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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옥시 임원 '가짜 피해자' 주장하며 노인 비하…핵심 피의자는 해외서 승승장구

입력 2022-08-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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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탐사보도팀이 오늘(1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시 파헤칩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지금도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 기업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오늘은 책임이 가장 큰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를 다룹니다. 10년 넘게 보여온 옥시의 두 얼굴이 지금까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취재진이 옥시의 한국법인 임원을 만나봤습니다. 황당한 말과 논리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먼저, 탐사보도팀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 너무 늦게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의 진실 >

[전병율/당시 질병관리본부장 (2011년 11월) : 흡입독성실험 경과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중단토록 강력히 권고하는 바입니다.]

< 그보다 더 늦었던 첫 사과 > 

[아타 샤프달/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2016년 5월) : 저도 아버지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피해 아동 부모 : 아이들이 얼마나 중환자실에서 처절하게 죽어갔는지 아세요?]

< 아직 끝나지 않은 피해자 배·보상 문제 >

[김이수/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 위원장 (지난 4월) :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지원금의 세부적 내용을 정한 조정안과 조정안의 실효성 담보 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

< 옥시에 부과된 금액은 5000억 원, 그러자 옥시는 '거부' > 

조정안엔 단순 노출 피해자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의 임원을 만났습니다.

대화 도중 가짜 피해자란 말을 꺼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분들은 데미지가 제로. 정상인 거예요. 노출 확인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구두로요.]

노인들이 용돈을 벌려고 가짜 피해자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칩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탑골공원 할아버지가 '우리 담뱃값이나 받자.' 300만원 받으시는 거예요. 이거 알고 다 신청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약간 비꼬듯이 말씀을 하신 건데요.} 비꼬는 거 아니에요. 팩트예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옥시 제품 피해자들이 아예 기업 이름을 착각했을 수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분들이 착각을 할 수 있고, 옥시, 옥시 하니까. 합리적 오류가 있을 수 있잖아요?]

옥시 임원은 사망 피해자 유족들에게 이미 지급한 배상금도 거론했습니다.

억대가 지급됐는데 그게 과하다는 내용입니다.

피해자 중엔 어린이와 태아도 있었습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랬느냐.) 변호사가 교통사고 사망해도 일수입 해서, 법정 배상액 1억, 제가 기억하기로 1억4000인가 그랬다고 들었거든요. 되게 죄송한 말씀인데…]

피해자들에 대한 폄하나 조롱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 사람들을 조롱할 수는 없는 거예요.} 저 조롱한 적 없어요.]

그러나 막말에 가까운 발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언론 앞에서나 법정에선 고개를 숙였지만, 속마음은 다를 수 있다는 반증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저는 조롱하거나 이걸 안 된다거나 버틴 적도 없고요. 상식적인 선에서 제 상식과 기자님 상식이 틀리고, 피해자 상식이 다른 거잖아요? 정부는 못 하는 이유가 있을 거고, 전 정권에서 X 싸놓은 걸, 죄송합니다. 조롱하는 거 아니고요.]

취재진은 이런 발언이 옥시의 공식 입장인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본사에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본사 측은 옥시 한국법인 임원이 취재팀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선 옥시 한국법인이 가장 적합한 답변을 했다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참사 10년이 지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입니다.

[앵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가 아이들에게도 안전하다고 광고했습니다. 이런 광고를 주도한 인물은 한국법인 대표를 맡는 등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런데, 2016년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출국했고, 지금까지 6년째 버티고 있습니다. 이 인물을 추적했습니다. 지금도 옥시 모기업의 해외 법인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린이 위생 안전지킴이'라는 홍보 활동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탐사보도팀,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거라브 제인은 2006년부터 6년간 옥시 한국법인 마케팅 총괄이사와 대표이사를 역임했습니다.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거라브 제인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해외로 달아났습니다.

거라브 제인의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옥시 모기업의 인도법인 대표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본부를 담당하는 선임 부사장도 맡았습니다.

거라브 제인은 현지에서 자신이 '위생 안전 지킴이'라며, 미디어에도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인도의 한 뉴스 채널 프로그램입니다.

[거라브 제인/레킷벤키저 인도법인 대표 :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의 위생 관념이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이런 성장은 퇴행하지 않을 겁니다.]

인도 교육부와 함께 어린이 교육용 노래를 만들고 '어린이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한국에서 수많은 어린이의 목숨을 잃게 만든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 할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입장을 듣기 위해, 인도법인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레킷벤키저 인도법인 관계자 : {거라브 제인과 통화하고 싶습니다. 그와는 이메일로만 소통한다는 게 맞습니까?} 우리는 관련 없습니다.]

회사 대표인데도, '그는 우리와 관련이 없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레킷벤키저 인도법인 관계자 : {그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나요?} 아뇨 아뇨, 없습니다. {당신의 부사장인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죠?} …]

끝내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핵심 피의자를 해외 법인장으로 영전시킨 이유가 궁금합니다.

[옥시레킷벤키저 측 관계자 : {발령을 냈으니까 간 거 아니에요?} 회사 차원에는 어쨌든 공식적으로 책임이 확인된 게 없다…]

거라브 제인은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3년 전엔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와 만나 얘기를 나누기로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옥시 영국 본사는 한국 법인의 해명과 같은 입장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화면출처 : NDTV)
(VJ : 장지훈·최준호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최지은·나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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