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물폭탄' 충청 갔다 서울로…대통령의 '우.문.현.답'?

입력 2022-08-10 21:34 수정 2022-08-11 11:0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수도권을 할퀴고 간 비구름이 오늘(10일)은 충청권으로 내려갔습니다. 내일까지 300mm를 뿌린 뒤에 다시 서울로 올라온다고 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 연속 침수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일까요? 하지만, 정치권 공방은 더 거세지고 있는데,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물폭탄' 충청으로 > 유독 더웠고, 유독 습했고, 유독 괴로운 여름입니다. 115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한반도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비구름은 수도권을 지나 남쪽, 충청권으로 이동했는데요. 내일까지 300㎜에 달하는 비를 뿌릴 것으로 보입니다.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 : 제일 중요한 것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생활이 어려운 분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자연재해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보다 더 최악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예보 상황 다시 간단히 짚죠. 지금까지 물폭탄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습니다. 물 속에서 몇바퀴를 구르고도 차마 일어서지 못하는 시민. 계단에 물이 폭포수처럼 밀려드는 지하철. 검사실에 물이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형 종합병원까지. 마지막, 강남 일대 침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서초동 현자' 사진. 참고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 침수시 차 위에 올라가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현자의 판단이 옳았다고 하는데요.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바퀴가 이미 잠길 정도라면 사실상 차량은 포기하시는 게 맞습니다. 물을 헤치고 대피를 하는 것들이 어렵다면, 오히려 차량의 가장 높은 지붕이나 이런 쪽으로 올라가셔서 오히려 구조를 기다리시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실 수가 있거든요.]

이제 물폭탄은 충청에 자리 잡았습니다. 떠밀려 온 쓰레기에 배수로가 막히고,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빗발치고 있는데요. 대전과 세종, 충청남북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 중이고, 일부 지역엔 산사태 주의보도 내려졌습니다. 내일까지 최대 300mm가 더 온다고 하니까 잠시 후에 대전 현지 상황 연결해보죠.

그대로 한반도를 빠져나가면 좋으련만, 얄궂게도 비구름은 다시 서울로 올라옵니다. 다음 주까지 예보 상황인데요. 11일 내일 다시 많은 비를 뿌린 뒤, 12일 금요일에 반짝 해가 나고 다시 주말은 흐림. 광복절인 다음 주 월요일부턴 다시 강한 비가 예상됩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서울과 경기·강원에서 사망 9명, 실종 7명, 부상 1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주택과 상가 침수는 2676동이 발생했고, 피해 발생 2800여건 중에서 2637건이 응급 복구 완료되어서 94.2%의 복구 완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호우로 서울에서만 5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에선 발달장애 가족 3명이 집안에 고립된 채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는데요. 외신에선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 된 '반지하(banjiha)' 주택을 발음 그대로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단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침수 피해지역 현장 점검 (어제) : 여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 미리 대피가 안됐나 모르겠네. {순식간에 땅이 꺼져요.} 순식간에. {푹푹 꺼져요. 순식간에.} 순식간에 들어왔어요? {네.}]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어저께 밤 열시 전후에 집중적으로 한 400mm가… {그전에 여기는 한 8시 20분, 반쯤에 찼어요.}]

[침수 피해지역 현장 점검 (어제) : 물이 올라온 게 1시간도 안 걸렸다고요? {그렇죠. 1시간이 뭐예요.}]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그렇다 보니까 아마 이게 수압 때문에. 물이… {한 10분도, 15분도 안 걸렸어요.}]

실종자 수색 작업도 한창인데요. 먼저, 이틀 전 서초구에서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를 찾는 작업이 긴박하게 진행 중입니다. 반포천으로 연결되는 도로의 맨홀 뚜껑들을 일일이 열어 수색 중인데, 폭우로 물이 많이 찬데다 유속이 빨라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또 지하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린 40대와 교대역 상가 지하에서 휩쓸린 50대를 찾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실종 사고는 모두 대한민국 인프라의 중심 강남 일대에서 발생했죠. 강남역 침수, 우면산 산사태 등 2010년 이후 12년간 5번의 침수사태를 겪어야 했는데요. 맨 손으로 배수로 뚜껑을 들어올린 용감한 시민 '강남역 마동석'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최승철/서울 역삼동 (JTBC '뉴스룸' / 어제) : 승용차가 시동이 꺼져서 멈추는 바람에 어떻게 할 수도 없이 그냥 갇혀버린 거예요. {앞차가 멈춰버려서. 네.} 예. 그래서 한 5분 만에 차가 끝까지 차가지고 창문으로 해서 탈출을 했어요. {창문으로 나오신 거예요?} 네.]

자, 일단 비가 많이 내렸는데요. 서울 지도를 보면, 채 100mm가 오지 않은 은평구와 달리 동남권은 전부 300mm를 넘겼습니다. 동작, 강남, 서초가 특히 심각하죠. 이 중에서도 강남역 일대는 서초-역삼에 비해 지대가 17m 이상 낮은 항아리 형태라 물이 쉽게 고입니다.

