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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살 은행나무 부러지고, 왕릉 석축 쓸려가고…문화재도 '휘청'

입력 2022-08-11 07:39 수정 2022-08-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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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가 많이 쏟아지면서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400살 넘은 천연기념물인 성균관 문묘 은행나무 가지가 부러지기도 했고, 조선 왕릉 석축과 토사도 쓸려나갔습니다.

이 소식은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잘려 나간 나뭇가지 사이 비쩍 마른 흰색 속가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울 문묘 은행나무'로 불리는 나무입니다.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400살이 넘은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입니다.

보시면 이렇게 나뭇가지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대를 받쳐놨는데 이틀간 몰아친 폭우로 성인 팔뚝만 한 길이의 나뭇가지가 부러졌습니다.

지난달엔 지지대를 바꾸는 과정에서 굵은 가지 일부분이 부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폭우로 또 한 번 상처가 났습니다.

[이전우/서울시 문화재 안전경비원 (어제) : 어제그저께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고 비도 115년 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한꺼번에 내리니까 흔들림을 못 견뎌서…]

근처 주민들은 평생 봐온 나무가 다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오희순/서울 종로구 명륜동 (어제) : 물길 내려가고 땅길 다 파여 있어서 걱정했었어요. 안타깝죠, (나무가) 잘 보존되고 그래야 하는데…]

물 폭탄이 집중된 강남 쪽 문화재는 피해가 더 컸습니다.

조선 9대왕 성종의 무덤이 있는 선정릉 입구.

주차장 입구를 폐쇄했습니다.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 주차장 안에 물이 차면서 문을 폐쇄한 겁니다.

매표소 앞 하수구 안에 있던 빗물은 도로 위로 역류합니다.

묘지 주변으로 가봤더니 잔디가 씻겨 내려가면서 맨흙을 드러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무덤엔 빗물을 막기 위해 덮개를 씌웠습니다.

조선 23대왕 순조가 묻힌 헌인릉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라면 관람객들이 지나다녀야 하는 길.

배수구가 무너지면서 땅이 갈라지고, 진흙탕이 된 바닥 위에 돌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제대로 걸어 다니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담장 주변 소나무 한 그루는 뿌리 뽑힌 채 넘어졌습니다.

[김재혜/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 주무관 (어제) : 최근 집중적으로 내린 호우로 인해서 관람로가 유실이 된 상태고요. 관람객 안전을 위해서 긴급 복구 중에 들어가 있습니다.]

집계된 수도권 지역 피해 문화재는 총 40건.

문화재청은 추가 훼손 방지를 위해 긴급보수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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