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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라 쓰고 토론회라 읽는다?…'기승전 경찰국' 공방

입력 2022-08-09 13:12 수정 2022-08-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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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윤 후보자 개인에 대한 검증보다는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여야 간의 공방전 성격이 짙었죠. 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문제, 또, 김순호 신임 경찰국장의 과거 이력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청문회라 쓰고 토론회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윤 후보자의 역량이나 신상 관련 도덕성 검증은 온데간데 없었죠. '기승전 경찰국' 토론회였습니다.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전이 주를 이뤘는데요. 질의 방식도 역시 질문이라 쓰고 독백이라 읽는다고 해야 할까요? 질의 내내 행안위원들의 일장 연설이 이어졌죠.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에 바빴는데요.

[김용판/국민의힘 의원 : 경찰에 대해서 행안부 장관으로서 제대로 또 지원하려 그래도 이런 경찰국이 있으면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경찰국 설치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겁니다. 96조의 법률 시행령 직무법이라든가 설치, 조직, 법률로 정하라고 이렇게 규정이 되어 있어요, 헌법에.]

윤 후보자는 그저 상대당의 논리를 공격하기 위한 매개체 역할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본인의 청문회였지만 정작 대답할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는데요.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잠깐, 잠깐만요. 조금 있다가 답변해 주시고 간단하게 하나만 더 물어보고…]

[이해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우리 후보자님 아직도 이 경찰국 신설이 적법하다고 보십니까? {혹시 답변 시간을 주시면 지금 경찰국…} 적법하다고 보시냐고요? 시간이 없으니까, 짧게.]

정회원분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시던 박준우 마커의 '줌 인', 오늘의 인물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입니다. 애초 윤 후보자 개인에 초점을 맞춰 발제를 정리할 계획이었지만요. 결국 경찰국 신설 문제로 포커스를 조정해야 할 거 같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인가 봅니다.

사실 윤 후보자도 처음부터 청문회가 이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었나 봅니다. 모두 발언에서부터 #경찰국 신설 문제와 관련해 원론적이나마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는데요.

[윤희근/경찰청장 후보자 : 국민이 부여한 경찰력이 올바르고 투명하게 행사되도록 경찰권 역시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국익과 공익을 위해 경찰의 중립성과 책임성 또한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될 가치입니다.]

경찰국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취지였죠. 민주당은 초반부터 경찰국 신설의 절차적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파고 들었습니다.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가장 큰 권력인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시킨 다음에 이 경찰국을 설치를 해야 되는데. 뭐가 그렇게 급한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절차 없이 이상민 장관께서 찍어 내리듯이, 일방적으로 경찰국을 설치했다는 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경찰국 신설에 법적인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단순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찰국을 설치한 건 헌법과 정부조직법을 위반했다는 논리입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의원 : 저는요, 후보자께서 이 경찰국 강행을 시행령으로도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말씀하시는 걸 볼 때 이 위법적인 이런 과정에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논리를 후보자께서 그대로 읊고 있다,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 됩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지 않습니다.}]

여당은 경찰국의 순기능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는데요. 윤 후보자와의 티키타카가 돋보였습니다.

[박성민/국민의힘 의원 : 과거 정부에서는 밀실에서, 청와대에서 일괄적으로 경찰의 인사나 관리나 통제를 해오던 것을 이제는 경찰국을 신설해서 제대로 된 국회나 국민들의 견제나 감시를 받고 있는 행안부 장관을 통해서 제대로 양성화시켜보자 이런 취지가 아닙니까, 경찰국 신설이? {네, 저도 그런 취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윤 후보자의 답변을 이용해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식인데요. 먼저 경찰국 신설을 통해 경찰 인사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죠. 일각에서 제기된 경찰의 독립성 훼손 염려도 윤 후보자의 입을 빌려 불식시켰습니다.

