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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상황' 결론…이준석 "윤 대통령, 한심한 인식"

입력 2022-08-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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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오늘(5일) 열린 상임전국위에서 지금의 상황이 '비상 상황'이 맞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죠. 다음 주 화요일 전국위원회를 열어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준석 대표,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본인이 직접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당 대표가 내부 총질한다는 인식이 한심하다'고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 당헌에 대한 유권해석안은 '당이 처한 현 상황이 당의 비상상황에 해당한다'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금일 심의 작성 및 작성한 당헌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 8월 9일날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서 의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가 지금의 상황이 '비상상황'이 맞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재적인원 54명 가운데 40명이 참석했고요. 이중 과반인 29명이 찬성에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당이 비상상황인 이유, 당 대표가 징계를 받은 상황에 최고위원들이 줄사퇴를 했단 점을 들었는데요. 이미 의원 총회에서 '비상상황'이란 점을 추인받은 점 그리고, 9명 정원의 최고위에서 김재원 전 최고까지 4명이 자리를 비운 상황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고위원 숫자, 당에서 발표할 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고 있고 또 최고위원 네 분께서 사퇴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9명 구성돼야 되는 최고위원회가 활동을, 업무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2일) : 현재 우리 재적 최고위원 수가 7명입니다. 원래 9명인데 김재원 최고위원 사퇴를 하셨고, 조수진 최고위원이 사퇴를 해서 지금 총 7명이 정원입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일) : 의결권을 갖고 있는 최고위 구성원 5명 중 2명이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 당대표는 사고 상태입니다.]

사퇴 의사를 밝혔느냐, 사퇴서가 수리 됐느냐, 사람마다 처리 결과가 다른데요.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이 세는 최고위 정족수는 또 달랐습니다.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금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가지고 여섯 사람이라니까요.]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그러니까 고무줄이라. 어제는 7명 됐다가 오늘은 5명도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보니까. 국민의힘이, 당이 고용·피고용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사표가 수리가 됐냐, 안 됐냐' 이런 거 가지고 논쟁을 하는지. 굉장히 이례적이죠.]

서병수 전국위 의장은 예정대로 9일 전국위가 열려서 비대위 체제로 공식 전환되면, 이준석 대표의 당 대표 직위는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다시 못 박았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이 되면 그 즉시 최고위원회가 해산되기 때문에 당대표의 직위도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건 누가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고 이런 것이 아니고 당헌·당규상에 그게 못 박혀 있는 것입니다.]

앞서 이 대표의 징계 상황, '궐위'가 아니라 '사고'로 해석했었죠. 조해진,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의 복귀 길을 열어두는 당헌 개정안, 즉, 당 대표 '사고'시에 비대위로 전환될 경우엔 당 대표의 지위를 보장하는 이른바 '상생 당헌' 개정안을 발의를 했지만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 지금 우리 국민은 우리당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 대선 이기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권력 싸움으로 날 지새는 당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한심한 당으로 보고 있는 거예요.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는 편법으로 비대위를 하게 되면 우리 당의 운명이 법원으로 간다.]

결국 채택이 불발됐죠. 대신 당 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최고위가 발의한 안이 채택됐습니다. '당 대표 직무대행' 역할을 내려놓겠다고 했던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게 되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비대위원장은 어떤 분이 유력할까요? 윤곽이 나올까요? 오늘 의결이 되면서 진행이 되는 거니까…} 주말 동안에 여러 의원님들의 의견을 또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비상상황의 원인이 된 최고위원의 사퇴, 또 원내대표의 사퇴가 정작 이뤄지지 않았는데 '어쨌든' 비상이라는 코미디를 오늘 목격하게 된다"고 했는데요. 전국위 결과가 나오자마자 즉시 반발했습니다. 비대위 전환을 결정하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ARS 방식으로 투표하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서병수 의장이 코로나 확산 때문에, 1000명 규모의 전국위를 대면으로 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서 과반 소집해서 과반 의결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고 하는군요. 코로나 집합금지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공부모임한다고 국회에 수십수백 명씩 모이다가 전국위는 ARS로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뭡니까.]

