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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사' 보고 배우 꿈꾼 나인우 "성덕됐다" 외친 사연

입력 2022-08-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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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우나인우
배우 나인우(27)가 올해 상반기 그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KBS 2TV 수목극 '징크스의 연인'에 이어 JTBC '클리닝 업' 촬영을 진행했고 6월 비슷한 시기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KBS 2TV 예능 '1박 2일' 시즌4에 고정 멤버로 발탁되며 합류하기도 했다.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열일 행보를 보인 그는 영화 '동감' 촬영으로 이달까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최근 성덕이 됐다"라는 고백을 전할 땐 자연스럽게 얼굴에 설렘이 번졌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를 보고 배우에 대한 꿈을 처음으로 키웠던 나인우가 영화 '외계+인' 1부 VIP 시사회에 갔다가 해당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선배 소지섭, 임수정을 만나게 된 것.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는 그는 팬심을 가졌던 10대 때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징크스의 연인' '클리닝 업' 두 작품을 마친 소감은.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전작에서 함께했던 감독님들이었다. 스태프들도 겹치는 분들이 많았다. 한 작품이 끝나고 나면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은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웠다. 선배님들이 많이 챙겨주고 예뻐해 줘서 더 편안하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파트너였던 전소민 씨, 서현 씨께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드라마를 시청해준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응원해준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징크스의 연인'에서 서현과 연인 호흡을 맞췄는데 서현은 어떤 배우였나.

"서현 씨는 말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전달력이 높았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배웠고 성향이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라 서로 다른 모습들이 합쳐질 수 있도록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연기했다. 덕분에 좋은 호흡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 방영됐다.

"'징크스의 연인' 방송 시기가 늦어진 거고 캐릭터가 엄연히 달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겹쳐 보이지 않기 위해 캐릭터 연구를 많이 했다. '클리닝 업' 두영이 같은 경우 자기만의 공간이 편한 친구고 뭐 하나에 빠지면 못 헤어 나오는 친구로 해석했다. 사회성이 약한 걸 표현하기 위해 말투나 행동 같은 것에 신경을 써 연기했다. '징크스의 연인' 수광이는 코믹신에서 코믹하게 했다. 감독님이 밝은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코믹하게 수광이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 이외의 신들은 책임감 있는, 진중한 모습으로 연기했다. 죄책감, 누군가를 잃게 될까 하는 두려움을 가진 인물이었기에 차이를 두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징크스의 연인'의 경우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이라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이번에도 여김 없이 촬영하며 살이 빠지더라. 작품을 하면 예민해진다. 연기하는 모습을 시청자분들께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촬영 내내 캐릭터로 집중한다. 그 생각이 항상 맴돈다. 그래서 그런지 살이 빠진다. 주연이라는 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항상 같은 자세로 작품을 연구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해당 캐릭터처럼 보일까 생각을 많이 한다."

-과거 함께 작품 했던 두 감독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두터운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비결이 있나.

"물론 이건 내 생각이지만 힘들어도 항상 웃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감독님들이 좋아해 주지 않았나 싶다.(웃음)"

-급하게 촬영에 합류했던 전작 '달이 뜨는 강'과 비교했을 때 '징크스의 연인' 제작 과정은 어땠나.

"시간적인 여유가 좀 더 있다 보니까 감독님과 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재밌게, 밝게 만들기 위해 많은 대화를 했던 것 같다. 극 중 코믹한 장면도 많고 만화적인 느낌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뺐다. 아무래도 전작을 함께했고 성향 자체도 서로 잘 알지 않나. 뭐든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애드리브를 많이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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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슬비가 납치됐을 때 자전거를 타고 구하는 장면이 있었다. 서현 씨의 첫 촬영이었다. 그때 장풍을 쏘고 스프레이라고 하는 게 있다. 스프레이 대사는 감독님이 준 아이디어다. 대본엔 없었다. 장풍만 쏘는 거였는데 재밌게 해 보자고 해서 스프레이를 넣은 것이었다. 그게 오히려 신을 살렸던 것 같다. 창고에 있을 때 마취제를 마시고 쓰러지는 장면이 있는데 심각한 상황에서도 코믹하게 풀어가지 않나. 마취제를 마시고 슬비가 옆에서 깨워야 하는 상황인데 깨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하니까 아이디어를 냈던 게 박치기다. 서현 씨한테 박치기를 해달라고 했던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징크스의 연인'을 택할 때 가장 크게 끌렸던 점은.

"미니시리즈 첫 주연이었고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감독님의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제목밖에 몰랐다. 대본 1, 2회를 보고 재밌다고 생각해서 원작을 봤다. 원작을 보고 감독님이 왜 날 원했는지 알겠더라. 그림체가 일단 비슷했다. 키가 크고 말랐더라. 감독님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어떻게 하면 캐릭터와 이질감이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했다."

-주변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고모가 항상 모니터링을 해주는데 '갈수록 연기가 깊어진다'라고 해주더라. 내가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저기선 멀쩡한데 여기선 왜 그러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건 '1박 2일' 형들의 말이다.(웃음) 형들이 그런 식으로 장난치며 관심을 준다. 그래서 고맙다."

-배우 김선호의 하차 후 '1박 2일' 시즌4 합류였다.

"합류 자체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첫 고정 예능이라 걱정이 많았다. 내가 가서 폐를 끼치면 어떻게 하나, 잘 만들어놓은 곳에 민폐가 되는 게 아닌지 걱정됐다. 무엇이든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젠 좀 적응을 했나.

"아직도 떨린다. 긴장이 많이 된다. 근데 그게 '1박 2일' 뿐 아니라 어느 촬영장에 가든 떨린다. 신인 때보다 여유가 조금 생긴 것뿐이지 항상 떨린다. 그래서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예능 롤모델이 있나.

