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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검열' 뒤늦은 사과…야구팬들은 촛불 들었다

입력 2022-07-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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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간절한 마음을 담은 문구가 마치 홈런이 배송된 듯한 만화 같은 장면도 만들어냈죠. 야구팬들의 이런 '스케치북 응원'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는 하는데요. 프로야구 삼성이 이걸 검열해서 팬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 SSG 13:10 삼성|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지난 9일) >

5점이나 앞서다가 연속 볼넷을 내주고, 실수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역전당한 경기.

8연패에 빠진 경기력보다 팬들을 더 화나게 한 건 생각도 못했던 '검열'이었습니다.

경기를 보기 위해 입장하려던 팬들이 한참이나 기다린 이유는 경비 업체에서 팬들이 들고 온 스케치북을 한장 한장 넘기며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삼성 본사와 홈구장 앞에선 '팀을 바로잡아 달라'는 트럭 시위가 잇따랐기에 경기장에서 게릴라 시위 등을 우려한 삼성 측이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해 응원 도구까지 검사한 겁니다.

[강효윤/삼성 팬 : '삼성 사랑해요' 같은 걸 (스케치북에) 많이 쓰잖아요. 아이들한테 안 좋은 기억을 각인시켜준 게 아닌가…]

20일 가까이 지나서야 삼성 구단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경기장 안전 캠페인에 따른 검색 과정에서 스케치북을 일일이 열어봤다"며 "어떤 이유건 안 될 일이었다"고 어젯밤(28일)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팬들 분노는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오늘 오후 >

오늘 홈구장에서 팬들이 공식 시위를 예고하자, 그제서야 진화에 나선 것 뿐이라는 겁니다.

['삼성라이온즈를 사랑하는 팬들의 모임' 회장 : 상황 모면에 급급하여 팬들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현실을 외면하고…]

삼성은 "후반기 첫 홈경기 직전에 사과문을 게재한 것일 뿐"이라 해명했지만, 응원하는 마음을 의심받은 팬들에겐 부족했습니다.

[공개적인 사과를 촉구한다! 촉구한다!]

삼성 팬들은 오늘 롯데와 홈경기 중에도 빈 스케치북과 LED 촛불을 흔들며 항의에 나섰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삼성직관러')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남궁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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