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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미성숙 많은 현실, 만 5세 입학은 굉장히 슬픈 이야기"

입력 2022-08-02 12:55 수정 2022-08-02 23:35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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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인터뷰

교육부가 내놓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연일 뜨겁습니다. 이를 저지하겠다면서 약 40개 교육 관련 단체가 모인 범국민연대는 어제(1일)에 이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집회를 진행합니다. 또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던 전국 시도 교육감들은 오늘(2일) 공동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입니다.

이렇게 반대 물결이 거세게 이는 데는 우리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했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 큽니다. 그래서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신의진 연세대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이번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우리 아이들의 현실과 맞는 정책인지 등을요. 신 교수는 제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국민캠프'에서 아동·청소년 정책에 대해 자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사진=JTBC〉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사진=JTBC〉
질문을 던지자마자 신 교수에게서는 "굉장히 슬픈 이야기"라는 답변부터 돌아왔습니다. 신 교수는 "교육부나 정치권에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이 예전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증명부터 해보라는 반박을 과학자로서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맞닥뜨려봤을 때 "키와 몸무게는 더 컸을지는 몰라도 현재 만 5세 때 우리나라 아이들의 소위 '정신적 성숙도'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 교수는 본인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요즘 아이들일수록 자기 조절력,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등 극도의 미성숙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이러한 자기 조절력과 충동 억제력, 감정적인 교감, 도덕성 발달은 '스쿨 레디니스(School Readiness)', 즉 학교에 갈 준비가 되었느냐를 측정하는 항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진단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발달 단계는 다양하고 예민한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마음이 잘 자라고 있나'를 세심히 살피고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세심함은 부족한 반면 어린이집에서는 '식사를 잘 하느냐' '대소변 가리기가 느리냐 빠르냐' 등의 문제가 혼재돼 있다 보니, 아이들 불안이 심해져서 말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신 교수는 전했습니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어린이집에서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번 학제 개편안은) 한가로운 소리"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신 교수는 잠시 부모에 대한 쓴소리도 덧붙였습니다. "아이가 영어 등을 외우는 것을 잘 하는 데만 관심이 있지, '왜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못 할까' '왜 자기 조절이 안 될까' 등은 뒷전"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양육 코칭' 역시 일정 부분은 국가의 몫이라는 말과 함께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초등학교 입학이 앞당겨진다면 영어, 수학 조기 교육에는 더욱 불이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이렇게 아이들의 입장을 먼저 보기 보다는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먼저 보는 식의 접근은 역대 정부에서 반복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제발 아이들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춰서 전문적인 식견으로 교육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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