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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乙로 전락한' 나영석 PD, '지락실'로 MZ세대 공략

입력 2022-08-07 13:53 수정 2022-08-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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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 지구오락실' '뿅뿅 지구오락실'
tvN 나영석 PD가 을로 전락하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형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갑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가 MZ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군단에 무너졌다. 올해로 22년 차 PD 경력을 자랑하는 그에게 수난이 시작됐는데, 이는 MZ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나영석 PD는 후배 박현용 감독과 함께 지난 6월 24일 첫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로 시청자 곁에 돌아왔다. 그동안 '신서유기' 시리즈로 차진 호흡을 자랑한 형들이 아니라 처음 만난 조합으로 신선함을 꾀했다. 개그우먼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가수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이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것.

네 명의 용사들은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친해졌다. 평소 흥이 많았던 이들은 눈 뜨자마자 감을 때까지 쉬지 않고 댄스에 심취했다. 개그계 지치지 않는 대표 아이콘으로 통하는 이은지가 체력적 한계를 느낄 정도로 동생들의 에너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나영석 PD가 "질린다"는 표현을 출연자에게 쓸 정도로 과잉 에너지를 폭발했다.

22년 차 예능 PD 나영석은 '뿅뿅 지구오락실'의 첫 여행부터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진땀을 흘렸다. 당연히 정답을 못 맞힐 줄 알았지만 멤버들이 게임에서 연이어 정답을 맞히며 상품으로 걸린 음식을 따내자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작진의 계획하에 낙오됐지만 낙오 역시 손쉽게 해결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Z세대의 수까지 생각하지 못한 나영석 PD가 당한 것. 멤버들은 나영석 PD를 향해 "영석이 형"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호칭이 자연스러우니 친근감도 배가 됐다.

토롱이를 잡으라는 미션에도 용사들은 흔들림 없이 SNS를 활용해 현지인들의 제보를 받아가며 미션을 완수했다. 토롱이가 예상과 달리 빨리 잡히니 나영석 PD의 얼굴에 근심 걱정이 몰려왔다. 기분이 어떻냐는 물음에 "안 좋다"라고 단박에 답할 정도로 먹구름이 낀 상태였다. 토롱이를 검거할 경우 멤버들에게 2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상황. 나영석 PD는 약속 조율을 제안했다. 4명이니까 각자 50만 원씩 200만 원이라고 정정한 것. 이에 이영지는 "PD님 몇 연차인데 이런 변수도 생각 못했냐"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결국 나영석 PD는 무릎을 꿇고 제작비 사정을 봐 달라고 호소했다. 천하의 나영석 PD가 여성 용사 넷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갑이라고 하기엔 을에 가까운 행보였다.

태국은 여러모로 나영석 PD를 도와주지 않았다. 코사무이 날씨가 더울 거라고 예상하고 시원한 음식들을 미션 상품으로 준비했는데 비가 내렸다. 거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진 것. 나영석 PD의 표정은 어두웠고 용사들은 기세가 한껏 올라 제작진을 농락하기 바빴다. 묘한 대립 구조가 시청자들의 웃음 버튼이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에너지로 "게임 더 없어요?" "우리 제작진 이게 다 인가요?"라고 외치며 조롱까지 하는 만만치 않은 캐릭터들이었다. 형들과의 예능으로 다년간 갑질(?) 노하우가 쌓였던 22년 차 나영석 PD는 을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뿅뿅 지구오락실'은 첫 방송부터 비드라마 TV 부문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를 차지했다. 3주 연속 1위 왕좌를 지켰고 7월 4주차 TV & OTT 통합 화제성 비드라마 부문에서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에 밀려 2위에 안착했으나 방송사 가운데 최상의 화제성 순위를 자랑했다. 타깃 시청률도 5주 연속 1위를 달렸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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