[전봉민/국민의힘 의원 : 경찰국 신설로 인해서 그 독립성, 중립성 확보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후보자님께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우리 행안부 장관님이 우리 수사의 관리하고 또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경찰국 신설의 파생 이슈죠.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번에 총경회의를 주관했던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을 받고 있고, 징계 대상에 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판단할 때 이분이 무슨 역모를 꾀한 것도 아니고, 무슨 쿠데타를 일으킨 것도 아니고, 반란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류 총경,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총경 회의를 주재한 인물입니다. 류 총경은 회의 이후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는데요. 민주당은 해당 결정이 부당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특히 윤 후보자가 총경들과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는데요. 중재를 제대로 못 했다며 윤 후보자의 통솔력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송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어쨌든 시간 내에 끝내달라, 성명서는 발표하지 말아 달라는 거를 서장회의가 받아들인 거예요.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후보자께서는 총경회의와 사실은 소통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총경회의가 끝나서 2시간 후에 대기발령이라고 하는 조치를 취한 거예요. 늘 한편 곁에서 하신 분이 이러면 13만 경찰을 통솔할 수 있겠습니까?]

윤 후보자는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강조했는데요. 류 총경이 직무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후보자 : 당일날 총경회의가 진행되는 양상들이 그냥 그대로 놔둬서는 자칫 이후에 어떤 위법의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겠다하는 이런 분위기를 참모들이 저에게 건의를 했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그 긴급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당시 직무명령을 하고 그 직무명령을 지키지 않은 주도자 류 총경에 대해서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당도 윤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총경들은 경찰국 신설로 경찰의 중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죠. 김웅 의원은 총경들의 이중성을 비꼬았는데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에 수사구조개혁단 소속 경찰관이 참석을 해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렸습니다. 본인은 우연히 지나가다 찍혔다고 합니다. SNS 올라가는 것도 우연히 지나가다가 올라갑니까? 이게 정치적 중립성입니까? 이렇게 정치적 중립성이 정작 깨졌을 때는 서장님들 누구 한 명 말하는 사람 없었어요.]

과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었을 때는 한 마디도 안 하다가 이제 와서 중립성 타령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란 겁니다. 김웅 의원은 질문 없이 7분 동안 웅변을 이어갔는데요. 비슷한 사례를 열거하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식의 태도를 질타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서울경찰청장이 이준석 당대표 수사를 촉구하면서 '유튜브에서 처벌이 된다고 하니까 수사하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서울경찰청장하고 저분하고 인식이 뭐가 다릅니까? 이런 식으로 정치적 중립성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으면서 무슨 경찰국 문제가 정치적 중립성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아할 것입니다. 서장님들 중에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심지어 경찰이 직접 선거에 개입한 사건입니다. 막상 정치적 중립성이 이렇게 처참히 무너졌을 때는 아무 말 않다가 왜 갑자기 무너질 수도 있다라고 하니까 모여서 이렇게 정치적 중립성을 외치시는지 참으로 의문스럽습니다.]

경찰국 신설의 마지막 이슈는 #김순호 신임국장인데요. 민주당의 공격 포인트는 김 국장의 과거 이력이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 새로 경찰국의 국장으로 김순호 국장이라는 사람이 임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과거에 노동 활동도 일부 했던 거 같은데 이 녹화 과정을 통해서 프락치 활동을 한 것으로 강력하게 의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경찰로 특채된 이후에는 정당한 정치활동을 탄압해왔고 또 대공수사과에서 근무를 했던 그런 사람입니다.]

80년대 노동 운동을 하던 김 국장이 돌연 운동을 그만둔 뒤 경찰로 특채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건데요. 이후에는 김 국장이 노동 운동 탄압에 앞장서며 변절자의 길을 걸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를 노태우 정부가 이적단체로 몰아 총 18명을 불법 연행하고 15명을 구속·탄압한 그런 인노회 사건이라고 있습니다. 이게 89년도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 이후에 또 이런 탄압할 때 아까 얘기했던 김순호 국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그렇게 파악되고 있습니다.]

윤 후보자는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답변했는데요. 인사의 적정성 여부는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 {의원님 지적하신 그런 부분까지를 저희가 알고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지금 알았잖아요. 언론 보도를 통해서 다 보도가 됐고 또 본 의원이 지적했으니까 알게 됐잖아요. {맞습니다, 네.} 그럼 알게 됐으면 그 인사가 잘 됐다, 못 됐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 부분은 추후에 한 번 더 검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경찰국 신설 공방을 중심으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청문회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경찰국 신설 외에 간혹 다른 주제들도 등장했는데요. 이 얘기는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청문회라 쓰고 토론회라 읽는다?…인사청문회 뒤덮은 경찰국 신설 공방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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