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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베트남전서 민간인 학살"…우리 법정서 첫 증언

입력 2022-08-08 20:32 수정 2022-08-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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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이 민간인들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 생존자와 목격자가 내일(9일) 처음으로 우리 법정에 섭니다. 생존자가 한국을 상대로 낸 국가배상 소송이 2년 넘게 진행 중인 건데, 우리 정부는 "학살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응우옌득쩌이 씨는 54년 전, 자신의 가족이 사는 마을에 한국군이 들어온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응우옌득쩌이/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목격자 : 무전기를 통해 오전 9시쯤 한국군이 퐁니·퐁넛 마을에서 남베트남 군인 가족들을 다 죽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전을 듣고 찾아간 마을에선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응우옌득쩌이/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목격자 : 한국군이 주민들을 몰아넣고 총을 난사한 다음 수류탄을 던지고 다 죽였습니다. 그다음에는 집을 불태웠고…]

한국군이 마을을 떠나자 미군, 민병대원들과 함께 구조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응우옌득쩌이/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목격자 : 제가 구한 사람 중 살아남은 사람은 딱 두 사람이었습니다. 갓난아이 두 명… '끄'라는 사람 집터에서는 (시신이) 10구 정도 발견됐고…]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도, 사과는 없었습니다.

내일 득쩌이 씨와 조카 응우옌티탄 씨는 처음으로 한국 법정에 섭니다.

자신들이 보고 겪었던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피해를 증언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사람은 오늘 진실화해위원회를 방문해 정근식 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건, 한국 정부가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사과 한 마디를 해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응우옌티탄/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 : 제가 말하는 내용은 모두 진실이기 때문에, 이 진실을 인정하고 널리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응우옌티탄 씨는 1968년 2월 12일 한국군 청룡부대가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2년 전 우리 법원에 국가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화면출처 : KTV '대한뉴스' / 화면제공 : 한베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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