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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중국 군사시설 피해 남중국해 우회…긴박한 여정|아침& 월드

입력 2022-08-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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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월드, 신진 기자와 함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이재승 기자가 언급했는데, 펠로시 의장의 전용기는 남중국해를 거치지 않고 우회해서 대만에 도착했죠?

[기자]

항로를 추적해 보면 펠로시의 전용기는 남중국해를 조심스럽게 피해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24'와 대만 언론 등을 종합해 확인한 건데요.

원래 말레이시아에서 대만으로 가는 여객기는 남중국해를 곧장 가로지릅니다.

그런데 펠로시의 전용기는 이 직선항로를 택하지 않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경유해 나선으로 빙 돌아 대만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통상 5시간 걸리는 비행이 7시간 가까이 소요됐습니다.

저도 어제(2일) 오후부터 항로 추적 앱으로 비행 동선을 확인해 보았는데요.

말레이시아에서 전용기가 출발해서 직선으로 가지 않고 배회하는 모습은 확인됐는데, 최종 도착지가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시간으로 밤 10시 30분쯤 목적지가 '타이페이'로 찍혔고, 곧 도착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 플라이트레이더24는 동시 접속자가 30만 명이 넘으면서 사이트가 잠시 먹통이 되기도 했습니다.

긴박했던 여정을 전 세계 네티즌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이 앞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내비쳐 왔잖아요.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결정한 이상 갈등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조심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에 최소 세 개의 인공섬을 만들어서 군사시설을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집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 군사시설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피한 것으로 보이고요.

앞서 중국은 남중국해 네 개 해역, 그리고 인근 수역에서 현지시간 2일부터 6일까지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예고했던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군용기와 군함을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알려집니다.

[앵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만해협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나섰군요?

[기자]

중국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예고했습니다.

이르면 오늘 저녁부터 오는 7일까지 대만 인근 해역과 공역에서 군사훈련,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도 펠로시 의장의 비행에 앞서 무력 충돌에 대비했습니다.

미 해군도 대만과 가까운 해역에서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항모 전단을 배치했고요.

대만 인근 상공에 정찰기가 등장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앵커]

앞서 중국 언론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격추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잖아요. 중국 외교부는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 이렇게 노골적인 입장을 냈고요. 중국의 반응이 유독 예민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펠로시 의장의 위치와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내 권력 3위인데요.

대만에 미국의 최고위급 선출직이 방문하는 건 25년 만입니다.

게다가 펠로시 의장은 수십 년 동안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각종 인권 문제에 강하게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인데요.

일례로 펠로시 의장은 1991년 하원의원 신분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이때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톈안먼 광장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돌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과 30년 악연을 이어온 인물인데 하필 시진핑 주석은 역대 다른 지도자들보다 대만에 대한 입장이 강경합니다.

그러니까 강대강이 맞붙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에 언론 기고문을 공개했다던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나요?

[기자]

워싱턴포스트에 실은 기고문이었는데요.

이 기고문에서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미 국방부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 통일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번 방문의 의의도 밝혔는데요.

"미국이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을 지지한다는 명백한 표시"라고 했습니다.

1979년에 제정된 '대만 관계법'도 언급하면서 "미국은 대만의 방위를 지지하겠다고 서약했고, 그 맹세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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