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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짜 피해자' 주장한 옥시 임원 "기업명 착각했을 수도"

입력 2022-08-01 20:42 수정 2022-08-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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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탐사보도팀이 오늘(1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시 파헤칩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지금도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 기업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오늘은 책임이 가장 큰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를 다룹니다. 10년 넘게 보여온 옥시의 두 얼굴이 지금까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취재진이 옥시의 한국법인 임원을 만나봤습니다. 황당한 말과 논리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먼저, 탐사보도팀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 너무 늦게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의 진실 > 

[전병율/당시 질병관리본부장 (2011년 11월) : 흡입독성실험 경과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중단토록 강력히 권고하는 바입니다.]

< 그보다 더 늦었던 첫 사과 >

[아타 샤프달/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2016년 5월) : 저도 아버지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피해 아동 부모 : 아이들이 얼마나 중환자실에서 처절하게 죽어갔는지 아세요?]

< 아직 끝나지 않은 피해자 배·보상 문제 >

[김이수/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 위원장 (지난 4월) :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지원금의 세부적 내용을 정한 조정안과 조정안의 실효성 담보 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

< 옥시에 부과된 금액은 5000억 원, 그러자 옥시는 '거부' >

조정안엔 단순 노출 피해자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의 임원을 만났습니다.

대화 도중 가짜 피해자란 말을 꺼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분들은 데미지가 제로. 정상인 거예요. 노출 확인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구두로요.]

노인들이 용돈을 벌려고 가짜 피해자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칩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탑골공원 할아버지가 '우리 담뱃값이나 받자.' 300만원 받으시는 거예요. 이거 알고 다 신청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약간 비꼬듯이 말씀을 하신 건데요.} 비꼬는 거 아니에요. 팩트예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옥시 제품 피해자들이 아예 기업 이름을 착각했을 수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분들이 착각을 할 수 있고, 옥시, 옥시 하니까. 합리적 오류가 있을 수 있잖아요?]

옥시 임원은 사망 피해자 유족들에게 이미 지급한 배상금도 거론했습니다.

억대가 지급됐는데 그게 과하다는 내용입니다.

피해자 중엔 어린이와 태아도 있었습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랬느냐.) 변호사가 교통사고 사망해도 일수입 해서, 법정 배상액 1억, 제가 기억하기로 1억4000인가 그랬다고 들었거든요. 되게 죄송한 말씀인데…]

피해자들에 대한 폄하나 조롱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이 사람들을 조롱할 수는 없는 거예요.} 저 조롱한 적 없어요.]

그러나 막말에 가까운 발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언론 앞에서나 법정에선 고개를 숙였지만, 속마음은 다를 수 있다는 반증입니다.

[A씨/옥시레킷벤키저 임원 : 저는 조롱하거나 이걸 안 된다거나 버틴 적도 없고요. 상식적인 선에서 제 상식과 기자님 상식이 틀리고, 피해자 상식이 다른 거잖아요? 정부는 못 하는 이유가 있을 거고, 전 정권에서 X 싸놓은 걸, 죄송합니다. 조롱하는 거 아니고요.]

취재진은 이런 발언이 옥시의 공식 입장인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본사에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본사 측은 옥시 한국법인 임원이 취재팀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선 옥시 한국법인이 가장 적합한 답변을 했다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참사 10년이 지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입니다.

(VJ : 장지훈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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