상임 전국위에선 지금이 비상상황이 맞느냐, 반대 의견도 나왔습니다. 유의동 의원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1. 7월 11일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결의한 후, 이준석 대표의 해임의 효과를 가져와야 하는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지 않았다, 2. 전국위를 여는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가 최고위를 열고 의결을 하는 등 제 역할을 했는데, 비상상황이라고 할 수 있느냐, 3. 직접 선거로 선출한 당 대표를 대의기구에서 해임하는 것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유의동/국민의힘 의원 : 전 당원의 의사를 만들어서, 물어서 뽑은 당대표를 대의기구인 상임전국위나 이렇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당대표를 해임하는 선례를 남기면 이것은 정당 민주주의에 있어서 절차적으로 심대한 오류가 생길 것이고 이것이 좋지 않은 선례가…]

하지만 '비대위 전환'은 일사불란하게,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모습이죠. 이런 배경에는 당이 조속히 안정되길 바라는 대통령실의 의중, 윤심이 깔려있단 분석입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건 국민의힘이란 정당의 오랜 특징이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6월 27일) :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님들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그런 집단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을 갖다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침내, 대표직을 잃게 된 이준석 대표의 과녁은 상황의 진원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한 듯한데요.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는 문장 자체가 '형용모순'이다, 즉 말이 안 된다면서 "사장이 직원의 지시에 불응한다"는 것과 비슷한 거라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선출된 당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이 내부총질이라는 인식도 한심한 게 당대표가 말하는 것이 정론이고 그에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입니다.]

그러면서 '미디어 토마토'의 오늘자 여론조사 결과 그래픽을 올렸습니다. 여당 위기의 책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응답이 52.9%,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핵관은 19.4%, 이 대표 본인은 18.6%라고 나온 조사 결과입니다. 이 대표 주변 인사들 역시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데, 그 수위가 이 대표보다 낮지 않죠.

이 대표는 윤핵관도 직접 저격했습니다. 윤핵관의 핵심 장제원 의원을 향해 화살을 날렸는데요. 장 의원이 2017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을 돌아가며 지지했던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삼국지 속 인물 '여포'가 주군을 여러차례 배신했다는 점을 비하하는 '삼성가노' 즉 '성이 셋인 종'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도망갈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던 삼성가노 아닙니까.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도망갈 겁니다. 그런 사람이 대중 앞에는 나서지 못하면서 영달을 누리고자 하니 모든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지요.]

이 대표, 말이 거칠어지는 한편 법적 대응카드도 만지작 거리고 있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거의 무조건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당대표 보좌역들 통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대표는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가처분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가처분신청을 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법조계에서 나오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처분 신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이 대표 측에서 나왔습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여권이 더 혼란스러워지고, 그 책임도 이 대표에게 돌아갈 거라고 보고 있는데요.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사실은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면, 대장이거든요. 말하자면? 대장의 길을 가기를 원해요. 굳이 이거를 가처분까지 가가지고 옳고 그름을 본인이 인정받는 그 길을 가야 되느냐, 본인이 가처분해서 이기면 저는 차라리 지는 게 낫다고 보거든요. 이기면 더 혼란해지죠. 그건 수습이 안 돼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걸로 분류되는 박민영 대변인입니다.

[박민영/국민의힘 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결국에는 식구들끼리의 싸움입니다. 돌아와야 할 집이고요, 국민의힘이. 그리고 같이 해야 될 동지들입니다. 그렇다면 강대강의 갈등으로 가기보다는 좀 화합과 통합의 길을 쫓아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식구들끼리의 싸움은 칼로 물 베기잖아요.]

국민의힘의 오늘 결정으로, 이준석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하는 길은 사실상 막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에 '박근혜 탄핵' 때가 떠오른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인데요. 이 대표가 가처분신청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국민의힘의 혼란상이 심해질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비상상황"…이준석 "윤 대통령, 한심한 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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