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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접대' 고개숙인 이영진 헌법재판관…징계규정은 없어

입력 2022-08-03 20:27 수정 2022-08-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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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골프 접대 파문'의 당사자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골프와 식사를 한 사실을 인정하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명하면서도 식사 대접은 '돼지갈비'였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접대를 한 A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헌재의 신뢰를 추락시켰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정종문 기자입니다.

[정종문 기자]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골프 모임에 나가 제보자 A씨를 처음 만났고 식사를 하며 와인을 마신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식사 도중 A씨의 이혼 재판 얘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도와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이 재판관은 또 올해 설 명절에 "A씨가 선물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며 문자 기록이 남아있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식사도 "돼지갈빗집"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주문 내역까지 똑똑히 기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 : 물론 저희 집(식당)에 돼지갈비를 팝니다. 소갈비도 팔아요. 좋은 와인 먹으면서 헌법재판관님한테 돼지갈비로 접대하겠습니까? 소갈비로 하겠죠.]

다만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인 만큼 매출 내역으로 남겨두진 않았다고 했습니다.

향후 조사나 수사에서 밝혀질 부분입니다.

이 재판관과 A씨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메시지로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또 A씨는 이혼 재산분할 2심에서 진 뒤 이 재판관에게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도 했습니다.

자신의 억울한 부분을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이 재판관은 이 문자에 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이영진 헌법재판관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서 어떻게 재판석에 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단체도 "헌법재판소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는 국민들이 생길 것"이라며 이 재판관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재판관은 오늘(3일) 출근하지 않고, 이틀간 휴가를 냈습니다.

[앵커]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저희와 만나 "필요하다면 조사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법 위반 여부는 더 따져봐야겠지요. 하지만 '부적절한 만남'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조치를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까 헌재에는 헌법재판관을 징계할 규정이 없었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박지영 기자]

이영진 헌법재판관이 김영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합니다.

골프와 식사 접대금액이 1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선 법 위반 이전에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법을 다루는 헌법재판관이 다른 사람의 돈으로 골프를 친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는 겁니다.

헌법재판소에 근무하는 연구관이나 공무원이었다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헌법재판소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관에 대해선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법원에 근무하는 판사와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법관에게 적용되는 법관징계법에서도 벗어나 있습니다.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징계 규정을 따르지도 않습니다.

헌법재판관은 국회를 통해 탄핵되거나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는 이상 해임될 수 없습니다.

재판의 독립성을 위해 헌법으로 신분을 보장해주는 건데, 그럼에도 도덕성을 검증할 내부 장치는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상경 한국헌법학회장은 "재판의 독립성을 위해 외부보단 헌법재판소 내부적으로 규칙을 만들어 통제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헌법재판소 측은 "헌법재판소장 명의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수도 있어 징계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988년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진 이후,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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