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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된 반지하의 비극…수도권 31만 가구 '위험 수위'

입력 2022-08-10 20:16 수정 2022-08-10 22:12

서울시 "반지하 건축 금지, 기존 주택은 용도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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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반지하 건축 금지, 기존 주택은 용도변경"

[앵커]

일가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림동 참사는 반지하 주택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반지하 가구는 전국에 32만 가구 이상인데,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뒤늦게 반지하 건축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비 피해를 심하게 입은 서울 신림동을 찾아가 봤습니다.

골목엔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집들마다 건조시키느라 문도 다 열어뒀습니다.

수해를 입은 반지하 세대들.

벽에는 차올랐던 물 자국이 선명하고, 걸을 땐 물을 첨벙대야만 합니다.

실내는 쏟아져버린 물건들이 뒤엉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피해 주민 : 여기까지 찬 거죠. 순식간에 올라왔거든요. {창문, 화장실, 앞쪽에서 다 들이닥쳤다는 거죠?} 네, 나올 때 무서웠어요. 문 안 열려가지고…]

[변기에서 역류하고 창문이요. {틈으로 그냥 막 들어오는 거예요?} 네.]

이런 반지하는 창으로 물이 들이치기 때문에 폭우 땐 침수에 구조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참변이 난 장소도 방과 외벽 사이에 공간이 있지만 배수가 되진 않다 보니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고 합니다.

[이석준 김중수/주민 : 이 집도 반지하에 방들이 3개씩 있는데, 다 물 찼고. 여기 이 집도 그렇고 바로 옆에 집도…]

폭우가 있던 이틀 전, 반지하에 사는 딸을 대피시키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김명운 씨도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김명운/피해 주민 부모 : 안 가요. 반지하는 죽어도 못 가요. 제가 못 보내죠, 이제. 불안해서 살겠어요?]

반지하는 전국적으로 32만7000가구, 31만 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서울만 20만 가구가 넘습니다.

지하임에도 볕이 들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이나 1인 가구 등의 수요가 있다 보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시는 뒤늦게 건축법을 바꿔 반지하 주택을 짓는 걸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반지하는 10~2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용도를 비주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럴 경우 세입자에게 다른 살 곳을 마련해주고, 집주인이 반지하를 다른 용도로 쓸 때 기존 월세에 상응하는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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