당연히 대책을 내놨었겠죠. 수마와의 악연으로 '오세이돈'이란 별명까지 붙은 오세훈 서울시장. 2011년 재임 당시 강남역 등 상습 침수 지역 7곳에 '대심도 빗물 터널'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후 "과도한 토목공사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양천구 신월동을 제외한 나머지는 계획이 취소됐죠.

[하천홍수 및 도시침수 관련 대책회의 : 오세훈 시장께서 과거에 준비를 하셨다가 시의 행정권이 바뀌면서 그동안 추진을 못했던 이런 침수조, 배수조와…]

이후 박원순 시장 재임기이던 2015년, 시간당 95mm 수준의 폭우를 대비하기 위해 반포천까지 터널을 뚫겠다는 대책을 내놨죠. 2022년 현재 공사는 상당부분 마무리 된 상황인데요.

[JTBC '뉴스룸' (어제) : 그런데도 왜 이번 비는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냐 저희 취재진이 질문을 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설계 범위를 넘어서 불가항력적인 수준으로 너무 많은 양의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다시 오세훈 시장 체제가 된 지난해, 서울시가 올해 수해방지 및 치수 예산을 900억 원 가까이 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근 10년간 가장 적은 예산이 배정됐죠. 또 서울시 재난 대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안전총괄실의 실·국장도 모두 비어있습니다. 예산과 인사 두 축에서 모두 구멍이 난 셈인데요. 다만 서울시 측은 "올해 예산의 경우 (서울시의회에) 4450억 원을 제출했으나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시의회가 248억 원(5.6%)을 삭감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피해의 책임 소지를 놓고 '네탓 공방'을 벌이는 상황인데요. 재난 관련 대책은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그리고 미리 대비해야 하는 장기사업입니다. 가뜩이나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인데요.

서울시든 시의회든, 대비태세가 안일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승배/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런 게 기후변화의 한 단면입니다. 느닷없이 올해 45도 기온을 깬다거나 눈이 1m 넘는 눈이 왔다거나. 비가 내리면 폭우의 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극렬해질 것이다. 이런 전망입니다.]

< 우.문.현.답 > 우문현답. '어리석은 질문과 현명한 답변' 말고도 다른 뜻이 있죠.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서 상황을 지휘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직접 피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진데요.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습니다.

[강인선/대통령실 대변인 : 현장을 둘러본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진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철저하게 안전 진단을 하고 옹벽 철거, 그리고 재건축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주민 여러분의 안전을 정부가 책임질 테니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여러 번 당부를 했습니다.]

주민센터로 대피한 아파트 주민들도 직접 만났습니다. "임시 거처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확실히 지원하겠다", 특히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 :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국가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이 점을 모든 공직자께서 꼭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호우 피해 관련해 첫 사과도 내놨습니다. 어제 현장을 찾았던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의 사망사고를 언급하면서 고개를 숙였는데요.

[하천홍수 및 도시침수 관련 대책회의 : 저도 어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마는 집중호우로 고립돼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윤석열 정부의 '재난 대응'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죠. 야당에선 폭우 첫날인 8일, 윤 대통령의 '자택 지휘'를 문제 삼았습니다. "대통령이 고립됐다", "폭우에 출근도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 맹공을 퍼부었죠.

[조오섭/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어제) : 취임 전 무조건 대통령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부른 참사입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고립돼 못 나간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상 나가지 않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오히려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경호를 받으며 나가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은 새벽까지 실시간 보고를 받았고,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한덕수 국무총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실시간을 보고로 받고 계셨고요.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는 거죠. {혹시 앞으로 이런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퇴근을 하시는 겁니까?}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대통령께서 퇴근을 하실 때는 저희들도 다 일상적으로 어제저녁 약속도 있고 다 가고 있었습니다.]

강승규 수석, 야당의 공세를 향해 "국가적인 재난을 정쟁 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퇴근길에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몰라도…"라는 말은 정정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신림동 호우 피해현장 방문 (어제) :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이 되더라고.]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을 놓고, 야권은 "심각성을 알고도 퇴근했다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억지 주장으로 변명만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외국을 나가시거나, 대통령이 어디 계시는 곳이 상황실이다라고 얘기한 것은 옳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의 정서는 대통령께서 또는 현장에서 지휘하기를 바라는데… {차를 돌려가지고 상황실에서 진두지휘를 했으면 이런 논란이 안 불거지는 거 아닌가요?} 제 말씀이 지금 그 말씀이에요. 비서실이나 경호처가 대통령을 잘 못 모신다… 저는 그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은 "경호가 문제라면, 경호를 최소화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첫날 불거진 논란에 이틀 째 바삐 찾은 현장 행보도, 국가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도 빛이 바랜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논란, 예기치 않은 집중호우처럼 윤 대통령에겐 예기치 못한 악재가 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2픽 여기서 정리하고, 나머지는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왜냐고요? 워낙 호우 피해가 중요하기도 하고, 그래서 또 제가 원고 분량 조절에 대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얼른 들어가죠. 뉴스픽 5였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