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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물난리 예산 삭감, 민주당 탓" 주장에 "거짓 해명" 반박

입력 2022-08-10 14:34 수정 2022-08-10 14:43

서울시 "민주당 장악 시의회에서 248억원 더 깎아"
시의회 "서울시가 기금 적립 거부…예산 원상복구 필요없다고 해"
책임회피성 해명에 오세훈 시장 현장 방문·밤샘 회의도 묻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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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주당 장악 시의회에서 248억원 더 깎아"
시의회 "서울시가 기금 적립 거부…예산 원상복구 필요없다고 해"
책임회피성 해명에 오세훈 시장 현장 방문·밤샘 회의도 묻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갔고, 물에 잠긴 차량 보닛에 간신히 올라타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쓰러진 가로수를 정리하던 구청 직원이 감전돼 사망했고, 침수된 반지하 집에서 세명 일가족이 숨졌습니다. 지난 8일 밤 재난영화 풍경이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졌습니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수방·치수 예산 900억원 삭감 알려지자 '2011 오세이돈'까지 소환

서울 곳곳이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본 가운데 서울시가 올해 수방·치수(홍수 등 비 피해를 막는 일) 예산을 지난해 대비 900억원 가까이 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시가 해명자료를 냈는데, 민주당이 장악했던 지난 시의회와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책임을 부각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또 한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물난리 예산 삭감, 민주당 탓" 주장에 "거짓 해명" 반박
서울시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수방 및 치수 예산은 4202억원으로 지난해(5099억원)보다 896억원 정도(17.6%) 줄었습니다. 이 예산은 침수 취약 지역에 빗물펌프장 같은 수해 방지 시설이나 빗물받이, 배수설비 등을 확충·보강하기 위한 돈입니다.

2011년 16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우면산 산사태를 치른 뒤로 서울시는 2012년(4317억원)→2015년(4642억원)→2018년(5064억원) 꾸준히 수방·치수 예산을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6168억원)을 정점으로 2020년 이후 매년 수백억원씩 줄어들었고 올해 4202억원대 예산이 편성됐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2011년 강남역 침수 및 우면산 산사태 당시 오세훈 시장의 수방 정책을 비꼬는 표현으로 등장했던 '오세이돈(오세훈 시장 이름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합성어)'을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국지성 집중호우가 되풀이되는 추세에서 사전 대책이 아닌 사후 대응에 급급하단 취지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오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300억 원 규모의 특별교부금을 자치구에 긴급 지원한다고 오늘 밝혔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세훈 폭우가 쏟아진 8일 밤 서울시청 풍수해대책상황실을 찾아 침수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오세훈 폭우가 쏟아진 8일 밤 서울시청 풍수해대책상황실을 찾아 침수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 '민주당 시의회' 탓이라는 해명에 당사자들 반발

비판 여론에 대해 서울시가 어제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서울시는 관련 예산 중 큰 돈이 들어갔던 하수관개 공사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예산이 줄었단 입장입니다. "강남역 일대 하수관개 개량과 유역분리터널 설치 등 침수 취약지역 해소 사업 34개소 중 31개소에서 마무리 단계에 있어 2년 전부터 감소 추세였다"는 겁니다.

서울시는 또 민주당이 다수였던 당시 서울시의회 탓도 크다고 했습니다.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던 '2022년 예산안'에선 관련 명목으로 4450억원을 써냈는데 시의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248억원이 추가 삭감돼 회복하지 못하고 통과됐다는 겁니다.

당시 시의회 구성원들은 반발합니다. 지난해 말 시의회에서 예산안 심의를 총괄했던 김호평 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거짓 해명을 하는 서울시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맞받았습니다. "공기업 하수특별회계에 들어있는 예산 중 불필요해보이는 부분을 유동성있게 사용할 수 있는 회전기금에 옮기자고 시의회가 제안했지만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당시 시와 시의회 양측이 모인 계수조정 과정에선 "회전기금 적립을 부동의한다면, 예산안을 서울시 제출안대로 원상복구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는데, 서울시 측에서 '추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하겠다'며 당장 필요한 금액은 아니란 취지로 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재반박했습니다. 서울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회전기금은 공기업 특별회계와 달리 목적을 정하지 않고 쌓아두는 기금이기 때문에 특정 사업에 들일 돈이 필요하다고 당시 시는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회전기금에 적립하면 수해 시에 투입되기 보단, 시의회 의원들이 지역구 상하수도 사업 등에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의회 제안대로 예산안을 원상복구하지 않았을까요.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답변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2011년 오세훈 시장이 강남역 등 상습침수 지역에 17조원을 들여 추진하겠다고 했던 '대심도 빗물 터널'이 고 박원순 시장 시절 대폭 축소(7곳→1곳)된 것이 이번 피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나옵니다. 이 사업 대신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강남역 일대 배수 시설 개선 사업은, 강남의 취약한 지형이 이례적인 폭우를 만났을 때는 별 효과가 없는 방식이란 겁니다.

■ 밤샘 회의 뒤 현장 찾아간 서울시장…'책임 회피성' 해명에 묻혀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날 밤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본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날 밤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본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8일 밤 서울시청으로 급히 복귀한 뒤 새벽 1시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하며 밤을 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날엔 사당동 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과 신림동, 신월동 등 피해 현장을 일일히 찾아가 챙겼습니다. 어제 본인의 페이스북에 "송구스럽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서울시장으로 복귀해 2년차를 맞고 있는 서울시장이 폭우 피해의 책임을 전임 시장과 시의회의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 오늘밤 평소보다 일찍 7시30분에 시작하는 뉴스룸에서 관련한 소식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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