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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사퇴했지만 비대위 전환 난항…혼란 배경엔 '윤심'?

입력 2022-08-0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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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조금 전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 지 하루 만인데요.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데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거죠. 또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이른바 '이핵관'들은 결국은 '이준석 쫓아내기 꼼수' 아니냐 반발하고 있는데,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무슨 마피아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낮밤 바뀌면 최고위원들 한두 명 계속 사라져가지고 당황스럽죠.]

휴가에서 돌아온 류 실장이 전하는 국회상황실, 오늘(1일)은 국민의힘 소식입니다. 딱 일주일 다녀왔는데 많은 변화가 있었더라고요. 일단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이 어제 사퇴의사를 표명한 데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조속히 비대위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했죠. 이로서 권성동 원톱 체제는 20일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앞서 최고위원들의 줄 사퇴도 있었습니다 비대위 체제를 위한 수순으로 해석됐는데, 최고위원 총사퇴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은 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죠.

[배현진/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달 29일) :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수진/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만 제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권 직무대행이 사퇴 입장을 밝힌 후에도,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혼란이 이어졌죠. 권 직무대행은 원내대표 직은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즉 대표 대행 역할만 내려놓겠다는 건데, 오늘도 선수별 의원 간담회와 의원총회를 주재했습니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직 유지'에 대해선 당장 반대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홍준표 대구 시장은 "대표 직무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것이 법리상 맞다"면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상대권을 줘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지도부 총사퇴하시고 이준석 대표 체제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 게 정도가 아닙니까. 왜 꼼수에 샛길로만 찾아가려고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권 직무대행이 말한 비대위 체제 전환도 쉽지만은 않은 상태인데요. 일단 당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 당규상의 논란이 있습니다. 당헌상 비대위로 전환하려면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돼야 합니다. 당 대표가 징계를 받은 초유의 상황은 이미 '궐위'가 아닌 '사고'로 정리됐었죠. '권성동 원톱' 체제의 근거가 됐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8일) : 당헌·당규에 대표의 당원권이 정지되면은 사고로 봐서,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끔 돼있기 때문에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된 6개월 동안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는지도 이견이 있죠. 현재 배현진, 조수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했지만요. 권 직무대행이 여전히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고 있고,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 역시 마찬가집니다. 이 대표를 '사고' 상태로 보면, 최고위 재적인원은 과반 이상인 5명이라는 게 이 의원 측 주장인데요. 비대위를 의결할 권한을 가진 전국위원회 의장, 서병수 의원은 "비대위로 전환할 명분도 당헌 당규상 근거도 없다"고 했습니다.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한은 당헌 당규상, 당 대표 혹은 당 대표 권한대행에게 있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자리를 비웠고, 대표가 사라진 '궐위' 상태에서 가능한 '권한 대행' 역시 현재는 없는 직함입니다.

정무적인 이유로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권 대표 직무대행 체제, 6개월 후 이 대표가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 체제였죠. 비대위 전환, 결국은 '이준석 쫓아내기' 아니냐,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비대위와 직무대행의 차이점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이준석이 들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예요. 직무대행 체제는 지지율이 떨어지고 비대위로 가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 같습니까?]

정미경 최고위원은 비대위 체제를 '꼼수'라고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거론했는데요. 징계 이후에도 임기를 6개월 남겨둔 이 대표에겐 당 대표 '궐위' 상태를 전제로 하는 '비대위 체제'가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아닌 제명의 효과를 가져오거든요. 그러면 이준석 대표가 법적인 대응을 해버리면은요. 이거는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서 이준석 대표가 다시 당대표로 돌아오는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권성동 원톱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팽배하죠. 바로 이런 여론 때문입니다. 오늘 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28.9%, 부정평가는 68.5%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부정 여론,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정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장예찬/청년재단 이사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만큼은 절실하지 않습니까? 언론에서도 많이 질타하고 있고, 바뀌어야 된다고 하고 있는데 그럼 안 바꾸고 계속 가만히 있으면 지금 국면을 반전시킬 계기가 있느냐.]

권 직무대행, 9급 공무원 발언으로 청년들의 분노를 일으킨 데 이어, 대통령과의 문자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죠.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여권 내 여론이 있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27일) :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서 유출·공개되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당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반면, 저조한 지지율, 여당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자체의 문제라는 지적도 여권에서 나왔습니다. 근본적으론 윤 대통령이 성찰해야 할 상황이지 비대위 전환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문자 파동으로 대통령의 본심이 드러난 데다가 비대위 국면이라는 게 누가 봐도 빨리 대통령 입맛에 맞는 지도체제로 빨리 바꾸자라는 것으로 권력투쟁적 관점에서 비대위 관행으로 보이잖아요.]

실제로 권성동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의 잇단 사퇴의 배경엔 '윤심'이 깔렸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특히 조수진, 윤영석 최고위원의 사퇴 전에, 대통령실 정무수석실과 교감이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야권에선 당장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안입니다. 정치에서 손을 떼고 민생에 집중하셔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이거늘 집권당 내부 사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다면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판단을 합니다.]

여권에선 의견이 엇갈립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요. 윤 대통령에게 엄지척 '체리 이모티콘'을 받는 사이라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자연스런 일이라고 대통령실 엄호에 나섰는데요.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정무수석실, 정무수석부터 시작해서 다 사퇴하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수석실에서 왜 여당의 최고위원들한테 사퇴를 종용하고 설득합니까? 대통령께서 당무에 개입 안 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저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장예찬/청년재단 이사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대통령실과 국회는 원래 긴밀하게 소통을 하면서 서로 정무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게 맞거든요. 그 일을 하라고 정무수석이라는 자리가 있는 것이고요. 여러 가지 종합적 상황을 고려한, 대통령실과 국회 차원의 논의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이 좀 되는 부분이고요.]

이러한 분위기에서 다시 화살은 '윤핵관'에게 돌아갔습니다. '윤핵관' 권성동 직무대행의 빈 자리, 또다른 '윤핵관'이 채워선 안 된다는 주장인데요. 이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조수진 최고위원까지 '윤핵관'의 2선 후퇴를 주장했습니다.

[조수진/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 주십시오.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주십시오.]

일각에선 '윤핵관'은 아예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국민이 권성동 의원이나 장제원 의원에 대한 시각은 전혀 다른 시각이거든요. 더 이상 윤핵관 얘기 안 나오려면 첫 번째는 둘 다 의원직 사퇴가 맞다. 단지 그것이 결과를 도출하기 힘들면 장제원 의원은 뒤로 물러서서 이제 완전히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떠나는 게 맞고요.]

여권의 지도체제 수습, 어떻게 정리가 될까요. 아직 최고위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미경 최고위원은 "사퇴는 명분이 없다"고 했지만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사퇴는 염두에 두고 계시는 거군요.} 피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거를. 아니 그러니까 지켜보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숫자에 맞춰서 하시는 것 같아요, 그분들이. 그러니까 결국에는 그걸 피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다정회 직전 있었던 의원 총회에서는 비대위로 전환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하는데요. 89명의 참석 의원 중 단 한명만 빼면 지금이 '비상상황'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 대표 소식은 잠시 후 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권성동 사퇴했지만 비대위 전환 난항…혼란 배경엔 '윤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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