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골프 접대' 논란을 빚은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공수처에 고발을 당했습니다. 현직 헌법재판관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건 처음입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지난해 10월 이혼 재산분할 소송 중인 사업가 A씨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은 건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A씨에게 "가정법원에 아는 부장판사가 있고, 도와주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A씨의 주장은 다릅니다.
[A씨 : 듣고 보니 참 딱한 일이 맞네. 내가 이거 확실하게 도와줄게. 이거는 이영진 헌법재판관한테 내가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식사하면서.]
A씨는 "이 재판관에게 전해주라"며 담당 변호사에게 현금 500만 원과 골프 의류를 건넸는데, 이 돈의 행방도 석연치 않습니다.
[A씨 : 지금 몇 달이 지났는데 전달을 안 해줬으면 저한테 돈을 되돌려주든지 전달이 안 됐다고 말을 하든지.]
담당 변호사는 500만 원을 이 재판관에게 전하지 않았고, A씨의 소송비용으로 썼다는 입장입니다.
이 재판관도 이 돈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양측의 말이 엇갈리는 부분은 수사기관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시민단체는 이영진 헌법재판관을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재판관에게 어느 정도의 접대가 있었는지, 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등을 검토한 뒤 본격적인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수처 수사 부서에 사건이 배당되고 사건 번호가 붙으면 이 재판관은 피의자 신분이 됩니다.
법조계에선 이 재판관이 공수처와 관련된 사건을 맡을 수도 있는 만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김한규/변호사 : 공수처 관련 위헌법률이건 헌법소원이건. 회피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A씨는 공수처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재판관은 고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