"(김)종민이 형이나 (문)세윤이 형이다. 세윤이 형 같은 경우 다재다능하고 에너지가 좋다.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종민이 형 같은 경우 새하얀 도화지 같은 모습이 좋다. 변하지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다."

-'1박 2일' 시즌4를 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을 꼽는다면.

"닭발 먹은 게 제일 충격적이었다. 집라인도 '1박 2일'에서 처음 타봤는데 말로 설명이 안 되는 그런 공포였다. 끈 하나 매달아 놓고 가는 것인데 무서운 걸 하면 패기로 커버하려는 타입이다. 그래서 소리를 많이 지르는 것 같다. 근데 닭발은 그런 게 아니었다. 요리된 닭발이면 상관없는데 얼음 위에 멸치랑 고추냉이가 닭발과 있는 상태였다. 조금 힘들더라. 나중에 맛있게 요리된 닭발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형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친화력이 좋더라.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전부를 알 수는 없지만 성향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거기서부터 맞춰가는 것 같다. 먼저 다가가고 나서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한 뒤 그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게 뭔지 그 사람을 만날 때 그런 걸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

"체력적인 것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징크스의 연인' 촬영이 끝나고 일주일 반 정도 후에 '클리닝 업' 촬영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1박 2일'에 합류했다.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멀티가 잘 안 되는 타입이다. 그걸 다 해내려고 머리를 쓰다 보니 힘들었다."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

"정신적으로 과부하가 오는 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버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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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기와 지금을 비교할 때 언제가 더 힘든 것 같나.

"정신적인 힘듦은 데뷔 때부터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는 것인지, 내가 부족해서 자책을 하는 것인지 잘 몰랐는데 조금 여유가 생기니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 그때나 지금이나 힘든 건 똑같은 것 같다. 다만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인 것을 그땐 몰랐고 현재는 깨닫고 있는 상태라는 게 조금은 다른 것 같다."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어렸을 때부터 기타를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일렉 기타가 제일 좋다. 기타를 칠 때 진짜 정신없이 친다. 한창 일 없을 때는 18시간씩 치고 그랬다. 어렸을 땐 게임으로 많이 풀었던 것 같다. 근데 좀 생산적인 취미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타를 제대로 잡은 것 같다. 빠져 있으면 잡생각이나 불안했던 생각들이 잠시나마 잊힌다. 광합성을 하는 이유는 햇빛을 쬐고 있으면 졸리고, 졸리면 눈을 감고 있는다. 그럼 또 시간이 간다. 그때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 같다. 정리하고 눈을 뜨면 그때부터 다시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로딩이 좀 필요한 타입이라 옆에서 보면 답답할 수도 있다.(웃음)"

-어떤 모습이 진짜 모습과 가깝나.

"원체 말수가 적은 타입이다.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니 그나마 말이 늘긴 했는데 로딩이 좀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리스너라 1대 1로 만나면 거의 말을 안 하는 편이다. 그래서 고민이나 고충 같은 걸 내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1박 2일'의 경우 프로그램 특성상 웃음을 줘야 하기 때문에 밝은 면이 부각돼 나오는 것이다. 진중한 모습만 가지고 '1박 2일'에 나간다면 민폐를 끼치고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SNS에 셀카 업로드를 열심히 하더라.

"셀카를 찍는 각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웃음) 처음부터 SNS 계정을 만든 이유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나 혼자 있는 사진들이다. 팬분들이 날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올리고 있다. 일이 없을 때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실망할 수도 있지 않나.(웃음) 그래서 조심스러운 것 같다. 일의 빈도수가 늘 때 자연스럽게 사진도 늘어난다."

-2020년 이후 작품이 많아지고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20대를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공백기 때 연기적으로 깨달은 게 있다. 내 감정과 내 대사도 중요하지만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연기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생각해줘야 하는데 그땐 연기적인 여유가 없어 내 것만 하기 급급했다. 근데 열심히 레슨을 받고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 체득이 됐다. 머리론 알고 있는데 안 되는 것들이 있지 않나. 공백기 때 좀 체득을 한 것 같다."

-하반기 계획은.

"영화 '동감' 촬영이 8월에 끝난다. 몸은 쉬라고 얘기하는데 머리는 일을 하라고 하고 있다. 나의 입지 그런 것보다 군대를 가기 전에 몇 작품 더 하고 가는 게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여러 캐릭터를 시도해보고 싶다. 스물아홉이나 서른 때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나. 그 나이에 특화된 역할들이 있기에 그 시기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다."

-어떤 30대를 꿈꾸고 있나.

"되갚을 수 있는 30대가 되길 바란다. 20대 때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 좋은 분들이 챙겨주고 조언도 많이 해줬다. 그러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어느 순간 20대 후반이 되니 촬영장에 가면 동생들이 생기더라. 내가 겪어왔던 시절이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긴장하지 않고 좀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30대가 되면 훨씬 더 많은 동생들이 생기지 않겠나. 배운 것들을 되갚으며 살고 싶다."

-배우가 된 계기는.

"어렸을 때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본 이후부터 은연중에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떠한 울림이 있었기 때문에 꿈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속 주인공들과 실제로 만난 적 있나.

"이번에 영화 '외계+인' 1부 VIP 시사회에 가서 소지섭 선배님을 멀찍이서 봤다. 그 자리에 임수정 선배님도 왔더라. 그 모습을 목격하고 '와! '미사' 봤다' '차무혁이다' '송은채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웃음) 성덕이 됐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언젠가 생각이 변할 수 있겠지만 데뷔 때부터 생각한 게 진정성 있는 배우다. 관객들이, 시청자들이 봤을 때 어떤 울림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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