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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의결 즉시 가처분"…정미경·홍준표 "대장부 길 가라"

입력 2022-08-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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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비대위 전환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가처분 신청 제기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이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 등은 오늘(8일) 공식 사퇴를 하면서 이 대표를 말렸습니다. 이 대표의 선택, 과연 어떻게 될까요. 류정화 상황실장이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지금은 무엇보다 당의 혼란과 분열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내홍이나 분열로 국민들께서 기적적으로 만들어주신 정권교체의 시간을 실패로 만들면 안 됩니다.]

그동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편에 서왔던 정미경 최고위원이 오늘 사퇴했습니다. 사고 상태인 이 대표와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제외하면,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용태 최고위원만 직을 유지하고 있는 셈인데요. 이 대표와 가까운 한기호 사무총장도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준석 체제' 지도부는 거의 '붕괴' 상태가 됐습니다. 내일 오전 9시 전국위 의결을 통한 '비대위 전환'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대위원장으로는 당 지도부 경험이 있고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주호영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내일 비대위로 전환되는 즉시 이준석 대표는 '가처분신청'이라는 법적 대응을 하겠단 뜻을 밝혔죠. 13일 기자회견도 예고한 상태인데, 또 한 차례 '전면전'을 예고한 셈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명예로운 결말 이야기하는 분들에게 저는 항상 후회 없는 결말을 이야기합니다. 5년이나 남았기에 피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 대표 측은 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징계 '사고'라고 인정해놓고, 이미 사퇴한 최고위원이 최고위 표결에 참여해 이를 뒤집었다는 건데요. 비대위 전환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배했단 주장입니다. 반면 이런 절차 문제, 전국위를 열고 당헌을 개정하면서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죠. 가처분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거란 쪽에선 법원이 당내 문제에 직접 개입하는 걸 꺼린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 측 김용태 최고위원은 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도 표결에 참여한 배현진 전 최고위원 등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습니다.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가처분 신청하면 기각될 거야' 혹은 '인용되면 굉장히 큰 혼란이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건 먼저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인용된다면 이 일을 초래했던 배현진 최고위원이라든지 최고위원들 정말 의원직 사퇴도 고려하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라는 모임은 오늘 '국민의힘 주인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는데요. 80여 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오늘 오전 기준 '가처분 소송인단'은 1436명이라고 합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신인규 전 상근 부대변인은 단순한 '이준석 지지'가 아니라 헌법 8조 2항에 명시된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 대한민국에서 가장 1호 되는 정신이 뭡니까? 대한민국의 헌법정신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정당의 목적과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라는 것에 대해서 지금 국민의힘은 이 당헌·당규가 필요 없다. 목적이 앞서기 때문에 수단을 불법해도 넘어가자. 이 얘기는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신 전 부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도입했던 당 대변인 선발 오디션 '나는 국대다' 출신이죠. 지금 '가처분 신청'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데자뷔를 느낀다'고 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흑역사를 끄집어냈습니다. 바로 이때입니다.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2020년 6월 25일)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차라리 그냥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20년 10월 22일) :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2년 전, 윤석열 당시 검찰 총장이 추미애 장관과 갈등했던 때 얘긴데요. 추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을 징계하자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던 점에 빗댔습니다.

[신인규/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과거에 검찰총장 재직하실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거든요. 왜 좋아했습니까? 추미애 장관이 없는 사건도 만들고 얼마나 괴롭혔습니까? 찍어내기 하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직무 정지까지 했어요. 저는 상당히 좀 데자뷔를 느낍니다.]

원내 이 대표 지지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은 내일 당헌 개정안을 부결시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는 '상생 당헌'안을 발의했었죠. 내일 결의할 당헌은 '대결과 파국의 당헌개정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대표가 가처분신청을 하게 되면 당이 위기에 빠져들 거라면서 "뻔히 죽는 데도 바다에 뛰어드는 쥐떼들, 레밍과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판결이 나기 전까지 우리당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입니다. 만약에 법원 판결로 비대위가 무효된다면 우리당은 해산해야 할 정도의 위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모두 다 살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왜 모두 죽는길을 굳이 가려 하십니까.]

