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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보상길…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내 건강 돌려받고 싶다"

입력 2022-08-06 18:35 수정 2022-08-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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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탐사보도팀이 재조명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오늘(6일)도 관련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7천여 명이지만 관련 기업들은 보상 액수가 너무 많다며 합의를 미루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망을 피해 달아난 옥시 전 대표는 인도에서 어린이 안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한국 피해자들에겐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참사 11년째.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옥 속에 있다고 호소하는데요.

먼저 이자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피해자 배·보상 시작됐지만… >

[김이수/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 위원장 (지난 4월) :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지원금의 세부적 내용을 정한 조정안과 조정안의 실효성 담보 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

< 5000억원 분담 거부한 옥시의 두 얼굴 >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탑골공원 할아버지가 '우리 담뱃값이나 받자' 300만 원 받으시는 거예요. 이거 알고 다 신청하면 어떻게 할 거야?]

< 인터폴 수배자가 '어린이 안전 지킴이'? 승승장구하는 핵심 피의자 >

[거라브 제인/레킷벤키저 인도법인 대표 :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의 위생 관념이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이런 성장은 퇴행하지 않을 겁니다.]

< 옥시 본사 사업보고서엔 "보상 제한할 것, 인과관계 명확지 않아" >

< 사건 담당했던 검사들, 기업 측 대형 로펌으로 재취업 >

JTBC 탐사보도팀 심층 취재 결과, 2011년 시작된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보상은 시작도 못했고, 기업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아 왔을까.

호스를 입에 대고 바람을 불어보지만 공은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이내 기침이 납니다.

1997년부터 6년 동안 비좁은 사무실에서 가습기를 썼다는 이모 씨는 그해 겨울부터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이모 씨/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기침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폐가 이제 망가지고 호흡기가 망가져서 얇아져서요.]

뒤늦게 원인을 알고 피해자 430명을 모아 기업들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6년째 결론이 안 나는 사이 그 중 10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정 절차에 희망을 걸었지만 옥시와 애경은 조정안을 거부했습니다.

[이모 씨/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지치고 지겹다. 이걸(조정) 해서 빨리 끝내서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내 몸 건강관리나 하고 (살고 싶다.) 절망으로 나락으로 그냥, 벼랑 끝으로 떨어져 버린 거예요. 지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얼마나 원망스러운지요, 옥시가.]

그렇다고 한 번의 합의로 끝내버리면 혹여 추가로 발생할 피해는 보상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조정 자체에 회의적인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이요한/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아이를 계속 약을 먹여서 케어를 해야 되는데, 아이들은 (앞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최초 피해가 밝혀지고 나서도 피해가 인정되는 질병의 범위는 확대돼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인 질병은 앞으로 계속 추가될 수 있습니다.

[김태윤/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얘를 낳았는데 애가 몸이 빨갰어. 우리는 가끔가다가 이렇게 아프잖아? 아픈데 뭐 이거 때문에 그렇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잖아. 가족들이 항상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리면서 살지.]

애초에 정부가 피해자의 피해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건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합니다.

[박혜정/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이 '가습기 당번'을 1990년도 중후반부터 썼다고, 그렇게 노출 조사 진술을 했는데, 이 환경 노출 조사원은 2007년부터 제가 옥시 '가습기 싹싹'을 썼다, 이렇게 자기가 적어놨어요.]

피해자들이 원하는 건 일상 회복입니다.

[이재성/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나는 사실 돈보다 내 삶을 위해서 내 건강을 좀 돌려받았으면 좋겠다…]

피해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시위에 나선 지도 10년째.

결국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VJ : 최준호 / 영상그래픽 : 박경민·김정은 / 인턴기자 : 나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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