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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차도 오토바이도 '쌩쌩'…이름만 '보행자 우선도로'

입력 2022-08-05 20:43 수정 2022-08-0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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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 밀착카메라는 지난달부터 운영에 들어간 보행자 우선도로를 찾아가 봤습니다. 시장 앞처럼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실제 돌아보니 이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시장 앞길을 지나던 할머니와 손녀가 빠르게 달리던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그곳엔 한동안 추모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이곳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부산의 한 시장 앞입니다.

지금은 8개월이 지나 사고 흔적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쪽에 와 보면 반사경같이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또 중요한 변화는 시장 앞 도로 360m 정도가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다는 점입니다.

일반 도로와 구별하려고, 다르게 색도 칠했습니다.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이면도로에선 차를 피해 길 한쪽으로 다니는 분들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어디를 걸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보행자에게 통행 우선권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보행자를 빠른 속도로 추월하거나 비키라고 경적을 울리는 등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습니다.

[정정표/부산 수영동 : 양쪽으로 주차를 많이 해서 보행자 우선도로 느낌이 전혀 안 나죠. 제가 여기 한 10년 이상 살았는데 단속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속도 제한도 아랑곳 않고 차들은 보행자 옆을 빠르게 지나갑니다.

사람들은 차가 다 지나가기를 기다린 뒤 길을 건넙니다.

[박순희/부산 망미1동 : 눈으로 봐서 질서가 잘 잡혀 있으면 알겠는데요, 전혀 그런 게 없는데.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됐다는 소리도 오늘 처음 들었어요.]

이곳도 보행자 우선도로입니다. 운행 속도가 시속 30km로 제한돼 있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지 측정해보겠습니다.

2곳에서 각각 30분 동안 보니 차, 오토바이 16대가 제한을 어겼습니다.

시속 54km로 달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운전자들 대부분이 보행자 우선도로를 몰랐습니다.

[승용차 운전자 : 확인을 못 했어요.]

[오토바이 운전자 :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이 바닥에 (색칠) 돼 있는 건 젊음의 거리라고, 젊은이들이 다니는 길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취재진도 직접 걸어봤습니다.

차가 다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경적이 울립니다.

취지에 공감하는 운전자들도 있지만,

[승용차 운전자 : 불편해도 안전한 게 제일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승용차 운전자 : 이 옆에 차들을 다 없애야 해. 불법 주차한 것들을. 양쪽으로 다 차가 이렇게 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피해 가느라 가운데로 들어오잖아요. 주변에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고 지키라고 그래야지. 차만 조심하라고 그러면 그건 행정이 잘못된 거죠.]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당연한 명제. 이 말이 지켜지지 않아 '보행자가 우선한다'는 도로까지 따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인식 개선과 제대로 된 여건 개선 없이는 영영 이름만 남은 도로가 될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김원섭 / 영상그래픽 : 백지영 / 인턴기자 : 성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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