조해진 의원은 하 의원과 '상생 당헌안'을 함께 발의했죠. 김웅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유일하게 '비대위 전환'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건데요.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노래'로 이 대표에게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 전 의원도 정회원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박준우 마커가 아끼는 코너를 패러디 하자면 '같이 들어박'이 아니라 '같이 들어유'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요. 지난 2일엔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생각이고'를 올려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비판했단 얘기가 나왔는데요. 어제는 'ABBA'의 노래를 공유했습니다. '치키티타'라는 아이의 아픔을 위로하는 노래인데, 이 대표를 향한 메시지란 분석 나왔습니다. 정회원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같이 들어유'.

당내엔 이 대표의 응원군도 있지만요. 이 대표를 말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래는 이 대표 편에 섰던 사람들입니다. 발제 처음에 말씀 드렸죠.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향해 "지금은 멈춰야할 때"라면서 가처분 신청을 만류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장' 혹은 '대장부'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지금 이준석 대표는 대장의 길을 가야 돼요. 대장부의 길을 가야 돼요. 왜냐하면 대표니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당원들의 고통과 그다음에 우리 당의 지금 상황. 여기서 대표가 조금 더 나아가면 당이 더 혼란스러워지고 위험해지는 거거든요.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그거는 이긴 게 이기는 게 아니고 지는 게 또 지는 것도 아니에요.]

'대장부' 얘기를 하는 사람 또 있었는데요. 바로 홍준표 대구 시장입니다.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를 해보려고 했지만, 최근 대응을 보고선 그만두기로 했다"고 했죠.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격하는 모습을 보고섭니다.

[홍준표/대구시장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자중하시고 후일을 기약하십시오. 더 이상 당을 혼란케 하면 그건 분탕질에 불과합니다. 대장부는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청년들과의 소통에 힘써왔던 홍 의원, 대선 당시 '윤핵관'과 갈등할 때도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었죠. 징계 이후 '전국유랑'을 할 때만 해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지금은 등을 돌린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달 20일) : 이준석 대표는 그리 놔두세요. {대구에서 한 번 식사하실 계획은?} 아니, 연락 오면. 나는 이준석이 하고 친하잖아요.]

이 대표의 당내 입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듯하죠. 일각에선, 이 대표 역시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할 거란 희망섞인 바람도 나왔습니다. 비대위 전환을 의결하는 전국위원회가 바로 내일, 9일이죠. 이 대표 성격상 9일 당장 대응을 하는 게 아니고, 10일, 11일, 12일도 아니고 13일 토요일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한 점에 대한 해석이 나온 건데요. 여론을 좀 살펴본 후에, 일보후퇴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 하는 겁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만약에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접수하면 그거는 평일에 해야죠. 토요일은 법원이 접수가 안 되는 날이죠. 수, 목, 금 정도에 여론의 동향을 좀 보고 이준석 대표 스스로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말 나는 억울하지만 나의 희생으로 당이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희생의 멘트를 날리면서 나가는 게 좋지 않나.]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본인이 이 대표를 적극 설득하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는데요. 내일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면, 비대위원장 역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서병수 전국위의장은 '윤핵관' 즉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이 먼저 나서서 이 대표와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지금 상황의 본질은 '윤핵관'과 '이 대표의 갈등이라고 했습니다. 서 의장은 앞서 '이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했는데,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문제의 본질은 저는 윤 대통령의 핵심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저는 늦지 않았다고 보거든요. 손을 내밀어야 됩니다. 힘 있고 또 책임 있는 사람이 먼저 내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준석 대표도 지금 만나야 됩니다.]

이준석 대표의 손을 들어줬던 정미경 최고위원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장부의 길'을 조언하는 상황이지만요. 이 대표는 내일 '비대위 전환 의결 즉시 가처분 신청'을 공언한 상태죠. 이미 감정이 상해버린 이 대표와 윤핵관 사이에 소통 혹은 중재가 가능할까요. 이 대표 측에선 비대위 출범과 함께 윤핵관도 2선 후퇴를 해야한단 주장이 나왔는데,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 "의결 즉시 가처분"…정미경·홍준표 "대장부 길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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