.]

하지만 30가구 정도 사는 작은 마을 길이 주차장처럼 변하며 불편도 늘고 있습니다.

[A씨/주민 : 동네 빠져나가는 게 1시간 20분 걸렸어요. 차가 밀려서. {원래는 몇 분이면 나가는 곳이죠?} 한 5분, 10분 걸리나?]

[B씨/주민 : 농사짓는 땅에 주차장 해 놓으면 뭐가 좋겠어요. 지금 타작 못 한다니까. 이래 차가 오면 트랙터가 다니기에도 (어렵고.)]

나무는 경상남도 보호수인데, 이젠 천연기념물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 년 전부터 나무를 관찰해 온 전문가는, 이런 열풍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박정기/'노거수를찾는사람들' 대표 활동가 :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는 이렇게 가는 뿌리예요. 많은 사람이 동시에 땅을 밟기 때문에, 이 가는 뿌리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매트를 깔아 동선을 정해놨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박정기/'노거수를찾는사람들' 대표 활동가 : 풀을 일시에 다 베어버리니 복사열은 아주 뜨거워서 나무가 정상적으로 생육을 못 하고. 수분이 부족하니까 급격하게 노랗게 잎이 물들어서 떨어지고…]

결국 지난 5일, 나무 주변으로 빨간 통제선이 생겼습니다.

[통제 요원 : 방송 나오고 나니까 사람들이 와서 기 받는다고 나무를 막 손을 대고 올라가는 사람도 있고.]

창원시 의창구청은 나무가 손상된 건 계절적인 해충 문제도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뿌리 일부가 밟혀 지장을 주는 건 맞다며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눈 떠보니 스타가 된 나무가 반짝 흥하고 상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오래 기억되는 명소가 되려면 공존을 위한 고민이 꼭 필요해보입니다.

(화면출처 : 에이스토리·인스타그램 'eunbining0904' / 화면제공 : 문화재청)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동한)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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